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우리나라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0%를 기록하면서 간신히 1%대를 턱걸이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라는 역풍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라는 악재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나름대로 선방한 수치였다.
하지만 이처럼 한국 경제가 1%대를 유지했음에도 국민들이 체감하는 상황은 좋지 못하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경제성장률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거나 오히려 마이너스가 나는 해가 5년째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임금 인상 없는 성장이 계속되면 최근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양극화가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1일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포괄임금제라는 이름 아래 실제 일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하는 소위 ‘공짜 노동’이 현장에서 만연해 있다”며 “특히 정보가 부족하고 협상력이 약한 청년들에게는 이것이 합법적인 노동 착취의 수단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1월 14일 ‘2026 중소기업인 신년 인사회 및 간담회’에서도 “일한 만큼 주는 것이 공정의 시작”이라며 “기업이 일의 양을 정확히 측정하지 않고 뭉뚱그려 계약하는 관행은 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한 만큼 정당하게 임금을 지급하는 것이 우리 정부가 지향하는 ‘공정’의 출발점이다”고 강조했다. 이는 기업이 노동 투입을 통해 얻은 성과에 비해 근로자에게 돌아가는 임금이 적다는 점을 비판한 것이다.
실제로 최근 5년간 물가를 반영한 우리나라 실질 경제성장률과 실질 임금상승률을 보면, 임금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의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021년 우리나라 경제는 코로나19 여파로 실질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2020년(-0.7%)에 대한 기저 효과로 4.6%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하지만 실질 임금상승률은 2.0%로 경제성장률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2020년 352만 7000원이었던 전체 근로자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2021년에 359만 9000원으로 7만 2000원 오르는 데 그친 것이다.
2022년에는 실질 경제성장률이 2.7%로 낮아지자 실질 임금상승률은 아예 뒷걸음을 쳤다. 2022년 전체 근로자의 월평균 실질임금은 359만 2000원으로 2021년에 비해 7000원(0.2%) 감소했다.
실질임금 역성장은 2023년에도 이어졌다. 2023년 실질 경제성장률은 1.6%였지만 전체 근로자 월평균 실질임금은 355만 4000원으로 전년보다 3만 8000원(1.1%) 줄어들었다. 경제는 코로나19 이후 3년 연속 성장했지만, 근로자들의 월급봉투는 오히려 얇아진 셈이다.
그나마 2024년에는 경제도 성장하고 임금도 늘었지만 체감하기는 어려운 수준이었다. 2024년 실질 경제성장률은 2.0%로 2023년에 비해 개선됐다. 그러나 근로자의 실질임금 상승률은 경제성장률의 1/4 수준인 0.5%에 그쳤다. 이로 인해 월평균 실질임금은 357만 3000원으로 2023년에 비해 1만 9000원 올랐지만, 2021년 359만 9000원보다는 2만 6000원 낮았다. 경제가 성장했는데도 임금은 쪼글아들었다는 뜻이다.
경제성장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상승률은 지난해에도 반복됐다. 지난해 1~3분기(1~9월) 실질 경제성장률은 0.8%였지만 같은 기간 전체 근로자 월평균 실질임금은 358만 7000원으로 전년 동기(356만 9000원) 대비 0.5%(1만 8000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전체 경제성장률이 1.0%였던 점을 감안하면 4분기에 임금이 올랐더라도 성장률보다는 낮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금 인상 없는 성장’이 이어지는 셈이다.
이처럼 근로자들에게 돌아가는 임금은 정체된 반면 노동생산성은 오르고 있다. 노동생산성지수 증가율은 2021년 6.2%를 기록한 데 이어 2022년 2.1%, 2023년 2.9%, 2024년 4.8%를 나타냈다. 임금은 사실상 제자리인데 비해 노동자들에게 가해지는 노동강도는 오히려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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