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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신세계] 루이비통의 스마트워치는 다를까 '땅부르 호라이즌' 리뷰

명품답게 디자인은 '합격점'…짧은 배터리 시간, 헬스케어 기능 없어 한계

2018.09.05(Wed) 14:15:05

[비즈한국] 스마트워치가 시장에 등장한 지는 꽤 오래됐다. 전자칩이 들어 있는 것까지 범위를 넓히면 1960년대부터 시작한다. 퍼스널 컴퓨터의 역사보다 길다. 일본은 1970년대에 이미 전자시계에 LED 디스플레이를 달고 계산기, 달력, 녹음 기능까지 지원했다. 역시 작은 것을 만드는 데에서는 무서운 나라다.

 

스마트워치는 PC보다 오랜 역사를 가졌지만 발전은 더딘 편이다. 한때 스마트폰을 대체할 신데렐라로 꼽혔지만 마법이 너무 빨리 풀렸는지 호박덩어리 같은 스마트워치만 가득하다. 다행히 오늘 소개하는 스마트워치는 호박덩어리는 아니다. 루이비통이 내놓은 럭셔리 스마트워치 ‘땅부르 호라이즌’다.

 

루이비통 땅부르 호라이즌. 가죽 케이스가 고급품임을 한눈에 알게 한다. 사진=김정철 제공

 

루이비통은 아시다시피 프랑스의 럭셔리 브랜드다. 시계는 2002년 첫 출시했다. 시계 메이커로서의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다. 그래서 좀 더 과감하게 스마트워치를 내놓을 수 있었다.

 

루이비통이 속해 있는 LVMH그룹은 다른 시계 메이커보다 더 적극적으로 스마트워치를 내놓는 편. 다른 럭셔리 브랜드의 매출은 높지만 시계 부문만큼은 스와치그룹이나 리치몬트그룹에 비해 뒤떨어진다. 그래서 스마트워치에 적극적이다. 럭셔리 시계 메이커 중에 가장 먼저 스마트워치를 출시한 ‘태그호이어’ 역시 LVMH그룹 산하에 있다.

 

그들이 내놓은 스마트워치 ‘땅부르 호라이즌’은 스마트워치지만 기본적으로는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 라인업의 연장선이다. 원래 루이비통에는 ‘땅부르’ 시리즈가 있고 땅부르 호라이즌은 디지털 버전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땅부르(Tanmbour)는 프랑스어로 ‘북’을 뜻한다. 그래서 땅부르 시계를 옆에서 보면 정말 ‘북’처럼 보인다. 북처럼 크고 두껍다. 얇은 시계를 원한다면 피해야 한다.

 

두께가 두껍지만 디자인 아이덴티티가 강해 멋지다. 사진=김정철 제공

 

땅부르 호라이즌의 장점부터 살펴보자. 우선 루이비통의 값비싼 시계들의 워치페이스를 마음껏 바꿔서 사용할 수 있다. 비록 그래픽이긴 하지만 완성도가 높아서 실제 기계식 시계를 찬 느낌이 든다.

 

루이비통은 상당히 실험적인 시계를 많이 만들었고 아주 복잡한 문양부터 화려한 문양까지 다양한 워치페이스가 있다. 애플워치나 갤럭시워치의 워치페이스보다 매력적이다.

 

밴드 디자인도 나쁘지 않다. 루이비통의 고유 문양이 담긴 가죽 밴드부터 러버 밴드, 여성을 위한 화이트, 핑크 밴드까지 총 60개의 밴드가 출시돼 있다. 여성이라면 자신의 핸드백 색상과 색깔 맞춤도 가능하다. 밴드의 디자인과 완성도도 합격점이다.

 

전 세계 주요 도시의 타임존을 표시한 워치페이스는 루이비통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다. 사진=김정철 제공

 

또 다른 장점은 시티 가이드다. 루이비통이 유명하게 된 계기는 ‘여행가방’이다. 튼튼하고 내구성이 좋아 유럽 여행자들이 즐겨 사용하면서 루이비통의 오랜 역사가 이어졌다. 그래서 루이비통은 ‘​여행’​이라는 테마를 즐겨 사용한다. 땅부르 시계에도 세계 여러 나라의 타임존을 표시한 워치페이스가 즐겨 사용된다.

 

땅부르 호라이즌은 스마트워치의 특성을 살려 ‘마이 플라이트’라는 앱과 ‘​시티 가이드’​ 앱을 내장했다. 마이 플라이트는 비행 시간, 공항의 터미널 정보, 지연, 도착 정보를 알려주는 앱이다. 시티 가이드는 세계에서 방문객이 가장 많은 7개 도시의 주요 핫스팟을 알려주는 앱이다.

 

도시 중에 서울은 있을까? 아쉽게 없다. 파리,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 도쿄, 베이징, 상하이의 7개 도시다. 서울이 없다고 실망은 말자. 한국 사람에게는 서울 가이드보다 위의 7개 도시 가이드가 더 유용할 테니까.

 

마이 플라이트 앱과 시티 가이드 앱이 내장되어 해외여행 시 편리하다. 사진=루이비통 제공

 

단점을 살펴볼 차례다. 우선 전용 배터리 충전기를 써야 한다. 디자인은 충전기 중에 가장 럭셔리한 모습이지만 무선충전 방식이라 다른 충전기를 쓸 수 없다. 여행을 가려면 주섬주섬 챙겨야 하기 때문에 좀 귀찮다.

 

배터리도 짧다. 두꺼운 두께에 배터리 대신에 다른 것을 넣어뒀나 보다. 배터리 시간은 22시간 정도로 다른 스마트워치에 미치지 못한다. 미국이나 유럽을 가려면 직항을 타고 가야지 경유하는 비행기를 타서는 현지에 내려 검은 화면을 바라봐야 한다. 하긴 루이비통 시계를 찰 정도면 직항을 타겠지.

 

헬스케어 기능도 없다. 심박 측정 센서나 피트니스 기능이 없고 단순한 걸음 수 측정만 있다. 하긴 루이비통 시계를 찰 정도면 주치의가 있겠지. 앱의 연결도 불편하다. 워치페이스를 다운받으려면 ‘LV패스(LV PASS)’라는 앱을 다운받아야 하는데 에러가 잦아서 몇 번의 시도 끝에야 다운받았다. 하긴 루이비통 시계를 찰 정도면 비서가 해주겠지. 비서가 없고 주치의가 없으며 경유 비행기만 타는 나에게는 단점이 꽤 크게 다가왔다.

 

안드로이드웨어 OS는 여전히 유용하지 못하며 앱도 스마트폰의 중복에 불과하다. 사진=김정철 제공

 

스마트워치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어야겠다. 지금까지 많은 스마트워치를 리뷰했는데 스마트워치의 문제는 3년 전 제품과 지금 제품, 그리고 3년 후에 나올 제품이 기능상 거의 유사하다는 점이다.

 

대부분 걸음 수를 기록하고 스마트폰과 동기화되어 메시지를 알려주며 별로 유용하지 않은 앱 몇 가지를 실행할 수 있다. 그나마 그 앱도 스마트폰의 중복이다. 스마트워치용 OS인 구글 안드로이드웨어는 여전히 느리고 불안하며 킬러 어플리케이션을 찾지 못했다. 사실 가장 킬러 기능은 워치페이스를 바꿀 수 있는 점과 시간을 알려주는 것 정도다. 그래서 신제품 스마트워치를 살 이유가 점점 없어진다.

 

워치페이스만 바꿔주면 신제품 효과로 충분하니까. 그게 지금 스마트워치가 빠진 딜레마이며, 극복할 방법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최근 출시한 ‘갤럭시워치’나 곧 나올 새로운 ‘애플워치’ 역시 배터리를 늘리는 것 외에는 큰 차별화가 느껴지지 않는다. 스마트워치는 혁신이 아니라 시계의 다양화의 한 과정이었던 것 같다.

 

필자 김정철은? ‘더기어’ 편집장. ‘팝코넷’을 창업하고 ‘얼리어답터’ 편집장도 지냈다. IT기기 애호가 사이에서는 기술을 주제로 하는 ‘기즈모 블로그’ 운영자로 더욱 유명하다.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 ‘제주도 절대가이드’를 써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됐지만, 돈은 별로 벌지 못했다. 기술에 대한 높은 식견을 위트 있는 필치로 풀어낸다.   

김정철 IT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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