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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중국의 공중 도발행위, 막을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은 겁을 내야할만큼 특별하다

2017.01.16(Mon) 11:04:33

지난 9일, 중국의 군용 비행기가 한꺼번에 우리 하늘을 침범했다는 뉴스로 시끄러웠다. 가뜩이나 사드 문제로 한국과 중국의 외교관계가 경색되는 동안, 중국은 최근 수개월간 한류 콘텐츠인 한국 드라마와 가수가 출연하거나 방송되는 걸 막았다. 

이번 침입에서 발견된 H-6 폭격기. 상해 해군 항공기지에서 발진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Jetphotos


얼마 전에는 한국 관광객을 줄이기 위해 관광객 수송용 전세기를 금지하더니, 급기야는 한국의 해군 사관생도가 배를 타고 중국에 친선 방문하는 것까지 불허하는 시점에서 터진 일이었다. 그렇다면 실제로 중국이 한 일은 무엇일까. 그리고 어떤 의미일까. 정확히 정리하자면 이렇다.

첫 번째 중국은 한국과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에 많은 숫자의 군용기를 무단으로 침범하여 남해와 동해를 가로질렀다.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했다는 표현에서 많은 오해가 생길 수 있는데, 방공식별 구역은 말 그대로 우리의 것인 영공과는 다른 의미이다. 

이 구역 내에 있는 모든 비행기가 아군인지, 적군인지, 민간 항공기인지 구별하고 살펴보는 구역을 의미한다. 그렇기 때문에 방공식별구역은 나라와 나라가 그 영역이 겹쳐 있을 수 있으며, 중국 군용기의 이번 비행은 한국과 중국,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이 모두 겹쳐 있는 곳을 지나 대마도 근처를 거쳐 동해안으로 진입했다.

그렇다면 중국은 우리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으니, 중국의 잘못이 아니라고 해야 할까. 그렇게 보긴 힘들다. 방공식별 구역이라는 개념 자체가, 빠르고 치명적인 무기인 항공기의 특성 때문에 생긴 것이다. 항공기는 매우 빠르고 수백km 밖에 있는 표적이나 항공기를 미사일로  공격 가능하기 때문에, 경계를 해야 할 범위가 영토나 영해보다 훨씬 넓어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중국의 이번 방공식별구역 침범은 한반도에 항공기를 사용하여 군사적 행동을 위한 연습이나 준비의 성격을 분명히 가지고 있다.

두 번째, 중국은 과거의 사례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많은 숫자의 군용기를 투입했다. 방공식별구역에 외국 비행기가 무단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대한민국 역시 이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존재하지만, 이번 사건은 지금까지의 관례를 깬 부분이 상당히 크다. 그 숫자와 구성 때문이다. 

Y-9 비행기는 전파 정보를 수집하는 대표적인 스파이 비행기이다. 사진=sina닷컴


과거의 방공식별구역 침범은 소극적이며 정보 수집 중심이었다. 한반도와 일본 열도에 있는 한국군, 일본 자위대, 주한·주일 미군들의 항공기나 함선이 내뿜는 전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전자 스파이 비행기, 일명 ‘ELINT’라 불리는 임무를 가진 비행기가 방공식별구역을 어슬렁거린다. 우리 군이 이를 알아채고 전투기를 출격시켜 요격하면 자기 영공으로 되돌아가는 패턴의 반복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중국은 Y-8 해상초계기 1대, Y-9 엘린트기 1대, H-6 폭격기 6대를 투입한 다음 한국 공군과 일본 항공자위대를 아랑곳하지 않고 이어도와 대마도를 지나 동해 독도 근처까지 진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면 이 비행기들은 어떤 의도로 조직된 편대인가? Y-8 해상초계기는 우리 군의 해상초계기인 P-3c가 잠수함과 수상하에 대응하기 위한 장비와 무장을 가진 것과 달리, 무장을 가지지 않고 특수한 목적으로만 사용된다. 수백km 바깥에 있는 적 함선을 찾기 위한 레이더를 장착하고 비행하기 때문이다. Y-9 엘린트 비행기는 전파 정보를 수집함과 동시에, 전파를 내뿜는 물건의 종류와 위치를 먼 거리에서 알 수 있다.

문제는 동원된 H-6 폭격기이다. 이 폭격기는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 개발된 Tu-16 베어 폭격기를 중국이 복제한 것으로, 외견적으로는 매우 구닥다리이며, 오래된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지만 위협적이다. 폭격기는 그 자체보다는 그들이 가지고 다니는 무기의 위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H-6 폭격기는 사거리 2000km의 CJ-10 지상 공격 순항미사일, 사거리 200km의 YJ-83K 대함 미사일, 사거리 280km의 YJ-12대함 미사일을 장착 가능하다. 지금 비행한 코스 그대로, 실전에서 중국군 폭격기가 비행했다면 한반도 내의 모든 군사 기지는 물론, 제주도와 진해, 부산 등 거의 모든 우리 영해에서 작전 중인 해군 함정을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YJ-12 미사일의 경우 중국이 자랑하는 최신형 미사일로, 권위있는 군사정보지 ‘제인스’의 취재에 따르면, 종말 단계에서 최고 마하3 이상의 초음속 비행으로 요격하기 어렵고, 한 발만 맞아도 5000톤급 전투함을 무력화 시킬 수 있는 위력을 자랑한다. 

중국이 준비 중인 이지스 킬러인 셈이다. 만약 6기의 H-6가 각각 6발의 YJ-12 미사일을 우리 해군이 단 3척만 가지고 있는 이지스 구축함에 동시에 발사한다면, 이지스 구축함도 동시에 12발의 초음속 대함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으로는 생존을 보장하기 힘들 수 있다.

H-6 폭격기가 YJ-12 초음속 대함미사일을 장착한 모습. 사진=snia닷컴


세 번째 이번 행동은 중국의 해군 항공대의 주도에 의해서 진행된 것이다. 일본 방위성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81311’이라는 번호를 가진 H-6 폭격기가 이버 비행에 참여했다고 한다. 이 비행기는 지난해 8월18일에도 항공 자위대가 사진을 촬영한 적이 있었다. 

중국 해군의 소식에 밝은 전문가들은 이번 작전이 중국 공군이 아니라 중국해군 항공대 소속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중국 해군은 배뿐만 아니라 모두 여섯 개의 항공 사단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해상 전투를 지원하기 위해 해상 초계기, 대함 공격기, 호위 전투기를 가지고 있으며, 중국은 최근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을 운용 중이다. 즉, 이번에는 지상에서 출격한 비행기들이 우리 방공식별구역을 침범한 것이지만 앞으로는 항공모함과 항공모함의 전투기들이 같은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결론적으로, 이번 중국의 도발은 한반도 내에서 우리 해군 함정을 실제로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을 시험하면서, 동시에 그 능력을 자랑하는 무력시위로 결론 낼 수 있다. 이것은 지난 해 9월 B-1B 폭격기와 B-52 폭격기가 한반도에 전개하여 우리 공군의 호위를 받으며 출동하고, 서해상을 시범 비행하는 행동과 비슷한 성격인 셈이다.

중국은 이제 한반도에 미국뿐만 아니라 자신들도 무력을 투사할 수 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고, 특히 해군 함정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긴장감을 준다. 거의 모든 물류를 해상교통에 의지하는 한국 입장에서 중국 폭격기들이 한국 함정을 공격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중국에 굴복해야 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일본 방위성이 밝힌 중국의 침입 경로. 사진=일본 방위성


소식통들에 따르면 국방부와 한민구 국방장관은 조심스럽게 이번 조치가 사드 배치에 따른 대응조치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현장의 기자들은 중국이 언제, 어느 경로로 침범하고 자위대의 요격기가 얼마나 그 비행기들 가까이 갔는지 밝히고, 사진을 공개하는 일본 방위성과 전혀 설명을 해주지 않는 한국 국방부의 태도 차이에 큰 실망을 했다고 한다. 

천만 다행인 것은 국방부와 중국 인민해방군 사이 핫라인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국방부의 현명한 대처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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