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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면 프랜차이즈만 생존" 점주들 '배달앱 리뷰 폐지' 반대하는 이유

'점주 댓글 가능케' '선택형 리뷰' '악성 리뷰 모니터링 강화'…플랫폼 업체들, 폐지 대신 보완 방안 내놔

2021.07.14(Wed) 13:34:28

[비즈한국] ‘떡볶이집인데 튀김만 주문하고는 리뷰를 잘 쓸 테니 서비스로 떡볶이를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황당하다.’, ‘리뷰를 좋게 써줄 테니 고기를 100g 더 달라고 한다. 추가 금액을 내야 하는 것을 당연한 서비스로 요구한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이다.

 

배달앱 시장에서 리뷰, 별점 등의 영향력이 커지며 별점제·리뷰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리뷰제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제기되지만 자영업자도 배달앱 업체도 리뷰제 폐지에 대해서는 난색을 보인다.

 

배달앱 시장의 리뷰, 별점제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일부 고객이 리뷰, 별점 평가 등을 빌미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등의 행태가 늘었기 때문이다. 사진=임준선 기자

 

#방통위까지 나서서 리뷰·별점제 관리한다

 

배달앱 시장이 커지며 앱에 입점한 음식점 간의 경쟁이 치열해졌다. 소비자 선택권이 커지다 보니 고객 리뷰 하나하나가 음식점 매출을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자영업자의 고충은 배로 늘었다. 리뷰, 별점 평가 등을 빌미로 무리한 요구를 하는 고객 행태가 늘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사이에서는 ‘리뷰 거지’, ‘리뷰 빌런’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배달 음료 전문점을 운영하는 A 씨는 “배달앱 서비스를 이용하며 너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무리한 서비스나 황당한 환불 요구 등을 받아도 리뷰, 별점이 신경 쓰여 다 들어줄 수밖에 없다”며 “너무 많은 컴플레인을 하는 블랙컨슈머들은 배달기사 사이에서도 유명하다. 배달기사들이 주소만 보고도 ‘블랙컨슈머’라고 알려줘 이런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취소해버린다”며 한숨을 쉬었다.

 

리뷰, 별점 등에 대한 자영업자 불만이 속출하자 정부까지 나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1일 악성 리뷰, 별점 테러의 사각지대에 놓인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 등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정책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사업자와 최종 이용자 모두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리뷰·별점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 서비스 리뷰·별점제도 개선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악성리뷰·별점테러 피해 예방을 위한 정보통신망법 개정 등도 추진한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가이드라인 초안 작업을 시작하는 중이다. 올해 하반기 중 확정을 목표로 한다”며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리뷰·별점제를 운영함에 있어 이용사업자가 불이익의 피해를 받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는 전제하에 접근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리뷰·별점제가 이용사업자에게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하며, 이용자의 선택권에도 도움을 주도록 플랫폼 사업자가 노력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가이드라인을 구상 중”이라고 덧붙였다.

 

배달앱 업체들은 리뷰에 대한 순기능을 강조한다. 리뷰나 별점이 고객 의사 결정의 중요 데이터가 될 수 있고, 음식의 질이나 서비스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사진=최준필 기자

 

#‘리뷰제 순기능 큰데’​폐지는 ‘노(no)’, 리뷰제 보완 방안 검토 중 

 

최근 쿠팡이츠 앱을 통해 새우튀김을 주문한 소비자로부터 환불 요구와 리뷰 테러를 받은 음식점 점주가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리뷰제 폐지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방통위는 폐지에 대한 논의까지는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은 권고 수준이다. 함부로 특정 서비스 방식의 폐지를 얘기하긴 어렵다”며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았다고 해서 행정 처분이나 법적 제재는 불가하다”고 답했다. 

 

이어 “전기통신사업법에 근거해 이용자 보호업무를 잘 하고 있는지 사업자를 평가하고 공개하는 제도가 있다. 해당 제도의 평가 기준이나 방법론에 플랫폼 서비스 리뷰·별점제도 개선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 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 사이에서도 폐지에 대한 의견은 갈린다. 리뷰·별점제가 자영업자 죽이기라는 의견도 있는가 하면 순기능을 인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자영업자는 “‘한 번 음식 팔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가진 일부 점주들이 있다. 동종업계 종사자지만 심하다 싶을 정도”라며 “리뷰, 별점제가 있어서 이런 점주들도 신경써 음식을 만들고 서비스하게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영업자도 “작은 가게들은 별점이 높아 고객 눈에 띄고 주문이 들어온다”며 “만약 별점, 리뷰가 사라진다면 대형 프랜차이즈로만 고객이 몰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배달업체 관계자는 “플랫폼 사업자에게 고객은 점주뿐만 아니라 앱 사용자도 있다. 이들 사이에서 대립하는 이해관계의 중심을 맞춰야 한다”면서 “리뷰나 별점 등은 고객 입장에서 중요한 데이터가 될 수 있고, 음식의 질이나 서비스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리뷰제 폐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대신 리뷰제, 별점제를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쿠팡이츠는 서비스 도입부터 고객이 작성한 댓글에 점주가 댓글을 달 수 없는 시스템으로 운영해 왔다. 때문에 악성 리뷰에도 점주가 반박할 창구가 없어 불만이 컸다. 쿠팡이츠는 리뷰 시스템을 보완해 점주도 댓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도입한다고 밝혔다. 

 

경기도에서 운영하는 ‘배달특급’은 선택적 리뷰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현재 배달특급은 텍스트 리뷰 없이 별점제만 운영하고 있다. 악성 리뷰 등을 방지하기 위해 별점제만 운영해 왔지만 최근 들어 고객 사이에서 사진 리뷰 등을 보고 싶다는 요청이 커졌다. 이에 고객이 주문한 음식의 사진을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배달특급 관계자는 “고객이 사진을 올리고 지정된 문구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적 리뷰제’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직접 텍스트 리뷰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된 여러 개의 문구 중 선택하는 방식을 고려 중”이라며 “도입 시기는 하반기 중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배달의민족은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리뷰에 비속어, 거짓, 과장, 주문과 관련 없는 내용 등이 담기거나 명예훼손, 근거 없는 비방 등의 내용이 포함되면 해당 게시물을 차단한다. 반복적으로 게시물을 올리는 사용자는 서비스 이용을 차단할 수 있다. 배민 측은 허위 리뷰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리뷰 조작 행위를 근절한다는 계획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악의적 리뷰가 문제 되고 있지만 실상 올라오는 리뷰의 상당수는 선의의 리뷰”라며 “리뷰는 고객의 의사결정에 중요 요소로 쓰인다. 일부의 악성 리뷰어 때문에 정보가 될 수 있는 좋은 리뷰까지 없어지는 상황이 되면 사장님, 이용자 모두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다양한 리뷰제 개선 방안 등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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