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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 국회 탓" 관세 압박에 여야 '대미투자특별법' 속도전

특위 구성결의안 본회의 통과…정부 "세부 쟁점 조율해 법안 완성도 높일 것"

2026.02.09(Mon) 15:48:34

[비즈한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국회의 입법 지연을 문제 삼으며 다시 관세 인상 카드를 꺼내 들자 정치권이 빠른 대응에 나섰다. 국회는 9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대미 투자 합의 이행을 전담할 ‘원포인트 특별위원회(특위)’ 구성 결의안을 의결했다. 지난 1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왜 한국 국회는 합의를 승인하지 않느냐”고 공개 압박한 이후 고조된 통상 리스크에 대한 국회의 공식 대응이다. 이번 특위 가동은 단순한 국내법 정비를 넘어 미 행정부의 관세 보복 명분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방어적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야, 원포인트 특위 전격 가동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와 의약품 등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상향하겠다고 예고하며 입법 공백을 정조준하자 정치권의 움직임도 급해졌다. 정부와 여당은 8일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긴급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미 행정부의 불만을 잠재울 ‘입법 속도전’ 방안을 확정했다.

 

국회는 대미 투자 합의 이행을 전담할 ‘원포인트 특위’를 전격 가동하며 입법 속도전에 돌입했다. 여야는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관리 거버넌스를 구축하는 특별법을 3월 9일까지 처리한다는 목표 아래 한 달 집중 심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사진=이종현 기자

 

정부 측은 미국의 관세 인상 관보 게재를 막기 위해서는 국회의 가시적인 움직임이 최우선이라는 인식을 공유했고, 야당 역시 국익 차원에서 선결 조건 없는 특위 구성에 동의했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특위는 더불어민주당 8명, 국민의힘 7명, 비교섭단체 1명 등 총 16명으로 꾸려졌다.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맡는다. 기존 정무위·기재위·산업위로 흩어진 논의를 특위로 집중하는 구조다.

 

국회는 늦어도 3월 9일까지 법안을 최종 처리한다는 마지노선을 설정하고, 한 달간 집중 심의에 돌입했다. 현재 국회에 발의된 특별법은 한미 양국이 합의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거버넌스 구축이 핵심이다.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과 전략투자기금 조성, 연간 약 200억 달러 수준의 송금 한도 설정 등이 골자다. 대규모 자본 이동이 국내 외환시장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 성격이다.

 

정부는 야당이 요구해온 국회 보고 의무 강화 등 투명성 제고 조항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며 법안 완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기업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세부 쟁점을 조율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특위 핵심 과제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거버넌스 구축

 

당초 우리 정부가 약속한 3500억 달러라는 투자 규모 이면에는 기업 부담이라는 구조적 리스크도 존재한다. 미국 조선 산업 재건을 목표로 한 ‘마스가(MASGA)’ 사업과 연계해 국내 조선사들의 현지 투자 확대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결코 말처럼 쉬운일은 아니다. 미국의 높은 인건비와 자재비를 감당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변수는 알래스카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다. 미국 측이 에너지 협력 차원에서 사업 참여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사업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 투자나 구매 확약이 선행될 경우 국내 기업과 공공 부문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막대한 초기 투자비와 불확실한 수익 구조를 감안할 때, 특위 논의 과정에서 경제성 검토와 위험 분담 구조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힘을 얻고 있다.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자동차 업계에 최대 ​연 ​11조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자동차 업계는 조속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사진=KAIA 제공

 

관세 25%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최대 ​연간 ​11조 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자동차 업계는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업계와 경제단체들은 관세 불확실성이 기업 경영과 투자 계획을 크게 흔들고 있다며, 조속한 입법을 통해 통상 리스크를 해소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이번 특위의 성패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관세 인상의 명분을 얼마나 빠르게 무력화하느냐에 달려 있다. 입법 완료까지 남은 시간은 한 달 남짓. 국회 입법과 동시에 미 측과의 물밑 협상을 병행하는 전략적 유연성이 요구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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