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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 시즌4] 금영보-곰삭은 김치처럼, 고졸한 아름다움

2018.08.07(Tue) 17:14:24

[비즈한국] 작가들은 빈 캔버스로 보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말한다. 그리고 설렌다고도 한다. 작품을 구상하고 완성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작품 제작의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것이다. ‘한국미술응원 프로젝트’ 시즌4를 시작하는 마음도 같다. 초심으로 새롭게 정진하려고 한다. 미술 응원의 진정한 바탕을 다진다는 생각으로 진지하고 외롭게 작업하는 작가를 찾아내 조명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 미술계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경향을 더욱 객관적 시각으로 조망해 한국미술의 미래를 보여주려는 노력도 병행할 것이다.

 

Fall into spring: 400x194cm Oil on canvas 2018


한국의 대표적인 음식은 김치와 된장이다. 이들의 독특한 맛은 발효에서 나온다. 오래 묵혀 삭아버린 맛. 혀끝에서는 거칠어 금방 녹아들지는 않지만 오래 씹을수록 혀 속 깊숙이 머무르며 우러나오는 깊은 맛. 

 

우리 민족이 오래전부터 익혀 만들어 민족의 인자처럼 되어버린 생활의 맛이다. 이 맛이 다스려낸 감성이 우리 미감의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된 고졸함이다.

 

박수근의 회화가 보여주는 맛이 이와 닮았다. 사발에 담아 마시는 막걸리나 뚝배기에 끊여낸 된장찌개 같은 맛이다. 그래서 한국인이면 누구나 좋아하는 그림이 되었고, ‘국민 화가’로 불리고 있다.

 

First love(2): 72.7x90cm Oil on canvas 2017



금영보의 회화도 이런 느낌을 준다. 고졸한 아름다움을 주는 화면에 화려한 색채감이 돋보이는 그림이다. 고졸함과 강한 색채는 감각적으로 다소 거리가 있지만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현대적 감성에 호소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그림에 전문적 지식이 없는 이들까지 좋아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런 조화에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은 금영보 그림의 또 다른 특징으로 자리 잡은 사물의 형태이다. 주관적으로 변형된 동물, 식물, 사람은 어눌하면서도 친근감을 준다. 

 

사물을 모사하듯이 똑같이 그리는 것보다 변형하는 것은 드로잉에서 한 단계 높은 경지다. 변형된 형상이 자연스럽고 눈길을 끈다는 것은 사물을 분석하고 특징을 잡아내는 심미안이 없이는 어려운 일이다. 그만큼의 공력이 들어가는 일이다.

 

이처럼 변형된 형상은 보는 이들의 감정이 들어갈 수 있는 넉넉한 품을 지닌다. 따라서 치밀하고 사실적으로 사물을 묘사한 그림보다 더 많은 대중성을 가지게 된다. 그래서 미술시장에서 인기 있는 작가들의 작품 중에는 금영보 작가처럼 변형된 사물을 다루는 작가가 많다. 

 

대길오오-봄: 53x40.9cm Oil on canvas 2018


 

감상자들의 해석까지 품어주는 변형된 형태의 그림들에서는 다양한 이야기가 보인다. 보는 이가 주관적으로 읽어내는 이야기까지 녹여서 친근한 감성으로 발효시킨 금영보의 회화가 고졸한 아름다움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 

 

그가 이런 회화 언어로 담고자 하는 마음은 무엇일까. 다음과 같은 작가 노트에서 그의 심중을 확인할 수 있다.

 

“나의 그림 그리기는 대상에 대한 그리움 같은 것입니다. 내 삶의 테두리 안에서 부비고 호흡하며 손때 묻히던 대상들이 자유분방하면서도 소박한 이미지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일입니다. 이것이 나의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이를 통해 이 땅의 냄새가 스민 생모시 같은 그림을 그려내고 싶습니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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