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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싫어서 보는 영상으로 책 홍보?" 출판사들의 유튜브 실적

창비‧길벗‧위즈덤 등 출판 불황 타개 위해 영상 경쟁…매출 확대 기여는 미지수

2019.01.29(Tue) 11:04:23

[비즈한국] 출판사들이 유튜브(Youtube) 활용에 나서고 있다. 가지각색의 북트레일러는 물론 저자 인터뷰나 특강 영상 등으로 소비자들의 도서 구매를 확대하고 나선 것. 여행지 소개 영상으로 관련 서적을 홍보하기까지 한다. 침체된 출판시장에 맞선 자구책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출판사들의 유튜브 채널 활용이 적합하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창비의 유튜브 채널에는 10분 이내 저자 강연 형식이 많다. 사진=TV창비 유튜브 캡처


최근 유튜브 활용에 적극 나선 곳은 ‘창비’​다. 2017년 3월 ‘​TV창비’​를 개설, 구독자수는 1470여 명, 업로드 영상은 50여 개에 이른다. 볼거리는 다양하다. 저자와의 인터뷰는 물론, 전문가들이 출연해 책 내용을 주제로 대담을 진행하는 것. 책 ‘​법률가들’의 저자인 김두식 교수가 나오는 영상 ‘​대한민국 법조계 역사’​가 그 일례다. 

 

일부 콘텐츠에선 시인이나 소설작가, 방송국 PD 등이 등장해 도서를 추천하기도 한다. 책을 소개하는 북트레일러 영상도 가지각색이다. 애니메이션을 통해 일반지식을 전달하기도 하고, 드라마나 영화 예고편처럼 영상을 극적으로 만들어 책 내용을 표현하기도 한다. 영상의 길이는 평균 5분을 넘기지 않는다. 

 

‘​도서출판 길벗’​(길벗)이 개설한 유튜브 채널 ‘​길벗출판사’​는 TV창비에선 볼 수 없는 영상 콘텐츠들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일본, 베트남, 괌, 싱가포르 등 다양한 여행지를 소재로 한 각종 여행 영상이 올라와 있다. 모든 영상은 길벗에서 출판한 여행 관련 서적 내용을 참고해 제작됐다. 영상 말미엔 이 책들이 소개된다.

 

유튜브 채널 ‘​길벗출판사’ 화면. 사진=길벗출판사 유튜브 캡처


길벗 관계자는 “페이스북에만 영상을 올리다 최근 유튜브까지 활용하고 있다. 유튜브에 다양한 분야의 도서 관련 영상이 업로드 돼 있는데, 2월부터 여행 콘텐츠만 따로 모은 채널을 만들어 운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위즈덤하우스미디어그룹​(위즈덤하우스)’​의 유튜브 운영은 위 두 출판사보다 활발하다. 유명 저자들의 특강을 영상 콘텐츠로 올려 적지 않은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의 저자 김민식 PD의 강연 영상은 조회수 40만, ‘​1일1식’​ 저자 나구모 요시노리 특강은 10만을 넘어섰다. 

 

위즈덤하우스 관계자는 “​최근 미디어전략실에 있던 영상부서를 독립시켜 영상 콘텐츠 제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올해엔 과거 우리가 지원했던 ‘​이동진의 빨간책방’​이란 팟캐스트를 유튜브 채널로 가져올 준비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북이십일, 문학동네, 한빛비즈 등의 출판사들도 대거 영상 콘텐츠를 제작, 이를 유튜브 채널에 선보이는 중이다. 한빛비즈 내부 관계자는 “40대를 타깃으로 경제·경영서를 출간하다 보니 영상 콘텐츠를 제작한 지는 얼마 안 됐다. IT 서적이 주력인 모기업 한빛미디어는 일찍이 유튜브 영상을 활용해 10~20대들을 끌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출판사 ‘북이십일’이 책 ‘​엄마의 자존감 공부’​를 홍보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에 올린 ‘​천 번을 미안해도 나는 엄마입니다’​ 영상. 조회 수 50만 회를 넘어섰다. 사진=북이십일 유튜브 캡처


출판사들의 이러한 콘텐츠, 마케팅 채널의 다변화는 자구책이기도 하다. 지난해 4월 한국출판저작권연구소가 발표한 출판시장 통계에 따르면, 68개 주요 출판사의 2017년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0.0% 감소한 3170억 원이다. 5년간 실적 비교가 가능한 61개 주요 출판사의 2017년 매출액은 4조 7698억 원을 기록, 2013년부터 4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다.

 

창비 관계자는 “​사람들이 즐기는 콘텐츠 형태가 글, 사진에서 영상으로 옮겨가는 만큼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유튜브 채널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효과가 있을진 미지수다. 최근 한 달간 출판사들 채널에 올라온 영상 중 조회 수 1만을 넘는 콘텐츠는 손에 꼽힌다. 100회 미만을 기록한 영상들도 적지 않다. 위즈덤하우스 관계자는 “​콘텐츠마다 조회수가 천차만별이며 유튜브 채널 운영이 매출에 얼마만큼 영향을 줄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출판 편집자로 9년간 일한 유희경(시인) ‘​위트 앤 시니컬(wit n cynical)’ 대표는 “​유튜브는 활자를 보고 싶지 않은 순간 혹은 활자를 멀리하는 이용자들이 접속하는 플랫폼이다. 유튜브로 책을 홍보한다는 건 아이러니한 부분이 있다”​며 “​이들 영상이 중간마다 나오는 유튜브 광고를 무릅쓰고 볼 만큼 화려하거나 흥미를 끌어당기는 것도 아니다. 판단은 이를 수 있으나 아직까지 그 효과는 미미해 보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튜브를 정말 활용할 계획이라면 책의 내용을 보여주는 게 아닌, 별개의 정보가 책에 대한 정보로 연결되거나 책을 읽고 싶게 만드는 형식을 취해야 할 것”​이라며 “​짤막한 감성 에세이집이나 웹툰에 기반한 서적 등을 전문으로 내는 일부 출판사에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성진 기자 reveal@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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