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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경부선-호남선' BNK금융 김지완 vs JB금융 김한

증권사 경험 닮은 각 지방 금융 강자들, 디지털 금융에 총력

2018.05.11(Fri) 18:20:52

[비즈한국] 국내 4대 금융지주로는 KB·신한·하나·NH금융이 꼽힌다. 이들은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 국내 금융 산업을 이끌고 있다. 지역에 따라서는 이들보다 영향력이 더 강한 금융사가 있다. 바로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BNK금융지주, 대구·경북을 기반으로 하는 DGB금융지주,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JB금융지주다. 박인규 전 DGB금융 회장이 비자금 조성 혐의로 사퇴해 혼란스러운 DGB금융과 달리 BNK금융과 JB금융은 김지완 회장, 김한 회장을 중심으로 밝은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김지완 BNK금융 회장(왼쪽)과 김한 JB금융 회장. 사진=각 사


# ‘부산 토박이’ 김지완 BNK금융 회장

 

1946년생인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부산상고, 부산대학교를 졸업한 부산 토박이다. 첫 직장은 한일합섬으로, 금융권은 아니었다. 1977년 부국증권으로 이직, 승진을 거듭해 1998년 부국증권 사장에 올랐다. 당시 역대 최연소 증권사 사장이었다.

 

그는 2003~2007년 현대증권(현 KB증권) 사장, 2008~2012년 하나대투증권(현 하나금융투자) 사장, 2012~2013년 하나금융지주 상임고문을 맡았다. 2016년 8월부터 인산교육재단 감사로 일하며 후진 양성에 힘썼다. 약력을 보면 증권가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임을 알 수 있다.

 

1946년생인 김지완 BNK금융 회장은 부산상고, 부산대학교를 졸업한 부산 토박이다. 사진=BNK금융

 

2017년 성세환 전 BNK금융 회장이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되면서 BNK금융 이사회는 2017년 9월 김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선임했다. 회장 후보로 김지완 회장과 당시 회장 대행을 맡았던 박재경 전 BNK금융 사장, 정민주 전 BNK금융경영연구소 대표가 꼽혔다. 

 

김 회장이 경쟁을 뚫고 선임된 배경에는 정권의 힘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김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다. 또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의 경제 고문을 맡았다.

 

그는 하나금융에서 근무하며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교롭게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김승유 전 회장과 친분이 있거나 학교 동문인 인사가 금융권 요직에 포진해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최종구 금융위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있다.

 

김 회장은 올해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임을 밝혔다.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급변할 금융 환경에서 BNK금융을 이끌고 갈 새로운 지도를 만들 것”이라며 “자본시장과 디지털 기반으로 비은행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BNK금융의 4대 핵심 부문으로 CIB(기업투자금융), WM(자산관리), 디지털, 글로벌을 꼽았다. 김 회장은 “자산운용 부문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CIB는 자본시장에서, 글로벌은 해외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찾고, WM 부문은 인적역량과 판매채널을 보강해야 한다”며 “디지털 부문은 종합적인 생활기반 금융서비스 플랫폼을 만들어 고객의 경제적 행복을 키워야 한다”고 전했다.

 

사내 복지에도 신경 쓰는 모습을 보인다. 김 회장은 취임 후 BNK금융에 그룹인재개발원을 신설하고 해외 MBA 과정 등 해외연수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휴가 사용을 활성화하고 건강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의 반응이 좋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이 관심을 갖는 다른 부분은 스타트업이다. 김 회장은 “유니콘 스타트업이 지역에서도 탄생할 수 있도록 창업생태계 활성화에 앞장설 것”이라며 “BNK금융만의 특화된 금융지원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콘 스타트업이란 기업가치 10억 달러(약 1조 732억 원) 이상, 설립 10년 이하의 스타트업을 뜻한다.

 

그는 70세가 넘는 고령이지만 임원들과 등산을 즐기는 등 뛰어난 체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NK금융 회장 취임 후에는 직원들에게 금연을 권하고, 흡연자에게 승진에 감점을 준다고 말하는 등 건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단료투천(簞醪投川)’이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했다. 한 병의 막걸리를 강에 풀어 군사들과 같이 마신다는 뜻으로 모든 임직원이 합심해 목표를 달성하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BNK금융은 전했다.

 

# ‘기계공학과 출신 금융인’ 김한 JB금융 회장

 

1954년생인 김한 JB금융 회장은 김지완 회장과 달리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서울 출신이다. 고등학교 동창으로는 하영구 전 은행연합회장이 있다. 그는 금융권에서 일하고 있지만 전공은 특이하게도 기계공학이다.

 

김 회장은 1979년 삼일회계법인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1982~1984년 제너럴모터스(GM), 1984~1989년 동부그룹(현 DB그룹) 미국현지법인을 거쳐 1989~1997년에는 대신증권에서 일했다. 직장을 자주 옮겼지만 대신증권에서 가장 오래 일했다.

 

1997년 정보전문회사 와이즈디베이스 대표이사, 1998년 당산컨설팅 대표이사 사장, 1999~2004년 유클릭 대표이사 사장, 2000~2003년 파마그룹 서울사무소 대표를 맡았다. 2004년 1월에는 메리츠증권(현 메리츠종금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에 취임했다.

 

1954년생인 김한 JB금융 회장은 김지완 회장과 달리 경기고등학교, 서울대학교를 졸업한 서울 출신이다. 그는 금융권에서 일하고 있지만 전공은 특이하게도 기계공학이다. 사진=JB금융

 

김 회장은 2007년 5월 메리츠증권 대표에서 사임한 후, KB금융 사외이사로 일했다. 그가 JB금융과 인연을 맺은 건 2010년 3월 제10대 전북은행장에 선임되면서다. 김 회장은 2013년 7월 초대 JB금융 회장으로 선임, 2014년 11월에는 JB금융이 인수한 광주은행의 은행장도 겸했다. 현재는 JB금융 회장만 맡고 있다.

 

JB금융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통해 호남 지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자랑한다. 김 회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수도권 진출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JB금융은 서울·인천·경기도 등 수도권 지역에 전북은행 17개, 광주은행 31개, 총 48개의 영업점을 두고 있다. 상당수가 김 회장 취임 후 생겼다. BNK금융의 부산은행이 11개, 경남은행이 6개, 총 17개의 영업점을, DGB금융의 대구은행이 7개의 영업점을 수도권에 둔 것과 비교된다.

 

김 회장이 강조하는 부분은 디지털이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2018년을 디지털 JB금융 원년으로 선포한다”며 “전 그룹 계열사가 총력을 다해 2018년 내 모든 업무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기반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에서 직원들에게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은행은 더 이상 전통적인 영업점의 모습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며 “영업점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창구 응대 방식에서 벗어나 찾아오는 소수 고객에게 컨설팅형 영업을 실시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는 창구 직원 하나하나가 자산관리전문가가 되어야만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올해 전년 대비 30% 이상의 당기순이익 증가를 예상했다. JB금융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잠정치)은 880억 9400만 원으로 지난해 1분기 706억 4300만 원에 비해 24.7% 증가했다. 김 회장의 예상대로 올해 당기순이익이 30% 이상 증가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김한 회장도 김지완 BNK금융​ 회장처럼 운동에 관심이 많다. 김한 회장은 대학교 재학 시절 농구부에서 센터를 맡았다. 또 마라톤과 암벽타기를 즐겼다고 스스로 밝힌 바 있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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