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편의점이 동네 물류망으로 바뀌고 있다. 소비자가 매장에 오기를 기다리던 편의점은 이제 생필품, 간편식, 음료, 생활용품을 가까운 집과 사무실로 보내는 즉시배송 거점 역할을 맡고 있다. 매장 수 확대를 통한 성장에 한계를 맞은 편의점업계가 기존 매장망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새 매출원을 찾는 흐름을 보인다.
산업통상부가 집계한 ‘2026년 3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전년 대비 편의점 매출 증가율은 2023년 8.0%, 2024년 3.9%, 2025년 0.1%로 떨어졌다. 성장률이 둔화하자 편의점업계는 기존 매장의 역할을 넓히는 방식으로 새 매출원을 찾고 있다. 주문 후 한두 시간 안에 상품을 배송받는 ‘퀵커머스’가 대표적이다.
편의점 4사는 자체 앱이나 배달앱과의 연계를 통해 퀵커머스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업계 양강인 GS25와 CU가 관련 사업을 적극 키우고 있다. GS25를 운영하는 GS리테일은 퀵커머스 매출이 2024년 전년 대비 75.4%, 2025년 64.3% 성장했다고 밝혔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도 CU 배달 매출이 2023년 98.6%, 2024년 142.8%, 2025년 65.4%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현장 체감은 매장마다 달랐다. 배달 건수는 매장별 편차가 컸다. 배달 서비스를 운영해도 주문이 거의 들어오지 않는 곳이 있는가 하면, 하루 평균 20건 안팎의 배달 주문이 들어오는 곳도 있었다. 신림역 인근의 한 CU 매장은 많을 때 하루 50건까지 주문이 들어왔다.
현장에서 만난 점주와 매장 관계자들은 배달 주문이 매출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큰 수익원으로 보지는 않았다. 관악구의 CU 매장은 하루 평균 10건 안팎의 배달 주문을 받는다. 배달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5% 수준이라고 했다. 매장 관계자는 “배달 서비스를 해도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며 “그렇다고 안 하면 매출에 손해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마포구 공덕동의 GS25 매장도 비슷한 반응이었다. 이곳은 하루 평균 20건가량의 배달 주문이 들어온다. 배달의민족 기준 일대에서 배달이 많은 매장 중 하나다. 그러나 점주는 배달 주문이 매출에 도움이 되지만 순이익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는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크게 남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수수료와 배달팁은 점주들에게 부담으로 꼽혔다. 점주들은 배달 수수료가 약 1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마포구 아파트 상가에 자리한 GS25 매장 점주는 “배달 수수료가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배달앱에서 무료배송 서비스를 하다 보니 배달팁을 편의점에서 내야 하는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배달 수수료와 배달팁이 붙으면 주문이 늘어도 순이익 증가 폭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배달 과정에서 생기는 변수도 매장의 부담으로 남았다. 배달 라이더의 실수로 물건이 바뀌거나 배차가 늦어져 주문이 취소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복수의 매장 관계자는 이 경우 배달 중개 앱에서 보상해주지만 업주가 직접 신청해야 해 번거롭다고 말했다.
퀵커머스는 편의점업계의 새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본사 입장에서는 고정 상권의 한계를 넓히고 고객을 매장과 다시 연결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일부 현장 점주에게는 큰 수익원이라기보다 경쟁에서 빠지지 않기 위해 유지하는 보조 매출 수단에 가까웠다. 매출은 늘지만 수수료, 배달팁, 포장, 재고 관리, 라이더 응대 등 업무도 함께 따라온다.
퀵커머스가 편의점의 성장동력이 되려면 늘어나는 주문이 온전히 점주 수익으로 이어져야 한다. 매출 증가분보다 비용과 업무 부담이 크다면 또 다른 현장 부담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편의점 본사들은 퀵커머스를 기존 상권의 한계를 보완하고 가맹점의 추가 매출을 만드는 수단으로 본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편의점 배달 서비스는 오프라인 기반 점포의 고정 상권 한계를 보완하고 추가 매출 창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며 “최소 주문 금액 기반으로 운영돼 객단가 향상에도 기여한다”고 말했다. GS리테일 관계자 또한 “퀵커머스와 같은 고객의 일상 전반을 점포와 연결하는 O4O(Online for Offline) 서비스는 오프라인 상권의 물리적 한계를 보완하는 동시에 고객의 재구매 및 이용 빈도를 확대해, 경쟁 점포가 아닌 우리 점포 중심의 고객 록인(Lock-in)을 강화할 수 있는 핵심 서비스”라고 밝혔다.
수수료와 프로모션 비용 부담에 대해서는 양 사 모두 본부와 점포가 함께 분담하며 지원책 또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은 “프로모션 비용이나 배달앱 중개수수료 등 운영 부담이 존재하지만 본부와 점포가 함께 분담해 점포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도 “가맹계약 기준에 따라 최소한의 기준으로 수수료를 분담하고, 매출 활성화를 위한 추가 프로모션 진행 시에는 본부가 비용을 추가 부담해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2026년에도 인센티브 제도 운영, 손익 대시보드 구축 등 운영 지원 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배송, 배차 지연, 주문 취소 등 현장 문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BGF리테일은 “고객 불편 사례 발생 시 우선적으로 점포와 배달 플랫폼 간 대응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본부 역시 현장 VOC(Voice of Customer)를 지속 모니터링하면서 반복 발생 문제는 플랫폼사와 협의해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S리테일은 “주요 문제 유형별 대응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정비하며, 배달 플랫폼사와 협의해 보상 및 처리 절차 간소화, 운영 가이드 고도화 등 개선 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원혁 기자
garden7074@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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