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비즈

"트럼프 없었다면…" 현대차·기아, 역대 최고 매출 달성에도 아쉬움

매출 늘었지만 전년 대비 영업익 감소…관세·전기차 보조금 중단 등이 원인

2026.01.29(Thu) 17:45:06

[비즈한국]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025년 영업 실적에서 나란히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지만 아쉬움을 남겼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부과와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이른바 ‘트럼프 리스크’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꺾였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미국의 관세 부과와 전기차 보조금 폐지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사진=임준선 기자

 

현대차는 29일 지난해 연간 매출액 186조 254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3% 성장했다고 밝혔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11조 4679억 원에 그쳐 전년 대비 19.5% 감소했다.

 

기아도 지난해 연간 매출액 114조 1410억 원을 기록하며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9조 78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8.3% 급감했으며, 영업이익률 또한 전년도 11.8%에서 8.0%로 하락했다.

 

2025년 실적을 뒤흔든 가장 큰 변수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었다. 수익성 악화의 가장 큰 요인은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이다. 연초부터 수입산 완성차에 최대 25%의 관세 부과를 압박했고, 이후 협상을 통해 15% 수준으로 조정됐다. 현대차는 지난해 관세 영향으로 인한 이익 감소분이 4조 1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는 실적 발표 행사에서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관세에 따른 이익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난해 관세 부담을 60% 정도 줄인 것처럼 올해도 관세 부담 절감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도 연간 기준 관세 영향으로 인한 이익 감소분은 3조 9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다. 특히 4분기 실적에서도 관세 부과로 1조 220억 원의 이익이 감소하며 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2% 하락한 1조 8430억 원을 기록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세액공제 보조금이 폐지되면서 전기차 수요 감소로 이어졌다. 4분기 기준 기아의 미국 시장 전기차 판매 비중은 전년 동기 6.0%에서 2.3%로 3.7%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 판매 비중은 10.5%에서 19.0%로 8.5%포인트 상승하며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과 보조금 정책 변화에 따른 추이를 보여줬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보조금이 사라진 자리를 메우기 위해 공격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하면서 비용이 급증했고, 이는 고스란히 수익성 악화로 연결됐다.

 

테슬라도 전기차 보조금 폐지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했다. 2025년 연간 매출액은 948억 3000만 달러(약 136조 원)로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테슬라 역사상 첫 연간 매출 감소다. 영업이익 또한 44억 달러(약 6조 2000억 원)로 전년 대비 38%나 줄었으며, 순이익은 46% 폭락한 37억 9000만 달러(약 5조 4393억 원)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사업의 체질 변화다. 테슬라의 자동차 매출은 11% 줄었지만, 에너지 저장 및 생성 부문 매출은 127억 8000만 달러(약 18조 2000억 원)로 전년 대비 27% 성장했다. 특히 4분기에만 14.2GWh의 에너지 저장 장치를 보급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2025년을 “하드웨어 중심 기업에서 물리적 AI 기업으로 전환하는 원년”으로 선포하고, 로보택시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자동차 판매 부진을 에너지 사업과 AI 소프트웨어(FSD) 수익으로 상쇄하겠다는 복안이다.

 

현대차와 기아의 이번 실적 발표는 미국의 경제 정책 기조 변화가 국내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수치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관세 장벽과 보조금 철폐는 기업의 생산 비용 증가와 가격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며 국내 자동차 기업의 수익 구조를 위협하고 있다.

 

올해 자동차 기업의 과제는 관세 비용을 흡수하고 하이브리드로 수익성을 방어하는 것이다. 또 자율주행과 휴머노이드 로봇 등의 미래 투자를 통해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와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으로 평가된다.

김민호 기자

goldmino@bizhankook.com

[핫클릭]

· 삼성전자·SK하이닉스, 2월 'HBM4 진검승부' 벌인다
· 연초부터 '다사다난' LS그룹, ESG 경영 시험대 올랐다
· '정책 변경이냐 압박 카드냐' 또 말 바꾼 트럼프 "한국 관세 25%" 파장은?
· 엔비디아 핵심인재 품은 현대차, '알파마요' 도입 속도낼까
· "신차 5대 중 1대는 수입차" 탈탄소 시대 국산차 입지 '흔들'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