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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유탄 맞은 셀트리온 주가 향방 여전히 '안갯속'

유럽, 렉키로나 승인 권고 '순풍'에도 다국적 제약사 먹는 치료제 '악재'…셀트리온 소액주주 연대 강경 대응 분위기

2021.11.12(Fri) 14:12:32

[비즈한국] 다국적 제약사인 머크앤드커퍼니(MSD)와 화이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보급에 속도를 내자 주사 치료제인 ‘렉키로나’를 생산하는 셀트리온의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셀트리온그룹 창업주이자 최대주주인 서정진 명예회장의 ‘올 봄 코로나19 청정국가 돌입’이라는 공언과 달리 렉키로나의 더딘 확장세와 맞물려 셀트리온 주가는 흔들리고 있다. 올해 내내 주가 약세를 면치 못하자 지분율이 60%를 넘는 셀트리온 소액주주들이 연합에 강경 대응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인천 송도동 셀트리온 본사. 사진=셀트리온


그간 코로나19 치료제 대부분은 환자가 병원에서 의사 처방에 따라 주사를 맞거나 링거를 맞아야만 했다. 렉키로나는 정맥 주사(IV) 방식으로 코로나19가 확진된 성인 환자가 대상이고, 인공호흡이 필요하지 않고 경증에서 중증으로 병세가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치료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 개발에 착수해 올해 9월 식풀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품목 허가를 받았다. 이후 유럽연합(EU) 유럽의약품청(EMA)이 11일(현지시간) 렉키로나에 대한 승인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렉키로나는 코로나19가 역대 최고 속도로 확산 중인 유럽 의료 현장에서 처음으로 치료에 투입되게 됐다

 

셀트리온은 12일 이번 승인 권고에 따른 기대감을 나타내면서 호주에서 임상시험에 착수한 재택 자가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흡입형 렉키로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렉키로나를 통해 많은 환자들이 조기에 코로나19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글로벌 공급에 최선을 다하고, 흡입형 렉키로나 개발 성공시 다른 방식의 치료제 대비 경쟁 우위가 가능한 비용으로 더 많은 환자들에게 항체치료제의 검증된 효과와 안전성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MSD와 화이자 등 다국적 제약사들이 ​경구용 치료제를 개발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경구용 치료제들은 환자가 어디서나 복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통해 주사나 링거용 치료제들을 시장에서 밀어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대두되기 때문이다. 

 

EMA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EU 회원국들에게 MSD가 개발한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사용을 최대한 빨리 권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MSD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했고 영국은 지난 4일 18세 이상 성인에게 이 약의 사용을 세계 최초로 승인했다. 화이자 역시 MSD에 비해 좋은 임상결과를 바탕으로 시장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 정부도 경구용 치료제 도입에 적극적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8일 MSD와 화이자 등으로부터 40만 4000명분의 경구용 치료제 확보를 결정했고 내년 2월부터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류근혁 보건복지부 제 2차관은 9일 “경구용 치료제 도입을 내년 2월보다 최대한 앞당기고 옵션 계약을 통해 더 많은 물량을 들여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셀트리온의 주가는 지난해 12월을 기점으로 급등했다. 당시 코로나19 백신 수입보다는 치료제 개발을 강조한 정부의 정책 방향과 서정진 명예회장의 공언이 셀트리온 주가에 막대한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었다. 

 

지난해 11월 서정진 명예회장은 ‘글로벌 바이오포럼 2020’ 기조 연설자로 나선 자리에서 “전국민에 대한 진단 검사를 진행해 코로나19 환자를 조기 발견하고 항체를 투여한다면 2021년 봄이 오기 전 우리나라는 코로나 청정국가가 될 수 있다”고 공언했다.

 

지난해 12월 7일 셀트리온 주가는 1주당 39만 6239원으로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늦춰지는 렉키로나의 움직임에 셀트리온의 주가는 올해 4월부터 20만 원대에서 오르락내리락하더니 지난달 이후 경구용 치료제 부상 소식에 20만 원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이달 8일에는 52주 최저가인 19만 3500원을 찍은 후 당일 종가 19만 7000원으로 마감하며 20만 원 선마저 붕괴됐다. 

 

셀트리온 렉키로나주. 사진=비즈한국DB

 

이번 주 EU발 렉키로나 호재 영향으로 소폭 반등세를 보였지만 11일에는 부진한 3분기 실적 발표로 전일보다 1500원 하락한 21만 2500원으로 마감했다. 12일 증시 개장 후 다시 EU발 훈풍에 셀트리온 주가는 23만 2500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이미 호재 선반영 영향으로 오전장에서 21만 원대에서 횡보하는 양상이다.

 

셀트리온의 3분기 매출액은 40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9%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640억 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3.1% 급감했다. 연간 실적 목표치도 대폭 하향 조정된 상태다. 

 

셀트리온이 지난 5월 3일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을 대상으로 공매도가 재개된 후 세력들의 표적 종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도 주가 약세 원인으로 꼽힌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리면 이를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갚아 차익을 내는 방식이다. 공매도 잔고가 늘어난 것은 그만큼 주가 하락을 통해 수익을 내려는 세력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 포털에 따르면 11일 기준 공매도 잔고 금액이 가장 많은 코스피 상장사가 바로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이날 기준 8675억 원으로 압도적인 1위다. 이어 LG디스플레이(5701억 원), HMM(5455억 원) 순이다. 

 

셀트리온 공매도 잔고 대량보유자들은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간스탠리 등 대표적인 국제금융자본들이다. 

 

그간 셀트리온에 높은 충성도를 보여 왔던 소액주주들도 반기를 들고 있다. 소액주들은 지난달 5일 셀트리온 주주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출범해 주가 방어 등에 나서지 않을 경우 최대주주와 경영진을 축출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41만 명에 달하는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이 64.29%에 달할 만큼 소액주주 비중이 매우 높다. 

 

비대위는 이달 1일 사 측에 “셀트리온홀딩스 주주 대비 2배 가량 많은 차등 배당을 실시하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상장 3사간 합병 계획안을 조속히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비대위는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과 분기배당 추가를 요구하고 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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