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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야심작 '조선 팰리스', 레스케이프 부진 만회할 수 있을까

8개월간 5개 호텔 문 연 신세계 "포트폴리오 다각화, 이제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

2021.05.27(Thu) 12:30:06

[비즈한국]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이 문을 열며 신세계의 호텔 사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조선 팰리스는 이마트의 자회사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네 번째 독자 브랜드로 정용진 부회장이 공들인 사업으로도 알려져 있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에 문 연 조선 팰리스의 웰컴로비. 정용진 부회장이 각별한 애정을 쏟은 곳으로 알려져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호텔 줄줄이 폐업한 강남에 오픈  

 

25일 서울 강남구에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럭셔리 컬렉션 호텔(조선 팰리스)’이 문을 열었다. 옛 르네상스호텔 자리에 들어선 조선 팰리스는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선보이는 최고급 호텔 브랜드로 오픈 전부터 높은 관심을 끌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조선 팰리스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개관 전부터 개인 SNS에 수차례 호텔 관련 게시물을 업로드 하며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로비부터 라운지&바, 식당 등 호텔 곳곳의 사진을 올리며 대중의 관심을 끌었다.

 

조선 팰리스 오픈일인 25일 ‘1914라운지앤바’에서 프레젠테이션 중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코로나19로 호텔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조선 팰리스는 이를 기회로 바라본다. 지난 1년간 르네상스 호텔, 르 메르디앙 서울, 쉐라톤 팔레스 강남 호텔 등 강남권의 특급 호텔이 잇달아 문을 닫으면서 경쟁 호텔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강남 부유층 수요를 한 번에 잡을 절호의 기회다. 

 

최근 회원권 판매에 신청자가 대거 몰린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1억 5000만 원 상당의 조선 팰리스 피트니스 회원권 판매에는 200명 모집에 600명 이상의 신청자가 몰렸다. 호텔 피트니스가 오픈 초기부터 신청이 빗발친 것은 이례적이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개관 전부터 피트니스 회원권 판매 문의가 많았다. 오버 부킹을 예상하지 못해 구청에서도 선착순 모집으로 허가를 했다”며 “5월 3, 4일에 회원권 구매를 희망하는 고객 대상의 1 대 1 투어 예약 전화를 받았는데 신청자가 대거 몰렸다”고 설명했다. 

 

신청자가 몰리며 회원권 판매는 추첨제로 진행하기로 했으나 현재는 잠정 중단된 상태다. 호텔 피트니스는 당분간 투숙객 전용으로만 운영된다. 

 

조선 팰리스의 레스토랑 등도 고가의 가격으로 화제가 됐지만 벌써부터 예약 경쟁이 치열하다. 뷔페 레스토랑 ‘콘스탄스’는 주말 점심 가격이 15만 원으로 업계 최고가로 책정됐지만, 주말에는 예약이 어려울 정도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뷔페 레스토랑, 한식 레스토랑 등은 주말의 좌석 예약이 마감된 상태”라며 “주중에 호텔을 오픈했음에도 불구하고 라운지&바에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고객이 찾았다. 고객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조선 팰리스의 그랜드 마스터스 스위트 객실. 조선 팰리스의 객실 가격은 최고 1600만 원에 달한다. 사진=조선호텔앤리조트 제공

 

#코로나19에도 나 홀로 호텔 확장, 성적표는 초라

 

코로나19로 호텔 시장이 휘청이는 가운데서도 신세계는 유독 호텔 사업에 공격적이다. 2018년 레스케이프를 시작으로 그랜드 조선, 그래비티, 조선 팰리스 등 독자 브랜드 호텔을 연달아 선보였다. 최근 8개월 동안 새로 문 연 호텔만 5개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단기간 내 다수의 호텔을 개관한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공격적 행보에 비해 지금까지의 성적표는 다소 초라하다. 이마트 자회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매출액은 2019년 2089억 원에서 2020년 1489억 원으로 28% 감소했다. 지난해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서울 명동’, ‘그랜드 조선 부산’, ‘그래비티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 등의 호텔을 새로 오픈하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매출은 감소했다. 객실 매출은 323억 원으로 전년도 695억 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고, 식음료 매출도 575억 원으로 전년(758억 원)보다 24% 감소했다.

 

레스케이프 객실 이미지. 중세 프랑스풍 인테리어와 콘셉트 등이 고객 사이에서 호불호가 갈리며 부진의 이유로 꼽혔다. 사진=레스케이프 홈페이지

 

특히 정 부회장이 야심차게 기획했던 레스케이프의 부진의 영향이 큰 것으로 지적된다. 레스케이프는 2018년 7월 개관한 호텔로 조선호텔앤리조트의 첫 자체 브랜드로 주목받았다. 정 부회장이 측근인 김범수 신세계호텔 상무를 총지배인으로 앉히는 등 높은 관심을 쏟았지만, 초반부터 성적이 좋지 못했다. 

 

레스케이프는 여름 성수기에 맞춰 문을 열었지만 객실 점유율이 30% 미만에 머물고, 평일에는 10%에도 못 미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하는 부티크 호텔 치고 높은 객실료와 호불호가 갈리는 중세 프랑스풍 인테리어, 콘셉트 등이 부진의 이유로 꼽혔다. 레스케이프를 론칭한 2018년 조선호텔앤리조트의 매출은 1916억 원으로 전년 5120억 원보다 62% 줄었다. 영업손실은 75억 원에 달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측은 레스케이프의 실적이 최근 상당 부분 개선됐다고 밝혔다. 호텔 관계자는 “레스케이프가 초반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다. 2018년 7월 개관 후 연말부터 조금씩 반응이 나왔고, 2019년에는 해외 시장에서 반응이 좋았다. 자리를 잡아가던 중이었는데 코로나19로 꺾인 바가 있어 아쉽다”며 “최근 MZ세대에게 어필하며 반응이 좋은 편이다. 지난 주말 객실 점유율이 80%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는 조선 팰리스를 끝으로 당분간 신규 호텔 개관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 관계자는 “호텔업은 장기적으로 봐야 하는 산업군인 만큼, 이러한 관점에서 브랜딩을 위한 시간을 갖고 있다”며 “다양한 브랜드를 선보이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앞으로는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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