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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돋보기] '기관장 업무추진비' 박근혜 때보다 확 줄었는데…

35개 기관 연평균 946만 원, 박 정부 첫해에 비해 40% 줄어…늘어난 곳은 단 네 곳뿐

2018.06.29(Fri) 15:22:17

[비즈한국]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35개 공기업 기관장 업무추진비 총액이 박근혜 정부 취임 첫해인 2013년과 비교해 40.5%가량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공기업 기관장 업무추진비는 2013년 평균 1577만 원(총 5억 5197만 원)에서 2017년 946만 원(총 3억 2793만 원)으로 4년 새 평균 631만 원(총 2억 2240만 원) 감소했다. 한 달 평균 131만 원에서 78만 원으로, 58만 원 줄어든 셈이다.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인 해는 정권이 바뀐 2017년이었다. 직전 해인 2016년과 비교해도 27%가량 줄어들었다. 

 

2013년과 비교해 2017년 공기업 기관장 업무추진비는 40.5% 감소했다. 그래픽=이세윤 PD

 

2017년 기관장 업무추진비를 가장 많이 지출한 기관은 2840만 원을 쓴 주택도시보증공사였다. 한 달에 평균 236만 원을 썼다. 뒤이어 그랜드코리아레저가 2326만 원, 한국가스공사 2138만 원, 한국마사회 1952만 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1804만 원을 썼다. 

 

주택도시보증공사 관계자는 “적법하게 원칙대로 기관장이 참석한 회의나 대외 업무 때 외부 인사를 접하면서 쓴 지출은 업무추진비로 반영한다”며 “가격이 저렴한 음식점을 찾는데도 활동이 많다 보니 타 기관보다 많이 나온 것 같다. 상시적으로 감사를 받는 부분이라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기관장 업무추진비 지출이 가장 많은 5개 기관. 지난해 35개 공기업 평균 기관장 업무추진비는 946만 원이다.

 

상위 5개 기관장 업무추진비 내역을 살펴보면 ‘위문·격려 및 직원 사기진작’ ‘대외기관 업무협의’ 등 명목의 식대 지출이 전체 70~80%를 차지했다. 한 번 결제로 지출된 가장 큰 금액은 54만 4000원으로 이기우 전 그랜드코리아레저 사장이 부산본부 직원 18명과 부산의 한 고깃집에서 썼다.

 

이양호 전 한국마사회 회장은 ‘유관기관 경조사 집행’ 명목 지출이 1055만 원(54%)으로 식대보다 월등히 많았다. 이 전 회장이 퇴임한 2017년 12월을 제외한 11개월간 총 107건의 결혼식, 장례식 등 경조사를 챙겼다. 이는 한 달에 9.7회꼴로 한 회 평균 약 9만 8000원이 들었다. 지출은 모두 카드가 아니라 현금이었다. 

 

한국마사회 관계자는 “​역대 회장 중 경조사비가 많았던 건 사실”이라며​ “마사회가 타 기관에 비해 유관기관이 많기도 하고 이양호 전 회장 경우 공무원 생활을 30년 정도 하는 등 공직에 오래 몸담다보니 경조사를 챙겨야 할 사람이 많아서 그런 것 같다”고 전했다. 

 

2013년과 비교해 2017년 공기업 기관장 업무추진비가 증가한 기관은 단 4곳. 나머지 공기업 기관장 업무추진비는 모두 줄었다.

 

한국조폐공사는 2013년 1887만 원에서 2017년 66만 원으로 기관장 업무추진비가 1820만 원 줄어 가장 크게 감소했다. 강원랜드 1791만 원, 한국남동발전 1781만 원, 한국전력공사 1629만 원, 한국석유공사 1520만 원 각각 줄었다. 

 

한국조폐공사 관계자는 “김영란법 시행 이후 업무추진비 사용을 자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해 66만 원을 쓴 건 너무 적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그 부분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기관마다 다르겠지만 사실 기관장은 업무추진비 외에 쓸 수 있는 돈이 조금씩 있다​”며 “​공기업 기관장이면 업무가 많은데 밥을 안 먹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조금 나올 수가 없다. 되레 이상한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2013년과 비교해 2017년 업무추진비가 늘어난 곳은 네 곳. 한국지역난방공사가 388만 원에서 1205만 원으로 210% 올라 최고 증가 폭을 기록했다. 그랜드코리아레저가 742만 원(47%), 한국수력원자력 364만 원(63%), 여수광양항만공사 332만 원(58%) 각각 증가했다.

 

기획재정부 제도기획과 사무관은 “공기업 기관장 업무추진비는 예산편성지침에 따라 동결과 삭감을 이어오면서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로 정권 교체와는 별개”라며 “꼭 필요한 업무에는 써야겠지만 방만 경영을 방지하기 위해 가급적 줄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8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에 따르면 2018년 공기업 기관장 업무추진비는 2017년 예산보다 10% 삭감될 예정이다.

박현광 기자 mua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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