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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라이벌 열전] '빅5의 꿈' 메리츠화재 김용범 vs 한화손보 박윤식

자본·순이익에선 메리츠, 자동차보험은 한화…해마다 실적 향상 공통점

2018.05.08(Tue) 20:47:01

[비즈한국]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은 각각 업계 5위와 6위의 손해보험사다. 메리츠화재는 자기자본과 순이익 등에서 한화손보를 압도하지만 손보업의 꽃인 자동차보험에서 한화손보에 뒤지고 있다. 

 

두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괄목할 만한 실적 향상을 이끌어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2015년 2월 메리츠화재 대표로 취임해 고강도 구조조정으로 체질개선과 실적향상을 이끌어 2017년 연말 인사에서 승진했다.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은 제일화재 등과 합병 후 혼란기인 2013년 6월 대표이사로 취임해 실적향상을 이끌며 2018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3연임에 성공한 장수 CEO다. ​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왼쪽)과 박윤식 환화손해보험 사장. 사진=각 사

 

장기 임기로 접어든 김용범 부회장과 박윤식 사장은 실적 향상 외에 2021년 시행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 확충에 주력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또 핀테크, 모바일, 데이터 기반의 IT 활용 역량을 고도화해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금융 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것도 두 사람에게 내려진 중대 과제다. 

 

# 김용범, 메리츠금융그룹 핵심 경영인…매해 사상 최고 실적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은 메리츠금융지주 대표를 겸임하는 등 메리츠금융그룹의 핵심 CEO다. 조정호 메리츠금융그룹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회장은 대한생명 증권부 투자분석팀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CSFB증권과 삼성화재를 거쳤다. 2011년 메리츠종금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2012년 대표를 맡았다. 그는 2015년 2월부터 메리츠화재 대표를 맡아 2017년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용범 부회장은 보험업 경력이 별로 없다는 주변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취임 첫해인 2015년 당기순이익 1690억 원을 달성했다. 이후 2016년 2372억 원, 2017년 3846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매해 사상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부회장(왼쪽)이 올 3월 열린 ‘메리츠화재 2017 연도대상식’에서 수상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메리츠화재


김 부회장은 실용주의 경영 스타일로 유명하다. 메리츠화재에 복장 자율화, 정시 퇴근 등을 도입하고 격식이나 의전 등을 최소화하며 실질적 보고를 중시한다.​ 그의 실용주의는 영업채널 다변화로 나타났다. 타 보험사와 제휴를 통해 보험 상품을 함께 파는 독립보험대리점(GA)과 소비자가 설계사 없이 온라인을 통해 보험상품에 가입하는 다이렉트 채널을 강화한 것이다. 

  

그가 대표로 취임한 이후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비용 감소로 실적 상승에 탄력을 받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조조정을 주도하면서 노동조합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김 부회장이 메리츠화재 대표로 취임한 이후 희망퇴직 실시 등을 통해 회사를 떠난 인원은 700여 명에 달한다. 지역본부 폐쇄와 함께 영업점도 통폐합했다. 

 

구조조정으로 인한 영업인력 감소 부작용도 감지되고 있다.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의 2017년 10월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최근 5년간 전체 민원 중 60.03%를 수용하지 않았다. 손보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이를 두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직원 수가 줄어들며 고객들의 권익 보호에 소홀하게 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 박윤식, 안팎 혼란기 구원투수…자동차보험 5위 도약 

 

한화손보는 생명보험업계 2위인 한화생명에 비해 위상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한화손보는 대형 손보사로 분류되는 메리츠화재와 달리 중형 손보사로 평가돼 왔다. 2009년 한화손보와 제일화재가 합병하면서 상당기간 혼란이 존재했다. 하지만 박윤식 사장이 구원투수로 투입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1957년생인 박윤식 사장은 1988년 제일은행에 입사한 이후 줄곧 금융 전문가로 활동을 해오다 2003년 동부화재(현 DB손보)로 자리를 옮겨 상무와 부사장을 역임했다. 동부화재 시절 경험을 인정받은 그는 2013년 한화손보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같은 해 6월 대표이사에 취임해 지금까지 한화손보를 이끌고 있다. 

 

박윤식 한화손해보험 사장(오른쪽)이 올 4월 열린 ‘2017 한화손해보험 연도대상’에서 보험왕 수상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화손해보험


박 사장이 영입될 당시 한화손보는 실적 악화와 함께 그룹 총수 부재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였다. 안팎으로 혼란스러운 시점. 그래서인지 취임 첫해인 2013년 한화손보는 436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박 사장은 취임 후 영업 부문을 수익성 위주로 재편하고 조직 안정화에 주력했다. 그는 혁신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진행했고 6개월 단위로 혁신활동을 전개했다.

 

또한 조직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부서를 줄이고 팀제 중심으로 기구조직 개편을 단행했으며 기존 유사 업무를 통폐합했다. 법인영업 부문은 타깃시장 매출 강화를 위해 사업본부와 영업부를 시장별로 재편해 특화했으며, 다이렉트 사업본부는 자동차와 장기보험의 종목별 차별화된 영업 강화를 위해 2개 영업부 체제로 전환했다.

 

한화손보는 박 사장의 지휘 아래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약진했다. 한화손보는 2016년부터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메리츠화재를 제치고 5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우량 고객을 많이 모으는 방식으로 성과를 내 보험금 지급 손실을 줄이는 전략을 취해 효과를 봤다.

 

2014년 한화손보는 163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15년 953억 원, 2016년 1116억 원, 2017년 1476억 원 등 꾸준한 실적개선을 이뤄내고 있다. 이는 박 사장의 체질개선 전략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의 평이다. 한편 한화손보는 지난해 말 2600만 주 규모로 진행한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해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틀을 일군 기업들은 창업 1~2세대를 지나 3~4세대에 이르고 있지만 최근 일감 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가족 승계는 더 이상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치·사회적으로도 카리스마 넘치는 ‘오너경영인’ 체제에 거부감이 커지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담당 업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늘고 있다. 사업에서도 인사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건 전문경영인이며 그 자리는 뭇 직장인들의 꿈이다. ‘비즈한국’은 2018년 연중 기획으로 각 업종별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의 위상과 역할을 조명하며 한국 기업의 나아갈 길을 모색해본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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