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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불꽃축제부터 인프라까지…" LG유플러스, AI가 통신망 관리한다

장애 감지·대응하는 'AI 자율 운영 네트워크' 본격화…"안정성 최우선, 보수적 접근할 것"

2026.02.10(Tue) 15:29:49

[비즈한국] 서울 불꽃축제처럼 수십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현장에서는 특정 기지국에 트래픽이 집중되며 통신 지연이 발생하기 일쑤다. 과거에는 숙련된 엔지니어들이 실시간으로 기지국 설정을 변경하며 대응해야 했지만, 이제는 AI 에이전트가 다수의 기지국을 동시에 모니터링하고 과부하를 자동 제어하는 방식으로 품질 저하를 막는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이 같은 방식은 지난해 서울 불꽃축제 상용망에서도 이미 적용됐다.

 

네트워크 장비 자체에는 이상 알람이 없지만 고객은 통화 끊김이나 IPTV 화면 깨짐을 겪는 상황도 있다. 기존 체계로는 포착되지 않아 고객 불만으로 이어지던 소위 ‘숨은 품질 문제’도 AI의 영역이 됐다. AI가 900여 개의 데이터를 학습해 미세한 이상 징후를 사건에 감지하고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 해결하는 방식이다.

 

LG유플러스가 통신망 운영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하는 자율 운영 네트워크 전략을 본격화한다. 10일 오전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참석한 ​권준혁 LG유플러스 네트워크부문장. 사진=강은경 기자


LG유플러스가 통신망 운영 전반에 AI가 장애를 감지·분석하고 대응까지 수행하는 ‘자율 운영 네트워크(Autonomous Network)’ 전략을 본격화한다. 인력에 의존하던 기존 운영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고객이 불편을 느끼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무중단·무불편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회사는 이를 통해 장애 대응 속도 단축과 고객 체감 품질 개선, 운영 효율 제고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4년 뒤 IoT 400억 대 시대 “사람 중심 운영은 한계”

 

이날 LG유플러스는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율 운영 네트워크의 개념과 상용망 적용 사례,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LG유플러스가 제시한 자율 운영 네트워크는 AI가 스스로 상황을 분석하고 판단해 조치를 수행하는 단계를 의미한다. 

 

권준혁 LG유플러스 네트워크부문장은 도입 배경에 대해 “가까운 미래인 2030년에는 400억 개의 디바이스가 IoT(사물인터넷) 네트워크에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 중심의 운영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IoT·머신 디바이스는 ‘불편을 참아주는’ 여지가 없다. 무중단·무불편 네트워크가 필수 조건”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직원이 AI 자율주행 로봇 ‘유봇(U-BOT)’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이를 위해 자율 운영 핵심 플랫폼인 ‘에이아이온(AION)’을 상용망에 도입했다. 2018년 단순 반복 업무 자동화(RPA)에서 시작해 2021년 지능화를 거쳐 현재의 에이전트 기반 자율화 단계로 진화해 온 결과다. 에이아이온은 디지털 트윈과 AI 분석 기능을 결합한 네트워크 운영 플랫폼으로 장애 대응과 품질 관리, 트래픽 제어 등을 수행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에이아이온 도입 이후 모바일 고객의 품질 불만 접수 건수는 70%, 홈 고객은 56% 감소했다. 

 

박성우 LG유플러스 네트워크AX그룹장은 “기존에는 사람이 인지·분석·판단·조치를 수행했지만, 자율 운영 네트워크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이 과정을 수행하고 사람은 감독 역할을 한다”고 했다. 사람은 ‘의도’만 전달하고 실행은 에이전트가 담당하는 구조다. 현재 약 210개의 AI 에이전트가 가동 중으로, 향후 단계적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국사’도 자율화 “레벨 숫자보다 안정성이 우선”

 

물리적 통신 인프라인 ‘국사(전기통신설비 수용 거점)’ 관리 영역도 자율화 전략의 핵심으로 제시됐다. LG유플러스는 전국에 약 5000개의 국사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 상당수는 상주 인력이 없는 무인 국사다. 국사는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IPTV 등 서비스의 기반 설비가 집약된 공간으로, 작은 이상도 대규모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안정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LG유플러스는 실제 국사 환경을 가상 공간에 그대로 구현한 ‘디지털 트윈’을 구축했다. 디지털 트윈은 국사 내부 구조와 장비 배치, 전력·온도·습도 등 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원격에서도 현장과 동일한 수준의 상황 인지를 가능하게 한다. 장애 발생 시에는 해당 국사의 상태와 장비 위치를 즉각적으로 파악해 대응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사 내부에서는 자율주행 로봇 ‘유봇(U-BOT)’이 실제 점검 역할을 수행한다. 로봇은 국사 내부를 이동하며 장비 상태와 환경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집된 정보는 디지털 트윈과 AI 분석 시스템에 연동돼 운영에 반영된다. 

 

10일 ​박성우 네트워크AX그룹장이 ​‘유봇(U-BOT)’​을 소개하고 있다. 유봇​은 LG AI연구원의 대규모 언어모델(LLM) ‘엑사원(EXAONE)’을 활용한 자율 주행 로봇이다. 사진=강은경 기자


박성우 LG유플러스 네트워크AX그룹장은 “국사와 동일한 3D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장애 장비 위치와 환경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고, 로봇이 이동하며 데이터를 수집해 운영에 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휴머노이드나 액션 로봇은 안정성이 확보된 이후에야 검토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현재는 일부 국사에서 실증을 진행 중이며, 안정성이 확인되면 적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권준혁 LG유플러스 네트워크부문장은 “유봇과 디지털 트윈은 ‘로봇을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인 국사의 상황을 가장 빠르고 정확하게 원격에서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기술 기반에는 LG그룹 내 기술 역량이 활용되고 있다. LG AI연구원의 대규모 언어모델 ‘엑사원(EXAONE)’이 적용됐고, 하드웨어는 베어로보틱스와 협력해 개발했다. 박 그룹장은 “AI 관련 영역에서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과 솔루션 파트너 등과의 협력도 함께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자율 운영 네트워크를 단기간에 완성하기보다 상용망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고 단계적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권 부문장은 “교과서적인 개념이 아니라 7년 이상 축적한 실제 운영 경험 위에서 자율화를 구현하고 있다”며 “레벨 숫자 자체보다 중요한 건 안정성이고, 상용망 적용은 매우 보수적으로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도입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 우려에는 명확히 선을 그었다. 권 부문장은 “인력 재배치나 감축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며 “현장 경험이 가장 많은 직원들이 에이전트 개발에 직접 참여하고 있으며, 사람이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업무를 전환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 역량과 관련한 질문에는 글로벌 인증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상헌 LG유플러스 네트워크 선행개발 담당은 “경쟁사의 정확한 상황 파악은 어렵다”면서도 “현재로서는 (LG​유플러스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TM포럼(글로벌 통신산업협회) 인증을 받고 관련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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