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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두나무에 1조 원 투자…'금가분리' 변화 신호탄 되나

업비트 실명계좌 제휴 은행 변경 가능성도 주목…두나무 "별개 사안"

2026.05.15(Fri) 16:49:29

[비즈한국] 하나금융그룹이 가상자산 거래소 1위 사업자 두나무에 1조 원을 투입하며 4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하나금융은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원화 스테이블코인 인프라, 디지털 자산 기반 자산관리 사업까지 두나무와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번 지분 투자가 국내 금융·가상자산 산업 재편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대규모 투자 부담과 가상자산 시장 변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하나금융그룹이 1조 33억 원을 투입해 두나무 지분을 확보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에 진출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15일 하나금융은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 6.55%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지분 인수 목적은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한 신금융 경쟁력 확보다. 하나금융은 카카오인베스트먼트(10.58%)가 가지고 있던 두나무 지분 중 228만 4000주를 인수했으며, 거래 금액은 1조 33억 원에 달한다. 주식 취득일은 6월 15일로 예정됐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번 지분 투자는 디지털 자산 기반 금융 혁신을 가속하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며 “두나무와 함께 K-블록체인 생태계 조성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국내 디지털 자산 산업이 글로벌 선도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그룹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하나금융과 두나무는 지분 거래와 함께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연계한 미래혁신모델 구축을 목표로 전략적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하나금융과 두나무는 협약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외화 송금 서비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생태계 조성을 위한 인프라 구축 △해외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사업 공동 발굴 등에서 협력할 예정이다.

 

하나금융과 두나무는 2025년 12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금융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서비스를 개발해왔다. 지난 2월에는 하나은행의 국내외 지점 간 국제금융통신망(SWIFT)을 기반으로 하던 해외송금을 두나무의 자체 블록체인 ‘기와 체인’ 상에서 구현하는 기술 검증(PoC)을 마쳤다. 지난 4월에는 기업 간 거래(B2B)에서 발생하는 대규모 자금 정산에 활용할 수 있도록 포스코인터내셔널과 3자 간 파트너십도 맺었다.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를 도입하면 기존 스위프트 체계에서 벗어나 24시간 실시간 결제가 가능하며, 송금 수수료를 낮추고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앞서 하나금융은 두나무와 올해 3분기까지 예금 토큰을 활용한 차세대 해외송금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용자가 입금한 현금을 예금 토큰으로 발행해 송수신 채널 간 직접 주고받게 하려는 것으로, 토큰 발행·전달·지급·정산 등 전체 프로세스를 기와 체인에서 구현한다. 향후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등으로 실제 서비스로 출시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하나금융은 업비트와 자사 디지털 플랫폼을 연계해 새로운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도 밝혔다. 하나금융은 “오래전부터 자금세탁방지, 고객확인의무 등 공동 연구로 기술적 신뢰를 쌓아왔다”며 “펀드·연금·신탁 등 그룹의 자산관리 노하우와 두나무의 디지털 자산 역량을 연결해 자산관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가 하나금융지주를 주요 주주로 맞게 됐다. 사진=박정훈 기자

 

당정이 디지털 자산 2단계 입법을 추진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일정 비율로 낮추는 방안을 논의해온 가운데, 두나무의 지분 구조도 주목된다. 하나금융의 지분 매입 이후 두나무의 법인 주주는 우리기술투자(7.2%), 하나금융(6.6%), 한화투자증권(5.9%), 카카오인베스트먼트(4.0%) 순으로 바뀐다. 최대주주(송치형 두나무 회장, 25.5%)와 2대 주주(김형년 두나무 부회장, 13.1%)는 그대로다.

 

주요 금융지주인 하나금융이 두나무 지분을 확보하면서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결합을 금지하는 이른바 ‘금가분리(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의 변화에도 눈길이 쏠린다. 금가분리는 법적으로 명시된 것이 아니라 행정지도 형태의 규제다. 정부는 2017년 말 발표한 ‘가상통화 관련 긴급 대책’에서 제도권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보유·매입·담보 취득·지분 투자 등을 금지했는데, 금융사와 가상자산 업체의 직접적인 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장치로 작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은행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여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는 데다, △두나무-네이버파이낸셜 △코빗-미래에셋그룹 등 금융사와 가상자산 업체 간의 결합이 이어지면서 금가분리 원칙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풀이가 나온다.

 

한편 이번 지분 투자를 두고 두나무와 하나금융의 주가는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였다. 15일 오후 3시 기준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11만 8300원으로 전일 종가(12만 6500원) 대비 6.5% 하락했다. 하나금융이 디지털 자산 시장에 1조 원 이상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자 시장의 우려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이 두나무 지분 취득에 투입한 금액은 자기자본(약 36조 원)의 2.8%에 해당한다.

 

하루 사이 5% 넘게 하락한 하나금융지주 주가와 달리 두나무 주가는 15일 오후 3시 40분 기준 전일 대비 6.7% 상승하며 30만 원을 돌파했다. 두나무는 비상장 주식으로 N페이 비상장(옛 증권플러스 비상장) 플랫폼에서 거래 가능하다. 전통 금융사를 주요 주주로 확보한 것이 호재로 작용한 셈이다.

 

하나금융이 두나무를 통해 디지털 자산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비트의 실명계좌 제휴 은행이 바뀔지도 주목된다. 업비트는 2020년 6월 케이뱅크와 제휴를 맺었다. 지난 2025년 8월 양사가 계약 기간 1년 연장에 합의하면서 제휴 기간은 올해 10월까지로 연장됐다. 두나무 측은 “지분 투자는 은행 제휴와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전했으며, 하나금융 측은 “확인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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