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우리나라 시공능력 상위 10개 건설사의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고가 전년 동기 대비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상반기 누적 수주액이 1조 원을 돌파한 건설사는 지난해 2곳에서 올해 7곳으로 5곳이나 늘었다. 건설업계가 불황기에 안전한 사업으로 꼽히는 정비사업으로 눈을 돌렸다는 평가다.

#‘삼성물산 1위’ 상반기 10대 건설사 정비사업 수주 2.8배 증가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10대 건설사들이 수주한 정비사업은 총 27조 8116억 원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17조 7282억 원(176%) 증가했다. 수주 사업장 수는(공동수급 중복 계산 기준) 지난해 상반기 23곳에서 올해 상반기 42곳으로 19곳 늘었다. 10대 건설사가 수주한 정비사업 1건당 사업 규모는 평균 662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8억 원(51%) 증가했다. 비교적 큰 사업을 많이 수주한 셈이다. 올해 상반기 1조 원 이상의 정비사업 수주고를 기록한 건설사는 7곳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5곳이나 늘었다.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수주고를 기록한 건설사는 삼성물산이다. 누적 수주액은 5조 7195억 원으로 7432억 원에 그쳤던 지난해 상반기보다 4조 9763억 원(670%) 늘었다. 삼성물산은 지난 1월 1조 5695억 원 규모인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서 현대건설을 꺾고 시공권을 따낸 뒤, 지난 28일 6982억 원 규모인 울산 남구 B-04구역 재개발사업까지 총 8건의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올해 정비사업은 다른 건설사와 공동수급(컨소시엄)하는 사례 없이 모두 단독으로 따냈다.
이밖에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 정비사업 수주 실적은 △현대건설 5조 5357억 원(전년 대비 +67%), △포스코이앤씨 5조 302억 원(+42%), △롯데건설 2조 9521억 원(+215%), △DL이앤씨 2조 6830억 원(전년 동기 0원), △HDC현대산업개발 2조 5250억 원(+881%), △GS건설 2조 1949억 원(+467%), △대우건설 8673억 원(전년 동기 0원), △SK에코플랜트 3039억 원(-66%) 순으로 높았다. 시공능력 4위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상반기 정비사업 수주 실적이 한 건도 없었다.

#정비사업 규모와 사업성 따라 합종연횡, 수주전도 불사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가 수주전을 치르며 따낸 정비사업장은 4곳이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하면 3곳이나 늘었다. 올해는 삼성물산이 1월 따낸 한남4구역 재개발과 포스코이앤씨가 2월 수주한 경기 성남시 은행주공아파트 재건축(1조 2972억 원), 대우건설이 지난 14일 수주한 서울 서초구 강남원효성빌라 재건축(3387억 원), HDC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2일 수주한 서울 용산구 정비창전면1구역 재개발(9244억 원)에서 수주전이 성사됐다. 비교적 규모가 크고 사업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사업장이었다. 나머지 38개 정비사업은 경쟁입찰이 성사되지 않아 수의계약 형태로 수주했다.
올해 상반기 10대 건설사가 수주한 정비사업 28%는 컨소시엄 형태다. 전체 수주액 가운데 7조 7520억 원을 다른 건설사와 공동으로 수주했다. 10대 건설사 컨소시엄 사업장은 경기 구리시 수택동 재개발(2조 8069억 원, 현대·포스코), 부산 연제구 연산5구역 재건축(1조 4674억 원, 현대·롯데), 서울 성북구 장위9구역 재개발(8755억 원, DL·현대), 서울 노원구 상계5구역 재개발(7059억 원, 롯데·GS), 경기 수원시 구운1구역 재건축(6647억 원, 롯데·현대), 서울 강북구 미아9-2구역 재건축(6358억 원, 현대·현산), 서울 중랑구 면목7구역 재개발(5959억 원, SK·현대) 등 7곳으로 모두 5000억 원 이상 대형사업장이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은 일반 개발사업과 비교했을 때 리스크가 적은 사업으로 인식된다. 기존에 아파트를 소유한 조합원이 부지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간 물가 상승에 따른 공사비 인상 문제로 갈등을 빚었던 사업장이 많았는데, 공사비 기준점이 어느 정도 마련되면서 안정적인 정비사업에 다시 눈을 돌리게 됐다”고 전했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올해 사업성이 좋은 다수의 단지들이 시공사 선정에 나선 것도 원인”이라며 “도시정비사업은 수주보다 이후 관리가 더 중요하다. 수주고를 늘린 건설사들이 분쟁없이 제때 착공하고 준공을 마치는지도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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