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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글로벌 '더블 딥' 우려, 한국도 경고음

인위적 '소비 증가' 후 기업들 '투자 확대' 따라오지 않아 선순환에 의문

2020.09.25(Fri) 12:28:41

[비즈한국] 기획재정부는 1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간 경제 전망 발표’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은 OECD 회원국 중 1위, 주요 20(G20) 국가 중 2위로 예상됐다”며 우리나라 경제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세계적으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경기가 반등을 이어가는 대신 ‘더블 딥(경기침체 후 잠시 회복세를 보이다 다시 침체에 빠지는 이중 침체 현상)’에 접어들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의 경제지표도 ‘더블 딥’ 초기 증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추석연휴를 보름가량 앞둔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이 이용객들로 붐비는 모습. 사진=박정훈 기자​


우리 정부의 낙관과 달리 미국 등에서는 경제지표의 심상치 않는 움직임을 보며 ‘더블 딥’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 경제지표도 ‘더블 딥’ 초기 증상을 보이고 있어 자칫 재정에 공백이 생기는 연말 연초에 커다란 충격파에 휘말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재부는 ‘OECD 중간 경제 전망 발표’ 자료에서 “OECD는 우리나라의 2020년 성장률을 6월 전망(-1.2%)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1.0%로 전망했다”며 “OECD 국가 중에서 터키와 미국, 우리나라만이 2021년에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고, 특히 우리나라 회복수준이 가장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밝혔다. 8월 전망(-0.8%)보다 하향조정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지만, 정부는 상향조정이라고 주장하며 경제 낙관론을 펼친 셈이다.

 

그러나 세계 경제계 분위기는 글로벌 경제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더블 딥’에 빠지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대비책 마련에 분주하다. 전 세계적으로 8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환자가 재차 급증하면서 3분기 글로벌 경제성장률이 크게 개선되더라도 4분기에 성장률이 급전직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기가 침체를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려면 침체기에 늘어난 재고가 줄면서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는 선순환 흐름(소비 증가→재고 감소→투자 확대→고용 증가→소비 증가)이 보여야 하는데 이런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7월 제조업 재고 감소율은 1년 전에 비해 -1.0%로 나타나 재고가 늘어났다. 일본도 같은 기간 재고 감소율이 -4.8%로 일부 회복세에도 재고는 증가했다. 세계 제조업 공급망에서 공장 역할을 하는 중국과 베트남 역시 최근 글로벌 경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재고는 확대 추세다. 중국의 7월 재고는 1년 전에 비해 1.9% 늘었고, 베트남의 재고는 올 2분기에 26.7%나 급증했다.

 

이처럼 재고가 줄지 않는 것은 세계적으로 소비가 회복되지 않는 탓이다. 세계 각국이 지원금을 쏟아 부은 5~6월 일시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후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이다. 미국은 5월(이하 전월 대비)과 6월 각각 18.2%, 8.2%였던 소매판매 증가율이 7월 1.2%로 쪼그라들었다. 일본은 6월 소매판매 증가율이 13.1%까지 늘었지만 7월 –3.4%로 역성장했다.

 

소비 부진에 기업이 투자를 늘릴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세계적인 고용 악화사정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G20 국가 실업률은 올 1분기에 4.7%에서 2분기에 8.1%까지 급등했으며, 올 3분기 7.5%, 4분기 7.4%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각국 정부의 부양책에도 고용 회복이 더디고 소비가 둔화되고 있어 글로벌 경기가 회복을 지속하기보다는 ‘더블 딥’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실제로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세계 펀드매니저 200여 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향후 경기가 ‘더블 딥’을 보이는 W자형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 응답자는 37%였다. 반면 경기가 계속 회복하는 V자형 전망을 내놓은 응답은 17%에 그쳤다. 

 

우리나라 경제지표도 ‘더블 딥’ 경고음을 내고 있다. 7월 소매판매는 정부 정책 효과가 소멸되고, 집중호우 및 긴 장마 등 기상이변이 겹치면서 전월 대비 15.4% 감소했다. 8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27만4000명 줄었다. 특히 농림어업 취업자수가 3000명 줄면서 2017년 5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8~9월 소비와 고용을 중심으로 실물 지표가 악화되면서 우리 경제가 ‘더블 딥’ 수렁에 빠져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2.3%에서 최대 -5.5%까지 급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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