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머니

[금융은 AX 중] 상위권은 분주, 나머진 조용…저축은행은 '양극화'

오케이·웰컴·SBI 등 체질 개선에 박차…은행 투자 여력 따라 격차 더 커져

2026.04.17(Fri) 15:26:24

[비즈한국] 금융업계가 인공지능 전환(AX)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흐름에 들어섰다. 데이터 분석과 리스크 관리, 자산 운용 등 금융업의 핵심 분야에서 AI를 도입하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좌우하는 과제로 떠올랐다. 생성형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정부의 정책 지원이 맞물리면서 금융사는 디지털 전환(DX)을 넘어 업무 프로세스, 조직 구조, 서비스 전략까지 AI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금융권 AI 전환의 흐름을 살펴보고, 업권별 전략과 활용 사례를 통해 AI가 이끌어갈 금융 산업의 변화 방향을 짚어본다.

 

오케이저축은행은 경영관리·마케팅·신용관리·소비자금융 등 주요 본부​ 명칭 앞에 AX를 붙이는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사진=박은숙 기자

 

저축은행이 AI 인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오케이저축은행은 최근 AI 기획·운영을 담당할 경력직 직원을 채용 중이다. 공고에 따르면 AI 기획은 전사 AX 방향성을 설정하고 프로젝트를 이끄는 역할로 AI·디지털 전략 수립, AI 프로젝트 기획 및 관리 등의 직무를 담당한다. AI 운영 담당은 AI 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맡으며, AI 에이전트 및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개발·구축·운영, 사용자 지원과 교육 등을 수행한다.

 

애큐온저축은행도 2월부터 AI 혁신팀에서 근무할 AI 개발자 및 팀장직 채용을 진행했다. 오픈소스 거대 언어 모델(LLM)과 검색 증강 생성(RAG) 아키텍처를 개발했거나, 에이전틱 AI(인간의 개입 없이 의사결정을 내리고 작업하는 AI 시스템)를 활용한 경험이 있는 인력을 찾고 있어서다.

 

SBI저축은행은 2025년 말 금융 AICT(AI·디지털·IT·데이터·DX) 신입 공채를 통해 AI 분야 인재를 확보했다. 생성형 AI 시스템 개발, 뱅킹·인프라시스템 개발 및 운영, 데이터 기획 및 분석, 디지털전환 기획 및 분석 등의 분야에서 채용했으며 컴퓨터공학, 정보보호 등 IT 계열 전공자나 기술 보유자를 선발했다.

 

AX를 추진 중인 저축은행의 경우 경영진 의지가 강한 것이 특징이다. 오케이저축은행은 올해 6연임에 성공한 정길호 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오케이저축은행은 AI를 조직 전반에 적용하기 위해 올해 초 조직 개편을 통해 경영관리·마케팅·신용관리·소비자금융 등 본부 명칭 앞에 ‘AX’를 붙였다.

 

교보생명과의 합병을 마치고 지난 6일 자회사로 편입된 SBI저축은행에서는 김문석 대표가 신년사에서 2026년을 ‘현장 중심의 AI 전환 원년’이라고 선언했다. AI 기술을 도입해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화하고 실제 성과로 이어지게 한다는 목표다.

 

SBI저축은행은 지난 1월 전사 차원의 AI 활용과 업무 혁신을 목표로 사내 생성형 AI 챗봇 ‘스비봇’을 개시했다. 스비봇은 오픈소스 LLM을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것으로 회사 규정·매뉴얼 등에 답하는 사내 지식용과 금융 용어, 코딩 지원 등을 제공하는 일반 지식용으로 사용된다. 더불어 PFC 테크놀로시스를 통해 AI 기반의 리스크 관리 솔루션 ‘에어팩 랩’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연체 발생 모니터링, 연체 고객 분석 등 대출 전략 수립과 신용 리스크 관리를 AI로 자동화한다.

 

AI 드라이븐 뱅크를 선언한 웰컴저축은행은 업계에서 처음으로 AI 기반의 뱅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박종성·손대희 각자 대표 체제로 전환하면서 오너 2세 경영 시대를 맞이한 웰컴저축은행도 AI 전환에 속도를 낸다. 박종성 부사장과 함께 취임한 손대희 대표는 손종주 웰컴금융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웰컴저축은행은 1983년생인 손 대표와 함께, AI 에이전트 및 정보보호 전문가인 신익식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인사를 계기로 리테일 금융에서 AX를 가속화하고 ‘AI 드라이븐 뱅크’로 체질을 개선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 1일에는 저축은행 업계 최초로 AI 기반의 금융비서·예상대출한도·이상거래탐지 등의 기능으로 구성된 AI 뱅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광고 모델로 2016년 구글 딥마인드 알파고와 바둑 대국을 펼쳤던 이세돌 유니스트 특임교수를 선정하기도 했다.

 

애큐온저축은행은 지난 14일 여신 마케팅 분야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고도화 프로젝트를 한다고 밝혔다. 개인 영업에서는 AI 활용한 사전 예측으로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제안해 대출 전환율을 높이는 것, 기업 영업에서는 LLM을 활용해 사업보고서 내용을 자동으로 분석하는 시스템을 갖춘다는 목표다. 지난해 말에는 업무 효율성 향상을 위해 내부 생성형 AI 챗봇을 고도화하기도 했다.

 

한편 저축은행 업계의 AX는 양극화하는 모습이다. 오케이·SBI와 같이 자본력 있는 상위권 업체나 KB·신한·하나·우리금융과 같이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경우 AX 흐름을 따라가지만, 실적 및 건전성 악화로 고전하는 중소형사의 경우 AX와 관련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 실적 양극화가 AI 도입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셈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2025년 저축은행 업권의 당기순이익은 4173억 원으로 전년(-4232억 원) 대비 흑자로 돌아섰지만, 이 중 67%가 오케이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에서 나온 수익이었다. 2025년 오케이저축은행은 당기순이익 1688억 원을, SBI저축은행은 1131억 원을 기록했다. 반면 페퍼·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은 적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웰컴·한국투자저축은행 등의 순이익은 흑자였지만 전년 대비 80~90% 감소했다.

 

수도권 외 저축은행의 경우 연체율 상승과 실적 부진을 함께 겪고 있다. 지난해 서울 내 저축은행의 평균 연체율은 5.6%였으나 그 외 지역 저축은행의 경우 7%를 넘어섰다. 순이익 면에서도 대구·경북·강원권 저축은행은 16억 원, 대전·충청권은 89억 원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자본력을 중심으로 업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중소형사는 건전성 관리가 우선인 데다 규제도 있어 신사업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핫클릭]

· 메가커피, 가맹점주와 소송전…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수에 어떤 영향?
· 학자금대출 연체율 '최고치', 취업해도 빚 못 갚는 청년들
· ​[인터뷰] 비타500 성공 주역이 '창고형 약국'을 연 진짜 이유
· [금융은 AX 중] 인터넷은행 3사 "AI 리딩 뱅크, 나야 나"
· [금융은 AX 중] 지방금융 3사, 인공지능 전환 '공동 대응' 주목
· [금융은 AX 중] AI 올라탄 뱅킹, 조직과 서비스 '대전환'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