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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실패하지 않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술

대출은 언젠가 갚아야 할 돈…다스리지 못한다면 받지 말아야

2018.05.21(Mon) 10:47:19

[비즈한국] 정부는 주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여러 제도적 지원을 마련하고 있다. 임차인을 위한 다양한 임대주택 제공과 더불어 실거주층을 위한 청약 및 금융 지원 제도들이 그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중산층 이하를 위한 저금리 대출이다. 

 

2018년 5월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평균 연 3~4%대다. 담보대출을 받아 그 돈으로 주식투자를 하면 운이나 실력이 좋은 주식투자자는 하루에도 금리의 몇 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기준 금리가 다소 인상됐지만 사상 최저수준이다. 

 

집에 대한 대출은 철저하게 실거주 용도로만 활용하자. 스스로 대출을 통제할 수 없다면 아예 받지 않은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사진=연합뉴스


연 3% 이율을 금액으로 확인해 보자. 1억 원을 연 3% 이율로 대출을 받으면 이자는 연 300만 원으로, 월 25만 원이다. 2억 원이면 50만 원, 3억 원이면 75만 원이다. 50만 원의 월세 아파트에 산다면 대출을 통해 2억 원을 빌려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의하면 주택담보대출을 주택 구매에 이용한 비율이 50%를 넘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나머지는 주택 구매 이외의 용도로 사용한다는 의미다. 사업 자금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대학 등록금으로 사용하기도 하며, 자동차를 구입하는 데 쓰기도 한다. 심지어 생활비로 쓰는 세대도 꽤 있다고 한다. 금리가 낮기에 발생하는 모습들이다. 

 

전문가들이 가계대출 급증을 우려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택 구매로만 대출이 활용된다면 대출 금액이 증가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대출 금액 이상의 확실한 담보물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써서 없어지는 형태로 대출이 활용되는 것이 문제다. 

 

대출은 갚아야 할 돈이지, 내 소유의 돈이 아니다. 생활비 등으로 쓰는 것도 문제지만, 담보대출을 금리 수준의 수익이 나지 않는 분야에 투자하는 것 역시 돈을 버리는 행위다.

 

주택담보대출은 사업자대출보다 금리가 싸기 때문에 사업자가 많이 이용한다. 사업자는 그 대출금으로 금리 이상의 수익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담보물은 경매시장에 나오게 될 테니까 말이다.

 

시장에는 끊임없이 경매 물건들이 나온다. ‘대출경제’가 지속되는 한 경매 물건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대출은 공짜가 아니기 때문이다.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담보물을 제공해야 한다. 대한민국 은행의 대출 조건은 담보물의 가치가 대출금보다 높다. 적어도 1금융권에서 대출해주는 경우는 대부분이 그렇다. 따라서 대출 미상환으로 피해를 보는 측은 대출을 받은 사람이다. 

 

전문 사업자나 투자자가 아니라면 대출은 없는 것이 가장 좋다. 부득이하게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적어도 이자를 감당할 수준이어야 한다. 이 원칙만 지킨다면 일반 세대도 충분히 대출을 활용할 수 있다. 

 

전세주택에서 대출 없이 보증금을 내고 사는 사람들은 유일하게 대출 이자나 월세와 무관한 삶을 산다고 보면 된다. 전세보증금을 대출로 마련한 세대에서는 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낮아야 한다. 그래야 전세로 사는 실익이 있을 테니까. 임대 세대는 전세 보증금의 대출 이자와 월세와의 비교만 정확히 하면 된다. 

 

주택을 구매하는 세대는 좀 더 다양한 계산법이 필요하다. 2008년 금융위기 전까지 주택 가격은 시간이 흐르면 무조건 오르는 것이었다. 대출을 끼고 사든, 전세를 끼고 사든 2~3년 후면 대부분 투입 금액 대비 수익률이 금융권 저축 이자보다 높았다. 

 

하지만 2008년 부동산 폭락 후 2014년까지 수도권 집값이 거의 상승하지 않았다. 수도권 이외 지방을 제외하면 말이다. 그 후 전문가들이 수도권 집값의 향방을 확실하게 예측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예측이 어려운 이 시대에 주택 구매 후 다시 폭등할 수도 있고, 폭락할 수도 있다. 아니면 보합으로 쭉 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구매하는 데 대출이 필요한 세대는 정확한 수익 계산을 해봐야 한다. 임대 세대는 대출이 문제가 되면 1~2년 안에 새롭게 세팅이 가능하지만 매입 세대는 상당한 기간을, 극단적인 경우는 평생을 주택 문제 해결에 매달려야 한다. 

 

대출을 받을 때 최소한 고려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 주택 구입 시 대출은 최소화하자. 이자 부담이 최소화되면 주택 가격이 하락해도 일상생활에는 크게 지장이 없다. 

 

둘째, 대출을 받는다면 생활비에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대출 범위를 설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은 실거주용’이라는 전제를 갖고 대출을 받아야 한다. 언젠가 대출이자보다 더 많은 이익을 줄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해서는 안 된다. 대출이자는 월세 주택에 산다는 마음가짐으로 낼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이렇듯 대출을 이용한 주택 구입은 철저하게 실거주 목적이어야 한다. 과거처럼 주택으로 재테크를 하려는 목적이 앞서면 어느 순간 객관적인 분석이 아닌 묻지마 기대로 시장을 보게 된다. 그런 대책 없는 기대가 모여 부동산이 폭등하기도 하고 반대로 폭락하기도 한다. 

 

거주하는 집의 시세가 오른다면 그건 인플레이션을 헤지(hedge)한 정도라고 생각하자. 자신의 투자 실력이 좋아서 시세가 올랐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른 욕심이 생긴다. 

 

우리 집 가격이 오르면 다른 집 가격도 오른다. 다른 집에 이사를 가려면 그만큼 오른 비용을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 내 집만 비싸게 팔고 다른 집은 싸게 사려는 이기적인 마음이 투기 심리다. 투기 심리가 심화되면 말도 안 되는 대출을 받는다. 그 이후엔 이성을 잃는다.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된다.

 

집에 대한 대출은 철저하게 실거주 용도로만 활용하자. 대출은 행복한 생활을 위한 용도여야지 다른 용도로 활용된다면 불행을 가져올 수 있다. 문제는 원인 단계부터 봉쇄하는 것이 가장 좋다. 스스로 대출을 통제할 수 없다면 아예 받지 않은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 ‘빠숑의 세상 답사기’와 부동산 팟캐스트 1위 ‘부동산 클라우드’를 진행하고 있다. 저서로는 ‘부자의 지도, 다시 쓰는 택리지’(2016) ‘흔들리지 마라 집 살 기회 온다’(2015)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4)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2017)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가 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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