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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선 긋고, 예외는 제한" 정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미세조정'

계약 후 잔금·등기 기한 4개월로 조정…세입자 있으면 실거주 의무 최대 2년 유예 검토

2026.02.10(Tue) 11:44:35

[비즈한국] 정부가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적용 계약 시한을 오는 5월 9일로 재확인하고, 토지거래허가구역 잔금·등기 기한을 허가일로부터 4개월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은 임차 기간 동안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되, 정책 발표일로부터 최대 2년 범위 내에서만 예외를 인정하고, 대상도 무주택자 매수로 제한한다. 등록 임대주택 역시 의무 임대기간 종료 이후 일정 기간 내 매각해야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을 유지하도록 제도를 손질한다는 방향이 함께 제시됐다.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부는 “무제한 예외는 없다”는 원칙 아래, 중과 유예 종료라는 큰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거래 절벽과 규제 우회 가능성을 동시에 관리하는 세부 조정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중과 유예 종료라는 큰 방향은 유지하되, 거래 절벽과 규제 우회 가능성을 동시에 관리하기 위한 ‘미세 조정’이라고 설명했으며, 이는 단기 충격보다 시장 참여자들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구조적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발언 중인 구윤철 경제 부총리. 사진=임준선 기자

 

이번 후속조치는 양도세 중과 유예를 끝내겠다는 정책 기조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제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 경직을 최소화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반복된 유예 연장으로 누적된 “어차피 또 미뤄질 것”이라는 기대 심리를 차단하는 동시에, 토지거래허가제와 실거주 요건이 만들어온 실무적 병목을 풀겠다는 의도가 겹쳐 있다.

 

정부가 다시 한 번 ‘5월 9일 계약’을 기준선으로 못 박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간 다주택자들은 유예 연장 가능성에 기대 매도를 늦춰왔고, 이는 매물 잠김 현상을 키워왔다. 종료 시점을 명확히 고정함으로써 더 이상 관망이 통하지 않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메시지다. 다만 세제 방향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기보다, 거래가 실제로 성사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실무 규칙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충격을 흡수하려는 전략을 택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잔금·등기 기한을 ‘허가일로부터 4개월’로 조정하는 방안 역시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허가 신청과 심사, 자금 조달, 등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기한이 지나치게 짧을 경우 계약만 체결되고 거래가 완료되지 못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 유예 종료 국면에서 이런 병목이 확대될 경우 시장이 급격히 경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세입자가 있는 주택의 실거주 의무에 예외를 둔 것도 거래 정체를 막기 위한 보완책이다. 토지거래허가제 하에서는 원칙적으로 매수인의 실거주가 요구되지만, 임차인이 거주 중인 주택은 당장 입주가 불가능해 매각 자체가 막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정부는 임차 기간 동안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되, 임대 종료 후에는 반드시 실거주하도록 해 거래 병목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예외는 정책 발표일 기준 최대 2년으로 제한되고, 무주택자 매수에만 적용된다. 대통령이 “무제한으로 둘 수는 없다”고 선을 그은 배경이다. 예외 범위를 넓게 열 경우 전세를 낀 매수, 이른바 갭투자가 사실상 허용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했다. 거래 정상화와 투기 차단이라는 두 목표 사이에서 정부가 선택한 절충안으로 풀이된다.

 

회의에서는 등록 임대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에 대한 제도 손질 필요성도 함께 거론됐다. 임대사업자 등록 주택은 의무 임대기간(8년)이 끝난 뒤에도 양도세 중과 배제 혜택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중과 유예 종료라는 정책 방향과 충돌하는 우회 통로로 지적돼 왔다. 정부가 임대 종료 후 일정 기간 내 매각해야 혜택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문제의식에서 나온 조치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투기 완화가 아니라, 제도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실적 혼선을 줄이기 위한 보완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회의 직후 “국민 관심이 가장 높은 게 ‘제가 몇 채 들고 있는데 전세를 주고 있어서 당장 못 들어가면 어떡하느냐’는 부분”이라며 “국민들의 애로와 시장 상황을 감안해 임차인이 임대 중인 기간 동안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고, 임차 기간이 끝나면 반드시 실거주하는 방식으로 국민 걱정을 덜어드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정 가능한 임대 기간과 관련해서는 “세입자의 남은 첫 번째 임대기간에 해당하고, 계약 연장까지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예외 한도는 2년으로 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보완대책 발표 시기에 대해서도 “이번 주 시행령을 빠르게 개정해 이런 방식으로 확실하게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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