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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 아깝다"며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중단한 상가들

불광역·신림역·이수역 관리 허술…외주업체가 중단해도 서울교통공사 속수무책

2018.07.12(Thu) 18:56:46

[비즈한국] 지하철역사에서 인근 상가로 이어지는 출구에는 이용객들의 이동 편의 및 상가 활성화를 위해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다. ‘비즈한국’이 서울교통공사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까지 277개 구간의 에스컬레이터 운행 여부를 조사한 결과, 불광역 NC백화점 출구, 신림역 7번 출구, 이수역(총신대입구역) 9번 출구에 설치된 에스컬레이터가 부분 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컬레이터를 관리·운영하는 외부 업체가 “전기료가 아깝다”는 이유로 에스컬레이터의 작동을 중단해버린 것이다.

 

지하철 3·6호선 불광역에서 NC백화점으로 연결되는 출구에는 상·하행 에스컬레이터 6대가 설치돼 있으나, 상행 에스컬레이터만 작동되고 있다.  사진=유시혁 기자

 

지하철 3·6호선 불광역에서 NC백화점불광점으로 연결되는 출구에는 상·하행 에스컬레이터 6대가 설치돼 있다. 에스컬레이터의 관리·운영 외부 업체인 팜스개발은 상행 에스컬레이터만 부분 운행 중이다. 지하철을 이용하기 위해 NC백화점 출구로 진입하면 멈춰버린 에스컬레이터를 걸어서 내려와야만 한다. 지하철 관계자에 따르면 교통약자들의 불편하다는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음에도 팜스개발은 “전기료가 아깝다”는 이유로 에스컬레이터를 작동시키지 않는다. 

 

불광역 관계자는 “민원이 제기될 때마다 팜스개발 측에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작동해달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전기료가 아깝다는 이유로 서울교통공사의 요구사항을 들어주지 않는다”며 “지하철 출구를 내주는 조건이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운행하는 것이었는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계약을 위반한 거나 다름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NC백화점 측도 난처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NC백화점 관계자는 “에스컬레이터 중단 이후 백화점 이용객이 줄었다”며 “팜스개발로부터 건물을 임대받아 백화점을 운영하는 거라 항의조차 못한다”고 호소했다. 

 

불광역 NC백화점 출구의 에스컬레이터 관리업체인 팜스개발은 ‘비즈한국’의 취재가 시작되자 출퇴근시간만이라도 에스컬레이터를 정상 작동할 것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유시혁 기자


수년째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중단한 팜스개발 측은 ‘비즈한국’의 취재가 시작되자 태도를 바꿨다. 출퇴근시간만이라도 하행 에스컬레이터를 정상 작동하도록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팜스개발 관계자는 “그동안 불편했을 이용객들에게 미안할 따름”이라며 “에스컬레이터를 정상화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에서 르네상스쇼핑몰로 연결되는 7번 출구의 상·하행 에스컬레이터는 평일 오전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 동안만 부분 운행된다. 신림역 1·2번 출구에 포도몰이 생긴 이후 르네상스쇼핑몰의 매출이 하락하자 에스컬레이터의 관리·보수비를 부담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라는 게 서울교통공사 측의 설명이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르네상스쇼핑몰 관계자를 만나 에스컬레이터 상시 운영에 대해 여러 차례 문의했다”며 “관리 및 보수의 책임을 서울교통공사가 맡겠다는데도 거절당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 7번 출구의 에스컬레이터는 르네상스쇼핑몰이 관리·운영하는데, 르네상스쇼핑몰이 매출 하락에 따른 전기료 부담을 이유로 출근시간 1시간만 에스컬레이터를 운행하고 있다.  사진=유시혁 기자

 

지하철 4·7호선 이수역에서 주상복합아파트 이수자이아파트로 연결되는 9번 출구에 설치된 상·하행 에스컬레이터 6대는 7월 한 달간 운행을 중단한다. 이수자이아파트 측에 따르면 7월에는 비가 자주 내려 고장 우려가 있고, 이로 인해 과도한 보수비가 발생할 수 있어 상가 입점자와 입주민 간의 합의가 이뤄진 것이다. 

 

8월 이후 에스컬레이터가 잠정 중단될 가능성도 높다. 서울교통공사가 이수자이아파트 건설 시행사와 입주민을 상대로 에스컬레이터 관리·운영 소홀에 따른 민사소송을 제기했는데,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지난 6월 30일 입주민이 에스컬레이터 관리·운영·보수비를 납부할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수자이아파트 관리실에 따르면 그동안 에스컬레이터 6대와 엘리베이터 1대의 관리·운영·보수비는 상가 입점자와 입주민이 부담해왔다. 

 

이수자이아파트 관계자는 “서울교통공사와 시행사의 소송이 끝날 때까지 에스컬레이터가 운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며 “상가 입점자와 입주민은 이번 달까지만 에스컬레이터 관리·운영비를 부담하기로 했다. 8월 이후에 발생하는 에스컬레이터 관리·운영비는 더 이상 납부하지 않을 계획이다. 소송이 끝나면 서울교통공사나 시행사가 체납된 관리·운영비를 납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교통공사 277개 구간 중 외부관리 업체가 에스컬레이터를 관리·​운영하는 ​곳은 불광역, 신림역, 이수역을 포함해 김포공항역, 오목교역, 충정로역, 합정역, 신당역, 월곡역, 건대입구역, 가산디지털단지역, 잠실역, 가양역, 당산역, 신논현역, 강남구청역 등 모두 14곳이다. 

유시혁 기자

evernuri@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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