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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오지급 비트코인' 회수 가능성은 얼마나?

법조계 "소송 나설 수밖에 없을 것" 관측…형사는 힘들지만 민사로는 가능할 듯

2026.02.09(Mon) 11:08:42

[비즈한국] 지난 6일 오후 7시, 전국 빗썸 고객 중 249명에게 평균 2490개의 비트코인이 지급됐다. 총 62만 개. 당시 거래금액 기준(9800만 원)으로 61조 원이 넘는 규모다. 대부분 이들은 오입금된 비트코인을 처분하지 않았지만, 이들 중 80여 명은 비트코인을 실제로 처분했다. 대부분은 회수됐지만, 문제는 여전히 빗썸이 회수하지 못한 비트코인이 125개(약 129억 원)에 달한다는 것이다. 그나마 30억 원가량은 고객과 빗썸이 회수 방안을 논의 중이지만, 나머지 몫은 다른 코인을 구매한 고객의 기존 코인과 섞여 있어 회수에 난항이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빗썸이 민사와 형사 소송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일부 고객은 빗썸 측의 연락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에서는 ‘형사 처벌’은 어렵지만, ‘민사 소송’으로 회수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본다.

 

서울 서초구 빗썸 라운지. 빗썸이 오입금한 비트코인을 회수하고 있으나 125개(약 129억 원)는 아직 회수하지 못했다. 일부 고객은 빗썸 측의 연락도 받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박정훈 기자

 

#대법원 ‘비트코인=재물 아냐’ 판단 바뀔까 

 

과거 대법원은 타인의 현금이 자신의 은행 계좌로 잘못 송금되었을 때, 이를 임의로 인출해 사용하면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봤다. 신의칙상 보관 관계가 성립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다만 비트코인은 다르다. ‘현금’이 아니다. 알 수 없는 경위로 이체된 비트코인을 매도해 현금화한 피고인에 대해 지난 2021년 대법원은 횡령죄도 배임죄도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무죄(파기환송)를 선고했다. 잘못 송금된 비트코인 14억 원어치를 본인의 다른 계정으로 이체한 이에게 “가상자산은 법률상 법정화폐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지 않다”며 무죄를 선고한 것. 

 

법원이 비트코인을 횡령의 대상으로 보지 않은 것은 형법상 횡령죄의 객체인 ‘재물’에 대한 정의 때문이다. 물리적 실체가 있는 재물인 현금과 달리, 비트코인은 물리적 실체가 없는 ‘디지털화된 정보’로 판단한 것. 경제적 가치가 있는 재산상 이익일 수는 있지만, 횡령죄가 적용되는 재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재물이 아니기 때문에 보관이나 횡령의 개념을 적용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이는 과거 주식의 사례와 유사하다. 주식 역시 실물 종이 형태의 주권이 발행되었느냐에 따라 횡령죄 성립 여부가 나뉘었다. 실물 주권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남몰래 처분하면 횡령죄를 적용했지만, 실물 종이가 없는 주식은 비트코인처럼 재산상 권리로 취급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판단 하에 지난 2023년 “(상장을 앞둬)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채 일괄예탁 제도 등에 의해 예탁된 것으로 취급되는 주식은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상장사의 주식은 예탁결제원에 예탁돼 계좌 간 대체 기재의 방식에 의해 양도되기 때문에 재물에 해당하므로 횡령죄의 객체가 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형사 사건도 판례 바뀔 수도 

 

형사 처벌 가능성은 낮지만, 민사로는 회수가 가능할 것이라는 게 법조계 관측이다. 빗썸의 랜덤박스 이벤트 때 당첨금을 1인당 2000~5만 원으로 명시한 만큼 당첨자 본인은 이를 충분히 부당 이득으로 인지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 회사 측이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을 청구해 승소하면 이를 반환하지 않은 고객은 비트코인 처분 가격을 반환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주식처럼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형사 사건’에서도 판례 변경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수년 사이 금융당국이 가상자산거래소에 실물 비트코인을 보유할 것을 요구했고, 가상자산이 주식처럼 ‘거래를 통해 현금화가 용이한 투자상품’이라는 개념이 확대됐기 때문.

 

다만 빗썸이 수천 개의 비트코인을 오입력했는데 실제로 매도 거래된 점 등 ‘예탁’ 개념이 모호한 부분은 여전히 변수다. 관련 금융사건 경험이 많은 한 변호사는 “실제로 빗썸이 확보한 비트코인의 수량과 실제 거래량의 차이 유무를 확인해야 하는 등 예탁에 대해 구체적인 지점에서 확인해야 할 게 많아 여전히 비트코인을 재물로 보고 형사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다만 투자자들 대다수가 코인을 주식처럼 판단하고, 정부가 몇 년 사이 가상자산 거래소에게 ‘주식 시장’에 준하는 가이드라인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법원에서 가상자산을 ‘재물로 볼 수 있다’고 다르게 판단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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