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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단독] 항우연, '차세대 무인전투기용' 엔진 개발 착수

발전량 100kW급 터보팬 엔진 개발… 무인전투기에 최적·다수 국내 기업 협력 의사

2025.09.03(Wed) 10:46:34

[비즈한국] 우주항공청 산하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 ‘전기화 항공기용 고바이패스 터보팬 엔진’(이하 전기화 제트엔진)을 개발한다. 이 엔진은 추력 4,500파운드의 소형 엔진이지만, 16,000파운드급 첨단 엔진보다 전기 생산 능력이 세 배 이상 뛰어나 무인전투기(CCA)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가질 전망이다. 항우연은 이 엔진을 무인전투기는 물론 민수용 비즈니스 제트기에도 탑재할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지난 8월 28일 강릉에서 개최된 가스터빈 심포지엄 ‘GTS2025’에서 항우연은 ‘신항공산업 도약을 위한 첨단 엔진 및 적용체계 민군협력 개발 기획’이라는 주제로 현재 개발 중인 가스터빈(제트엔진) 관련 연구를 공개했다.

 

전기화 터보팬엔진의 시험용 설비와 완성 예상도. 사진=항공우주연구원 제공

 

항우연이 공개한 전기화 제트엔진은 추력 4,500파운드급의 소형 장수명 터보팬 엔진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KTF-5500, KTF-10000 등 두 종류의 장수명 제트엔진을 개발했으며, 향후 KF-21 전투기에 장착할 수 있는 추력 16,000파운드급 터보팬 엔진을 개발할 예정이었다.

 

언뜻 보면 항우연이 개발하는 4,500파운드급 제트엔진은 이미 개발 중인 KTF-5500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저출력 엔진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엔진에는 기술적으로 매우 진보한 개념이 적용된다.

 

우선 고바이패스비(High-Bypass Ratio) 엔진으로 개발된다. 제트엔진은 팬으로 공기를 압축한 뒤 연소시켜 추진력을 얻는다. 이때 연소되지 않고 팬을 그대로 통과하는 공기의 흐름을 바이패스(Bypass)라고 한다. KTF-5500은 연소가스와 바이패스의 추력 비율이 0.71인 데 반해, 항우연의 전기화 제트엔진은 이 비율이 4 이상이다. 이 때문에 고속 성능은 KTF-5500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무게 대비 추력과 연료 효율은 훨씬 뛰어나다.

 

그러나 전기화 제트엔진의 진정한 가치는 이름 그대로 우수한 전력 생산 능력에 있다. 국내 최초로 ‘로터 일체형 임베디드 전동발전기’가 적용되는데, 이는 제트엔진의 팬에 발전기를 직결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전기화 제트엔진은 100kW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이는 KF-21에 장착될 16,000파운드급 제트엔진보다도 몇 배나 뛰어난 발전 능력이다.

 

최신 군용 무인기는 대규모 전자장비를 탑재해 많은 전력을 필요로 한다. 특히 ‘CCA’로 불리는 유무인 협동 전투기는 독자적인 레이더나 센서를 장착하지만, 크기가 유인 전투기의 절반 이하라서 전자장비의 출력이 낮고 성능도 부족한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항우연이 개발하는 전기화 제트엔진을 CCA에 장착하면 상황은 달라진다. 유인 전투기 수준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되어, 소형이면서도 고출력 레이더나 전자전 장비, 나아가 전술 레이저 무기까지 탑재할 잠재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항우연은 2026년부터 2029년까지 4년간 4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이 엔진의 기본형을 완성하고, 2029년부터는 민간 비즈니스 제트기에 장착할 수 있도록 FAA(미 연방항공청) 및 국토교통부(KAS 33) 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부터는 CCA 무인전투기용으로 양산을 시작하고, 2033년부터는 미국과 한국에서 민수용 비즈니스 제트기 탑재를 위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산 업체는 아직 미정이지만, 국내 다수 기업이 큰 관심을 보이며 협력 의사를 표명한 상태다. 기대되는 성능과 개발 일정을 준수할 경우, CCA 무인전투기 엔진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 항공우주 전문지 ‘에비에이션 위크(Aviation Week)’는 2034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530대 이상의 CCA가 생산되고, 점차 유인전투기를 대체해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이번 엔진 개발이 성공하면, 대한민국 항공엔진 산업은 KF-21용 엔진을 넘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제품을 확보하여 대량 수출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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