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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삼성 'zHBM'·SK '로드맵 동맹' AI 시대 반도체 청사진 공개

차세대 HBM 로드맵 제시하고 '데이터 협력' 강조…'세미콘코리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려

2026.02.11(수) 17:23:55

[비즈한국] 국내 반도체 산업을 주축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시장 대응을 위해 각각 ‘통합 최적화’와 ‘생태계 협력’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11일 ‘세미콘코리아 2026’ 기조연설에 나선 송재혁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cHBM(커스텀 HBM)​과 zHBM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전력 소모를 줄이고 시스템 효율을 개선한 형태다. 

 

이성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은 “비즈니스 파트너사들과의 로드맵이 일치하기 시작했다”며 “AI 시대에는 생태계 차원의 데이터 활용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개별 기업의 기술 고도화뿐 아니라 고객사·소부장과의 정합성을 맞추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AI 반도체 시장 대응을 위해 각각 ‘통합 최적화’와 ‘생태계 협력’을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송재혁 삼성전자 CTO가 11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6에서 ‘제타플롭스(ZFLOPS) 시대를 넘어, 다음 단계는?’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강은경 기자


#‘cHBM·zHBM’ 삼성의 공동 최적화 전략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주관하는 올해 세미콘코리아는 이날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550여 개 기업이 참가하며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삼성전자 대표로 나선 송 CTO는 기조연설에서 ‘설계-파운드리-메모리’를 모두 보유한 삼성전자의 ‘공동 최적화’ 전략을 설명했다. 송 사장은 “AI의 폭발적 확산 속에서 고객을 충분히 지원하는 게 삼성의 1차적 목표”라고 강조하며 차세대 제품군인 cHBM과 zHBM의 방향성을 공개했다.

 

송 사장은 cHBM에 대해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담당하는 일정 포션을 베이스다이가 담당하게 하는 삼성 커스텀 HBM도 생각 중”이라고 부연했다. 연산 장치인 GPU의 부하를 메모리 하단의 핵심 칩인 베이스다이가 분담해 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극대화하겠다는 설명이다. 

 

zHBM은 HBM4 대비 대역폭이 4배, 전력 소모는 4분의 1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기존 HBM은 CPU나 GPU 등 연산장치와 나란히 배치되지만, zHBM은 연산장치 위에 곧바로 D램을 적층함으로써 대역폭과 전력 효율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차세대 기술 로드맵에는 인터페이스 혁신 등에 대한 비전도 포함됐다. 전기 신호 기반 연결의 한계를 넘기 위해 빛을 활용하는 광학 기술 연구를 강화하고, 낸드의 적층 노하우를 DRAM에 적용해 아키텍처 혁신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송 사장은 ‘단순히 칩을 잘 만드는 것을 넘어, 시스템 구조 자체의 변화를 통해 AI 시대의 요구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성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이 ‘메모리 기술의 전환점’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강은경 기자


#‘테크 플랫폼’과 AI 기반 R&D 전환 강조 

 

이성훈 SK하이닉스 부사장은 기술 난도 상승에 대응하기 위한 ‘테크 플랫폼’ 전략과 생태계 협력 필요성을 띄웠다. 과거에는 제품 개발 시마다 새로운 기술을 개별 적용했다면, 최근에는 주요 공정을 모듈화해 두세 세대 이상 활용하는 플랫폼 개념으로 전환했다는 것. 이를 통해 세대 전환시 발생하는 리스크와 개발 지연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소재 혁신이 요구되는 현 상황도 거론했다. 반도체 미세화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채널 물질 탐색이 필요해졌고, 기존 인력 중심 개발 방식만으로는 속도를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대안으로 기존 사람 중심의 개발 방식에서 벗어나 AI 기반 개발 체계를 도입해 ‘개발 케이던스(개발 주기)’를 유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부사장은 “기존 R&D는 인력과 리소스를 더 투입하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AI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AI 도입이 개별 기업 차원에 머물러서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반도체 산업은 IP와 데이터 보호에 민감해 데이터를 쉽게 공유하지 않지만, AI 시대에는 생태계 차원의 데이터 활용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장비·소재·제조가 긴밀히 연결된 산업 특성상, 공급망 전반에서 데이터 기반 최적화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올해 세미콘코리아는 규모와 참여 기업 수에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사진=강은경 기자

 

이날 티모시 코스타 엔비디아 사업부 이사를 대신해 연설에 나선 정소영 엔비디아코리아 대표는 “엔비디아는 반도체 회사를 넘어 AI 인프라 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 여정에서 한국은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도 너무나 중요한 국가”라고 말했다.​

 

피지컬 AI와 제조 현장의 결합도 강조했다. 정 대표는 “엔비디아의 옴니버스(Omniverse) 기반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장 환경을 모델링하고 로봇 시스템을 학습시키는 협력이 한국 제조업 전반에서 활발히 진행 중”이라며 “단순한 플레이어를 넘어 한국 기업들과 함께 AI 팩토리 기반의 새로운 혁신을 주도하는 ‘혁신자’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제조 공정을 디지털 환경에 구현해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하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시장에서는 한미반도체, 주성엔지니어링, 원익코퍼레이션, 저스템, 신성이엔지, 케이씨이앤씨 등 국내 기업과 ASML, ASM, 도쿄일렉트론(TEL) 등 글로벌 장비 기업이 부스를 꾸렸다. 사진=강은경 기자


올해 세미콘코리아는 규모와 참여 기업 수에서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주관사에 따르면 13일까지 열리는 전시는 참가 수요를 수용하기 위해 코엑스 전관과 인근 주요 호텔까지 공간을 넓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설계·제조·장비·소재·부품이 연결된 국내 반도체 생태계는 글로벌 시장에서 강점으로 여겨진다. AI 수요 확대와 함께 반도체 공급망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국 시장과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현장에서 확인됐다는 평가다.

 

전시장에는 한미반도체, 주성엔지니어링, 원익코퍼레이션, 저스템, 신성이엔지 등 국내 기업과 ASML, ASM, 도쿄일렉트론(TEL) 등 글로벌 장비 기업이 부스를 꾸렸다. 

 

각 기업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와의 협력을 전면에 내세웠다. 펨트론은 HBM 검사 장비를 전시했다. 2D와 3D 비주얼 검사를 동시에 수행해 웨이퍼 및 다이의 상태를 분석하는 장비다. 펨트론 관계자는 “HBM 적층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이와 웨이퍼의 휘어짐이나 틸트 현상을 정밀하게 측정하고 2D·3D 표면 검사를 통해 미세 불량을 검출한다”며 “현재 SK하이닉스 이천·청주 사업장에 장비가 공급되며 올해 추가 수주 일정도 확보된 상태”라고 말했다.

 

저스템은 반도체 이송 장비인 EFEM 내 환경 제어 기술 등을 소개했다. 대기 중 습도가 표면 불량을 야기해 수율에 영향을 주는 것을 막는 기술이다. 저스템 관계자는 “웨이퍼가 담긴 통 내부에 질소를 치환, 저습도 환경을 조성해 부식이나 불량을 방지한다”며 “마이크론과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메모리 3사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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