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배달의민족과 처갓집양념치킨이 ‘배민온리’ 시범 운영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배민온리 도입 당시 가맹점주와 시민단체 등이 단독 입점 구조를 문제 삼아 공정위에 신고했지만, 배민은 논란 속에서도 실험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배달앱 경쟁이 치열해지자 배민이 점유율 방어를 위해 부담이 큰 전략까지 꺼내든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불거진 딜리버리히어로(DH)의 배민 매각설과 맞물린 행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배민온리 ‘시즌2’ 강행…점주 반발에도 연장 공문 발송
배민과 처갓집양념치킨이 ‘배민온리’ 프로모션 시범 운영을 3개월 연장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당초 5월 8일 종료 예정이던 운영 기간을 8월 8일까지로 늘리는 내용이다. 다만 최종 연장 여부는 가맹점주 동의 절차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처갓집양념치킨을 운영하는 한국일오삼은 오는 14일까지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연장 동의서를 받는다고 밝혔다.
12일 기준 점주 동의율은 65%로 확인됐다. 당초 배민 측은 90% 이상의 점주 참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한국일오삼은 80% 이상의 동의를 확보하면 연장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일오삼 관계자는 “목표 동의율은 80%다. 지난 1차 시범 운영 때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한국일오삼과 우아한형제들은 업무협약을 맺고 배민온리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배민온리는 참여 가맹점이 쿠팡이츠·요기요 등 경쟁 배달앱을 이용하지 않고 배민에서만 영업하는 조건의 프로모션이다. 참여 가맹점에는 기존 7.8%였던 중개 수수료가 3.5%로 낮아진다. 전국 1200여 개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 가운데 약 1100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민온리는 운영 초기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배민 단독 입점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앱 내 할인·프로모션 혜택에서 제외되는 구조라 매출 감소를 우려한 가맹점주들이 사실상 강제로 참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연장 추진 과정에서도 가맹점주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협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배민온리 연장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가맹점주협의회는 배민온리 참여 이후 쿠팡이츠 매출 감소분을 배민 주문이 충분히 메우지 못하면서 일부 가맹점의 매출이 줄었다고 주장했다.
한 가맹점주는 “매출 상위 100개 매장에 속하는 점포인데도 3월에는 약 700만 원가량, 4월에는 약 1000만 원가량 매출이 평소보다 줄었다”며 “매출 부진으로 직원을 내보내거나 영업시간을 늘리는 매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협의회는 배민 측의 프로모션 지원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최상단 노출, 배너 광고 등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초반에 잠깐 지원한 수준이었다”며 “현재 카카오페이 할인 프로모션 등도 진행 중이지만 관련 배너도 찾아보기 어려워 효과를 체감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한국일오삼 관계자는 “본사 기준으로는 매출 상승 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쿠팡이츠 매출 비중이 높았던 일부 매장에서 불만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3개월 연장 이후 8월에 다시 논의해 향후 진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민 조급한 이유, 매각 때문인가
업계에서는 배민온리가 배민 입장에서도 부담이 큰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정 브랜드를 자사 플랫폼에 사실상 독점 형태로 묶는 구조인 만큼, 공정거래와 플랫폼 갑질 논란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배민온리를 둘러싼 공정위 신고도 이어지고 있다. 처갓집양념치킨 가맹점주협의회는 지난 2월 배민온리가 공정거래법상 배타조건부 거래행위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해당한다며 배민과 한국일오삼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전국가맹점주협의회·민변·참여연대도 같은 문제를 제기하며 별도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현재 공정위가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배민이 유사한 독점 전략을 다른 브랜드로 확대하려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다른 치킨 브랜드에서도 배민온리와 유사한 형태의 독점 입점이 추진됐지만, 가맹점주들의 반발이 커지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최근 배민이 프랜차이즈와 업무협약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두고도 배민온리 적용 브랜드를 늘리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배민이 논란 속에도 배민온리 연장을 추진하는 배경이 매각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배민 모회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의 한국 사업 매각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돼 왔다. 최근에는 DH가 배민 매각 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하고 원매자를 물색 중이라는 구체적인 이야기도 나왔다. DH가 기대하는 배민의 기업가치는 8조 원대로 알려졌는데, 이는 2019년 인수 금액인 4조 7500억 원의 두 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매각을 염두에 둔 상황일수록 시장점유율, 프랜차이즈 장악력, 주문 록인 효과 등 플랫폼 지배력을 보여주는 지표는 중요하다고 평가된다. 배민온리가 단순한 수수료 인하 프로모션을 넘어 배민의 시장 영향력을 확인하는 전략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배민은 여전히 배달앱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쿠팡이츠의 추격이 거세다. 지난해 11월 배민과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 차이는 약 1067만 명이었으나, 올해 4월에는 약 1025만 명으로 좁혀졌다. 지난해에는 쿠팡이츠의 서울 지역 카드 결제액이 배민을 넘어섰다는 집계도 나왔다.
우아한형제들 측은 “현재 배민온리와 관련해 브랜드 확대를 검토하는 부분은 없다”며 “매각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있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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