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다올투자증권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기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지배력 강화 차원이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 회장이 다올투자증권 최대주주이나 2대 주주인 DB손해보험과 3대 주주인 세코그룹도 적잖은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병철 회장은 2018년 KTB투자증권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경영권을 확보했다. KTB투자증권은 2022년 다올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 회장은 2021년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경영 체제를 공고히 했다.
다올투자증권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드리우기 시작한 시점은 2023년이다. 김기수 전 프레스토투자자문(현 프레스토투자일임) 대표와 그의 아내 최순자 씨가 다올투자증권 지분을 매입한 것.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 주주는 △이병철 회장 24.82% △김기수 전 대표 7.08% △최순자 씨 6.40% 등이었다. 이병철 회장이 최대주주였지만 김기수 전 대표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의 지분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병철 회장과 김기수 전 대표는 그간 몇 차례 충돌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례로 2024년 3월 다올투자증권 주주총회에서 김 전 대표 측이 권고적 주주제안 신설, 이사 수 변경,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금 확충 등을 제안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지난해에 다올투자증권 주주 구성에 다시 한번 변화가 발생했다. DB손해보험이 김기수 전 대표 측의 다올투자증권 지분을 매입한 것. 여기에 흥국저축은행, 오투저축은행, 인베스터유나이티드로 구성된 세코그룹과 케이프투자증권도 다올투자증권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기준 다올투자증권 주주는 △이병철 회장 24.82% △DB손해보험 9.73% △세코그룹 9.35% △케이프투자증권 7.34% 등으로 재편됐다.
세코그룹과 케이프투자증권은 다올투자증권 주식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공시했다. 반면 DB손해보험은 ‘일반투자’다. 단순투자는 투자 수익을 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하는 것이다. 반면 일반투자는 임원 보수나 배당 관련 주주제안 등 더 적극적으로 주주활동을 할 수 있다. 이병철 회장으로선 DB손해보험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이 회장의 지배력이 절대적인 구조도 아니다. 세코그룹과 케이프투자증권이 주식 보유 목적을 변경하고 DB손해보험에 힘을 실으면 세 곳의 합산 지분율이 이병철 회장의 지분율을 뛰어넘는다. 다만 케이프투자증권은 이병철 회장에 우호적인 주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병철 회장이 다올투자증권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로 하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올해 2월 자사주를 상여금으로 받아 지분율을 25%로 끌어올렸다. 이어 5월 19일 지분 3.75%를 90억 원에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지분 매입이 완료되면 이 회장의 다올투자증권 지분율은 28.75%가 된다. 이 회장이 추가 매입할 지분 3.75%는 김기수 전 대표 측이 보유한 잔여 지분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이 회장 지분 매입에 대해 “책임경영 강화”라고 공시했다.
이병철 회장의 지분율이 증가하지만 절대적인 수준은 아니다. 만에 하나 이 회장과 DB손해보험이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일 경우 소액주주의 표심이 중요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이 회장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다올투자증권의 실적이 최근 개선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다올투자증권은 2024년 순손실 455억 원에서 2025년 순이익 439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이에 힘입어 배당금도 지난해 주당 150원(보통주 기준)에서 올해 주당 240원으로 늘렸다.
다만 주가 흐름은 불안정하다. 지난해 12월 30일 3510원으로 마감한 뒤 올 2월 한때 574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현재 주가는 4000원 초반에 머물러 있다. 주가가 반등하지 못하면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다올투자증권은 주주환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3월 ‘다올투자증권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하고 중장기 목표로 2030년까지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이상, 총주주환원율 40% 이상 등을 제시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소통 채널 강화 및 투명한 기업정보 제공 등으로 주주 신뢰를 제고하겠다”고 공시했다.
박형민 기자
godyo@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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