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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강남'과 '강남의 새 아파트'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실수요는 '강남의 새 아파트' 원해…가격 상승의 이유는 결국 실수요

2018.01.22(Mon) 13:13:14

[비즈한국] 현재 부동산시장은 질적인 시장이다. 서울은 그 시기가 2005년도부터다. 전체 부동산시장을 서울과 비서울을 나눠 봐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질적수요 때문이다. 질적수요의 수용 가격대는 양적수요의 수용 가격대와 크게 차이가 난다. 서울 아파트의 평균시세는 3.3㎡(약 1평)당 2000만 원대 중반이고 비서울 아파트의 평균 시세는 1000만 원이다.

 

질적수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입지경쟁력과 상품경쟁력이다. 교통·교육·상권·환경 네 가지 입지조건이 좋을수록, 이 네 가지 상품경쟁력을 갖출수록 수요는 많아지고 가격이 올라간다.

 

강남 부동산의 가격 상승은 ‘강남의 새 아파트’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개포주공 아파트 전경. 사진=고성준 기자


수요에는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있다. 실수요가 먼저고 그 다음이 투자수요다. 실수요가 많은 지역이면 투자수요는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최근 서울 부동산시장에서 실수요층이 급증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은 입지경쟁력이 압도적으로 좋다. 당연히 실수요가 많고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투자수요도 많다. 입지경쟁력이 좋은 곳일수록 상품경쟁력에 대한 필요성이 더 높다. 이것이 서울 부동산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현재 아파트의 재건축 가능 연한은 30년이다. 10년 단위로 나눠 아파트 상품경쟁력을 평가할 수 있다. 준공 이후 10년 미만을 새 아파트, 10~20년을 기존 아파트, 20년차 이상을 구 아파트라 하자. 연차별 접근법이 다르다. 준공 20년차 미만 아파트는 입지만 좋아도 시장 흐름에 맞춰 간다. 상품경쟁력이 어느 정도 존재한다.

 

20년차가 되면 상품경쟁력이 급감하므로 입지가 유일한 장점요소가 된다. 서울 아파트는 1970년대 초반 본격적으로 입주가 시작됐다. 상품경쟁력이 떨어지기 시작한 20년차가 되던 시기가 1990년대다. 

 

서울 아파트 역사 40년 동안 가장 평온했던 시기는 1990년 초반이다. 당시의 부동산시장의 두 가지 핵심 이슈가 있다. 하나는 서울 아파트가 대규모 입주 20년차 전후가 되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1기 신도시가 대규모로 입주하던 시기였다.

 

1기 신도시는 서울에 집중된 수요를 분산했다. 노태우 대통령이 사활을 가지고 추진했던 200만 호가 동시 다발적으로 입주하던 시기였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희망하는 부동산시장이 1990년대 초반이라고 생각된다. 수요와 공급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며 가격은 안정되어 있던 시장. 

 

이때는 강남 집값도 특별한 규제 없이 자연스럽게 조정을 이루던 시기였다. 1기 신도시로 서울 실수요층이 대규모 이동했기 때문이다. 자산 수준에 맞춰 이동한 세대도 있었고, 쾌적한 새 아파트를 찾아 이동한 세대도 있을 것이다. 서울은 양적인 시장과 질적인 시장 모두 충족되지 못한 시장이었다. 양적, 질적 수요를 1기 신도시가 충족시켜주었다.

 

1기 신도시 입주 후 다시 20년이 지났다. 이제 1기 신도시의 아파트 상품경쟁력이 낮아지게 되었다. 

 

서울은 입지조건이 좋다. 지금 서울 부동산시장에서 가장 필요한 건 질적으로 만족스러운 상품이다. 지금 서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세대, 그리고 1기 신도시에 살고 있는 세대들은 아파트 상품을 모두 경험한 세대다. 어떤 아파트가 좋고, 나쁜지에 대한 기준이 있다. 이 정도 입지에, 이 정도 상품이면 어느 정도 가격이 적정한지 알고 있다.

 

2005년 전까진 초고층 주상복합이면, 대형이면 무조건 비싸야 하는 줄 알았던 시기였다. 실거주 경험, 가치평가에 대한 기준이 없었다. 금융위기 때 아파트 가격이 폭락한 건 아파트 상품에 대한 사전지식 없이 비싸게 매수한 거품시장이 가라앉는 과정이었다.

 

현재 아파트 수요층은 과거처럼 무조건적으로 아파트 가격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질적인 시장을 경험한 서울은 가격에 대한 기준이 더 명확하다.

 

지금 입지조건이 좋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 필요한 건 무엇일까? 상품경쟁력이 있는 새 아파트다. 서울은 상품경쟁력이 있는 새 아파트가 몇 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공급이 되고 있다. 40년 전 대규모 공급, 30년 전 대규모 공급 이후 오랜만의 대규모 공급이다.

 

40년 전 서초구 반포동, 강남구 압구정동·개포동·대치동, 용산구 이촌동, 강동구 고덕동, 송파구 잠실동에 대량 공급된 아파트들이 지금에서야 새 아파트로 변경되고 있다. 30년 전 양천구 목동, 노원구 상계동에 대량으로 공급되었던 아파트들이 이제야 새 아파트로의 변경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이라는 입지에 걸맞은 좋은 상품을 희망하는 수요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서울에는 질적으로 만족스러운 아파트가 없어서 20년 전 1기 신도시로 떠났던 수요층들도 다시 복귀하고 있다. 1기 신도시가 상품경쟁력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현재 서울 아파트시장은 실수요가 증가하는 시장이다. 최근 준공된 새 아파트에 입주하는 실수요, 건설 중인 새 아파트에 입주하게 될 실수요, 향후 10년 동안 분양될 새 아파트를 기다리는 실수요가 현재 서울 부동산시장의 주요 구성원이다. 이들이 투기세력일까, 실수요일까? 

 

준공 후 30년인 아파트 재건축 기준 연한을 정부가 4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강남 시세 상승의 주원인을 재건축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정부는 투자수요만 보고 정책 결정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 서울 부동산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실수요라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다. 정책 타깃과 실제 시장 주도층이 미스매칭을 이룬다. 

 

‘강남’과 ‘강남의 새 아파트’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 현재의 부동산정책은 강남을 제외한 다른 지역과는 연관관계가 크지 않다. 단순히 강남의 새 아파트 시세가 타 지역 대비 높은 것에만 신경 쓰지 말고 대다수를 차지하는 다른 지역 실거주층을 위한 정책이 더 많이 나오길 기대한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부동산 팟캐스트 1위 ‘부동산 클라우드’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가 있다. ​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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