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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채용 5년 만에 90만 명 붕괴…부동산, 숙박·음식점서 큰 타격

4월 채용 인원 89만 명으로 전년 대비 2만 1000명 감소…대부분 임시·일용직으로 취약계층 더 큰 영향

2025.06.27(Fri) 17:19:52

[비즈한국] 신규 채용 인원이 5년 만에 90만 명 선이 무너지는 등 올해 고용 시장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고용 시장 붕괴는 부동산 시장 악화로 건설업 채용이 급감하고, 내수 부진으로 숙박·음식점업 채용이 줄어든 때문이다.

 

올해 4월 기준 채용 인원은 89만 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만 1000명이 감소하며 2020년 이후 5년 만에 90만 명 아래로 떨어졌다. 사진은  24일 한 지자체 일자리 박람회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건설업과 숙박·음식업 특성상 감소한 채용 인원의 대부분이 임시·일용직이어서 내수 부진에 따른 고용시장 악화가 취약계층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첫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필요하다고 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이 정부 예상만큼의 효과를 거두느냐에 따라 고용시장 회복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추경 관련 국회 시정연설에서 “코로나 팬데믹도 견뎌낸 우리 경제가 지난 3년간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며 “특히 12·3 불법비상계엄은 가뜩이나 침체된 내수 경기에 치명타를 입혔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제는 타이밍’이라는 오랜 격언이 있다. 경기회복의 골든 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한다”며 “신속한 추경 편성과 속도감 있는 집행으로 우리 경제, 특히 내수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추경이 △심각한 내수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소비 진작 예산 11조 3000억 원 △경기 활성화를 위한 투자 촉진 예산 3조 9000억 원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민생 안정 예산 5조 원 등으로 편성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소비 진작과 사회간접자본(SOC) 및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강조한 것은 이와 관련된 건설업과 숙박·음식업의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의 ‘사업체 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채용 인원은 89만 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만 1000명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4월 신규 채용 인원이 90만 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20년 이후 5년 만의 일이다. 채용 인원 급락에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허가·착공물량이 하락한 데다 악성 미분양이 쌓이면서 건설 분야 채용이 급감한 것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 국토교통부 주택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전국 주택 인허가는 2만 4026가구로 1년 전에 비해 14% 감소했고, 착공은 2만 5044가구로 같은 기간 43% 줄었다. 악성 미분양은 올해 전국 2만 6422가구로 지난해 말에 비해 23% 증가했다. 

 

이러한 건설업 경기 냉각에 올해 4월 건설업 채용 인원은 25만 1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만 4000명이나 줄었다. 이렇게 대폭 감소한 건설업 일자리 대부분은 임시·일용직이었다. 건설업 상용직 채용 인원은 1만 9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000명 줄어든 데 반해 임시·일용직 채용 인원은 23만 2000명으로 1년 전보다 무려 2만 3000명이나 감소했다.

 

이러한 임시·일용직 채용 인원 급감은 건설업 일감 절벽 현상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건설업 상황은 올해 내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이러한 건설업 채용 부진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올해 건설 투자 성장률을 1998년 외환위기(-13.2%) 이래 가장 낮은 -6.1%로 제시한 상황이다. 

 

채용 부진은 내수 부진 후폭풍을 고스란히 받는 숙박·음식점업에도 나타나고 있다. 올해 4월 숙박·음식점업 채용 인원은 12만 1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1만 명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은 건설업보다 임시·일용직 일자리 피해가 더 컸다.  숙박·음식점업 상용직 채용인원은 3만 7000명으로 1년 전보다 6000명 늘어났지만, 임시·일용직 채용인원은 8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1만 6000명이나 줄어든 것이다.

 

고금리·고물가에 소비자들의 닫히기 시작했던 지갑이 지난해 말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사태, 미국의 관세 부과 여파 등으로 더욱 굳게 닫히자 임시·일용직부터 대거 정리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숙박·음식점업 생산지수(불변)는 올해 4월 114.7(2020년=100)로 1년 전에 비해 2.5% 감소하는 등 2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지 못하는 부진의 늪에 빠진 상태다.​

이승현 저널리스트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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