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Story↑Up > 라이프

[퇴근야행] 미술관에서 먹고 연주하고 달리고 '뮤지엄나이트'

국립현대미술관·서울시립미술관 밤 9~10시까지 개장…음악·영화·식사 등 이벤트 다양

2018.11.29(Thu) 18:57:33

[비즈한국]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이 화두가 된 시대. 지난 7월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많은 직장인이 ‘저녁이 있는 삶’​을 맞았다. 그들을 위해 퇴근 후 가까이서 즐길 수 있는 먹거리, 놀거리, 즐길거리를 소개한다.

 

월화수목금 9 to 6​ 쳇바퀴를 도는 직장인의 일상, 평일에는 ​영화 관람 외에 ​별다른 문화생활을 즐기기란 쉽지 않다. 대다수 박물관, 미술관은 ​오후 6~7시면 문을 닫기에 예술생활은 더더욱 어렵다. ​그렇게 예술생활에 목마른 직장인들에게 희소식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시립미술관이 운영하는 ‘​뮤지엄나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평일 ​저녁 9~10시까지 개장한 ​미술관에서 작품 관람은 물론 소소한 이벤트와 공연까지 무료로 혹은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점심시간에는 ‘예술가의 런치박스’로 이색 점심식사를 즐길 수도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의 뮤지엄나이트. 음악과 미술의 콜라보인 ‘뮤직+뮤지엄나이트’를 진행한다. 작품별로 선정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면서 그림을 보니 기분이 새롭다.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제공

 

미술관 문을 열고 들어가니 헤드셋을 낀 관람자들이 살짝살짝 몸을 흔들기도 하고 고개를 까딱거리기도 하며 그림을 감상한다. ‘다들 음악이라도 듣고 있는 걸까?’ 이들이 듣고 있는 것은 미술관에서 제공한 오디오가이드다. 그런데 오디오가이드에서 작품 설명 대신 음악이 흘러나온다.  

 

천경자 작가의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를 감상할 때는 램촙(Lambchop)의 ‘​이즈 어 워먼(Is a woman)’​이 흘러나온다. “잊을 수 있다면, 피고 지는 꽃처럼 잊을 수 있다면, 생의 슬픈 페이지들을 심연의 망각으로 던질 수 있을 텐데.” 오디오가이드와 함께 주는 가이드북에는 곡을 선곡한 뮤직디렉터의 감상이 담겨 있다. 박흥순 작가의 ‘복서’를 한참 바라보며 디제이 섀도(DJ Shadow)의 ‘​새드 앤드 론리(Sad and lonely)’​를 듣는 기분은 “부수고, 견디고, 버티고, 채우고, 스스로 단단해지는 시간”이라고 적혀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일 년 내내 매달 둘째 주와 마지막 주 수요일에 ‘뮤지엄나이트’를 진행한다. 폐장시간을 오후 8시에서 10시로 연장해 야근 후에라도 미술관에 들러볼 수 있다.​ 12월 12일에 미술관을 대표하는 두 개의 상설전에 음악을 넣어 ‘뮤직+뮤지엄나이트’를 진행한다.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전과 가나아트 컬렉션 상설전인 ‘시대유감’을 활용한 음악과 미술의 콜라보다. 

 

​뮤직디렉터는 ​모던록밴드 스웨터의 보컬 이아립 씨가 맡았다. 그녀의 선곡과 함께 총 10개의 작품을 감상하게 된다. 작품별로 선정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며 그림을 보는 맛이 새롭다. 미술관 입구 대여데스크에서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하거나 도슨트앱을 실행하면 된다. 여기에 날씨나 테마에 따라 실내와 실외를 활용해 재즈나 클래식, 디제잉 등 각종 공연을 비롯해 다채로운 행사를 더한다. 어렵기만 했던 현대미술이 재미있어지는 시간이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는 일 년 내내 매달 둘째 주와 마지막 주 수요일에 ‘뮤지엄나이트’를 진행한다. 폐장시간을 오후 8시에서 10시까지 연장해 야근 후에라도 미술관에 들려볼 수 있다.​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예술가의 런치박스’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격주 화요일 오후 12시~1시, 딱 점심시간에 진행된다. 단순히 관람하는 예술을 넘어 관람객이 퍼포먼스에 직접 참여하거나 예술가와 교류하면서 작품을 직접 만들어간다. 여기에 점심시간이라면 빠질 수 없는 런치박스가 예술가와 관람객, 예술작품과 일상소품의 매개체가 된다. 미술관 한편의 공간이 식사와 소통의 공간으로 변신한다. 작가와 관람객이 서로에게 음식을 떠먹여주거나, 곡괭이 모양의 스푼으로 미술관이라는 가상의 탄광에서 블랙푸드를 캐 먹는 등 매달 재기발랄한 예술가의 실험이 이어진다. 프로그램의 연장선에 있는 음식들을 먹고 마시고 대화하는 일상적 행위를 통해 현대미술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12월 4일과 11일에는 인근 소상공인과의 교류를 더할 예정이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멀지 않은 남대문시장에서 구입한 먹거리와 상품을 활용해 ‘푸드&프로덕트 브랜딩’을 진행한다. 관객이 직접 프로그램에 참여해 지역 활성화를 비롯해 지역 브랜딩을 함께 한다. 크리스마스 한정 상품들로 색다른 크리스마스를 미리 즐길 수 있다. 매회 30명 선착순 모집하며 1만 원의 참가비가 있다. 

 

격주 화요일 오후 12시~1시에 진행하는 ‘예술가의 런치박스’.  작가와 관람객이 서로에게 음식을 떠먹여주거나, 곡괭이 모양의 스푼으로 미술관이라는 가상의 탄광에서 블랙푸드를 캐 먹는 등 관람객과 함께 재기발랄한 예술가의 실험이 이어진다. 사진=서울시립미술관 제공


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에서도 매월 첫째, 셋째 주 금요일과 마지막 수요일에 뮤지엄나이트가 열린다. 오는 12월 7일 저녁 7시에는 ‘2018 서울사진축제 필름페스티벌’이 펼쳐진다. 다함께 영화 ‘더 랍스터’를 관람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21일 저녁 7시에는 ‘Hello 크리스마스!’라는 주제로 뮤직콘서트를 선보인다. 문화가 있는 날인 26일 저녁 7시에는 ‘무지카 에스 스트링 챔버’라는 클래식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도 뮤지엄나이트 행사가 다채롭다. ‘MMCA 뮤지엄나이트’는 미술관의 열린 공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이벤트로 꾸며진다. 삼청동의 서울관과 덕수궁 내의 덕수궁관, ​경기 과천의 과천관 등 미술관마다 행사가 다르다. 

 

서울관은 매주 금, 토요일 밤 9시까지 개장하며 ‘PLAY WITH US!’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 뮤지엄나이트에서는 계절에 따라 스트리트댄스와 현대무용, 발레를 비롯해 리처드 용재 오닐의 연주와 달리기 행사 등이 펼쳐졌다. 12월 7일과 8일 저녁 7시에는 ‘타자’라는 연극을 관람한다. 12월 22일에는 뒤샹전과 함께하는 이벤트로 채워진다. 자세한 안내와 신청은 12월 초 국립현대미술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참가비 1만 원은 국제구호개발NGO인 월드비전에 전액 기부되어 난민아동의 정서회복을 돕는 미술 프로그램 지원에 사용된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은 매주 금, 토요일 밤 9시까지 개장하며 ‘PLAY WITH US!’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 올여름 뮤지엄나이트에서 선보인 MMCA 런 이벤트 모습. 사진=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과천관은 매주 토요일 9시까지 개장하고 문화가 있는 날인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밤 9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덕수궁관은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 9시까지 야간개장하며 마지막 수요일은 무료 관람이다. 

 

일상에 예술을 들여놓는 일은 생각보다 쉬울지 모른다. “스며들어 보는 거죠. 어디까지 들어갈 수 있는지, 그 깊이와 농도를.” 국립현대미술관에 전시 중인 윤형근 작가가 생전에 한 말이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심심한 것이다. 매일의 일상처럼”이라는 작가의 말을 친구 삼아 일상을 예술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핫클릭]

· [퇴근야행] "창고에서 만나" 성수동 수제화거리에서 이색카페 탐험
· 서귀포 '작가의 산책길'을 이중섭과 함께 걷다
· [퇴근야행] 새것의 세련됨과 옛것의 푸근함 사이 그 어디쯤 '만리재로'
· [퇴근야행] 오래된 골목과 트렌디한 맛집의 어울림, 해방촌
· [퇴근야행] '맛, 멋, 재미 찾아' 골목탐험의 진수, 익선동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