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제 별명이 ‘긍정의 화신’이나 ‘극단적 낙천주의자’인지라 가끔 제게 근심 걱정 없이 사는 비결을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라고 왜 걱정이 없겠어요. 지나간 과거는 바꿀 수 없고, 다가올 미래는 알 수가 없기에, 나의 인생은 지금 이 순간의 일상에 있다고 믿습니다.
“내일은 막막하고 마음은 불안한 시대, 좋은 일상을 만드는 구체적인 기술을 연구합니다.”
팟캐스트 ‘일상기술연구소’의 오프닝인데요. 맞아요, 일상이 중요합니다. 좋은 일상을 만드는 기술을 찾아 책으로 냈는데요, 그 첫째는 자신의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아보고, 둘째는 그 일을 작고 가볍게 시작해보는 것이라고 합니다.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 일상 기술 중 가장 유용한 것은 독서를 즐기는 기술이라고 믿는다. 사진=박정훈 기자](/upload/bk/article/201712/thumb/14603-27695-sampleM.jpg)
저성장 시대에는 어떤 일을 할 때, 큰 타이틀이나 영광을 얻기가 힘듭니다. 큰 목표를 세웠다가 뜻대로 안되면 낙담하고 좌절하지요. 작고 소소한 목표를 세워 하나하나 이뤄가는 일상의 즐거움이 소중합니다.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는 필살기 하나가 아니라 소소한, 만만한 기술 여럿이 필요하답니다. 그런 기술 중에는 슬럼프를 극복하는 기술도 있을까요? 일을 오래 하다보면 어느 순간 슬럼프가 찾아옵니다. 나름 열심히 하는데, 지금까지 잘 되던 일이 갑자기 막힙니다. 왜 그럴까요?
처음에는 쉽게 쉽게 일이 되니까 계속 그럴 것만 같지만 실제로 세상 모든 일들은 점점 속도가 느려지게 되어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뇌는 처음의 속도감을 기억하고 있어서 거기에서 어긋나면 슬럼프라고 해석하는 것 같아요. -‘일상기술연구소’(제현주 금정연 지음, 어크로스) 100쪽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고 느끼는 건, 기존의 속도감에 너무 익숙해진 탓인지 몰라요. 그럴 때는 익숙한 것을 낯선 시각으로 보면 어떨까요? 문제에서 살짝 떨어져서 보는 거죠. 글을 쓰다 잘 풀리지 않을 때, 앉은 자리에서 머리를 쥐어뜯는다고 해결되지는 않더라고요. 그럴 땐 잠깐 책을 펼쳐 소설을 읽거나, 산책을 통해 긴장을 풀어줍니다.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바라보는 여유를 가질 때,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거죠.
![](/upload/bk/article/201712/thumb/14603-27697-1.jpg)
가르치고 배우는 것의 핵심 기술은 ‘낯선 것을 익숙하게 느끼게 하는 것’과 ‘너무나 익숙해서 당연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게 하는 것’이랍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볼 때 배움의 욕구가 생겨나고, 낯선 것 안에서 자신에게 익숙한 지점을 찾아낼 때 배움의 과정으로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영어를 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저는 회화 암송을 권합니다. 문법 공부와 단어 암기라는 익숙한 학습 방식으로 영어 회화가 잘 풀리지 않았다면 문장 암송이라는 낯선 방식을 시도해 보는 거죠. 암기를 통해 익숙한 표현을 만들면, 그 표현들은 낯선 상황에서도 말문을 틔게 하는 마중물이 됩니다. 결국 성장은 낯선 것을 익숙하게 만들고, 익숙한 것을 낯설게 만드는 과정의 반복에 있지 않을까요?
행복한 인생을 만드는 일상 기술 중 가장 유용한 것은 독서를 즐기는 기술이라고 믿습니다. 살다가 고민이 생기면 저는 언제나 책을 펼칩니다. 인생의 어떤 문제든, 그 문제를 먼저 고민하고 책을 쓴 사람이 있거든요. 적당히 벌어 잘 사는 기술, 자신의 천직을 찾는 기술, 요리를 배워 연애에 활용하는 기술, 메모하는 습관을 통해 업무 생산성을 키우는 기술 등 다양한 일상 기술을 책 속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동안 독서 칼럼을 통해 매주 책을 만나고 독자를 만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책을 가까이하는 일상 속에 여러분의 인생이 더욱 풍요로워지기를 소망합니다. 다음 기회에 또 저자나 독자로 만나기를 소망하며 이제 물러갑니다. 그동안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김민식 MBC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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