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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아프리즘] 문재인과 모디의 '트럼프 상견례' 동병상련

한국·인도 비슷한 현안으로 노심초사했지만 잘 풀려…미국 무역적자 문제 난관

2017.07.07(Fri) 16:10:59

[비즈한국] 6월 마지막 한 주 백악관은 아시아에서 온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26일 모디 인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이틀(6월 29~30일)에 걸쳐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했다. 한국, 인도 양국 정상 모두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만남이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26일(현지시각)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기자회견 도중 포옹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이날 첫 만남에서 북핵 문제, 테러리즘과의 전쟁, 경제협력 등 다양한 주제에 공감대를 확인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인도와 한국 모두 내부에서는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인도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전문직 취업비자(H-1B) 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양국관계가 다시 냉랭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인도는 H-1B 비자의 3분의 2 가까이를 발급받는 나라로, 많은 인도 IT 기업들과 인력들이 이 비자 제도를 통해 미국에 진출해 있다. 

 

이뿐만 아니다. 6월 초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선언 직후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인도를 거론하며, 인도가 선진국의 수십억 달러의 원조를 받는 조건으로 협정에 참여했다고 비판했다. 인도 정부는 이와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곧바로 일축했으나, 이미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후였다.  

 

북한의 도발이 끊이지 않고 동북아 지역의 긴장이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는 △대북 제재 △사드 배치 △방위비 분담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한미 자유무역협정 같은 굵직굵직한 현안들에 미국과 현저한 온도차를 보였다. 

 

일부에서는 새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이 갖춰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서두르는 것이 과연 바람직하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5월 말에는 청와대가 주한미군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반입에 대한 국방부의 보고 누락에 강경한 입장을 보이면서 한미동맹에 균열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일었다. 

 

그러나 우려했던 바와는 달리 양국 모두 미국 방문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이다. 특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악수에서 모디 총리는 일명 ‘곰돌이 포옹’을 선사하며 총리 취임(2014년 5월) 이후 긴밀해진 인-미 관계가 트럼프 시대에도 굳건히 유지될 것임을 확인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친근감을 표하면서도 정중한 태도로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며, “평화적으로 정권을 교체한 대한민국을 존중”하고 한미동맹을 강화,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미국의 의지를 확인시켜주었다.      

 

지난 6월 29일 저녁(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 간 상견례 및 만찬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특히 금번 미국 방문을 통해 인도와 한국 모두 원했던 ‘안보선물’을 얻어왔다. 우선 인도와 미국 양국은 파키스탄에 테러리스트 지원을 중단하고 2008년 뭄바이 테러 및 2016년 파탄코트 공군기지 공격 수사와 재판에 적극적으로 임해줄 것을 공식 촉구하였다. 

 

정상회담 몇 시간 전 미국은 인도령 카슈미르 분리를 요구하는 무장단체 히즈불 무자헤딘의 지도자 시에드 살라후딘을 국제테러리스트로 지정하기도 했다. 미국이 인도의 최대 안보 위협인 파키스탄 문제에 인도 정부의 손을 공식적으로 들어준 것이다. 

 

더 나아가 트럼프 정부는 가디언 MQ-9B 비무장 감시용 드론 22대(20억 달러 규모)와 C-17 대형 수소기(3억 6000만 달러 규모)의 인도 판매를 승인했으며, 인도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과 원자력공급국그룹(NSG) 가입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재확인시켜주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례적으로 북한 문제에 대한 인-미 공조를 강조하기도 하였다.

 

인도와 한국 모두 금번 미국 방문에서 △정상 간 신뢰와 연대 구축 △양국 주요 안보정책에 대한 미국의 지지 확보 △협력강화 토대 마련 등 소기의 목적은 충분히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경제협력 측면에선 큰 진전을 이뤄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모디 총리는 H-1B 비자, 기후변화 등 양국이 이견을 가진 이슈를 테이블에 올려놓지 않았다. 테러, 방산협력, 파키스탄 등 양국인 공통의 이해를 공유하는 이슈에 집중하여, 트럼프 시대에도 인-미 협력 관계에 변함이 없을 것임을 과시하기 위해서였다. 인도가 그간 요청해온 인-미 사회보장협정(Totalization Agreement)도 논의 안건에 올라가지 못했다. 

 

또한 대선후보 시절부터 한·미FTA를 ‘미국에 불공평한 협정’이라고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논의가 없었던 이 주제를 갑작스럽게 언급하며 재협상을 공식화하려고 했다. 정상회담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한 경제인단이 대미투자 128억 달러·미국산 구입 224억 달러 등 40조 원의 선물 보따리를 안겼는데도 말이다. 이와 관련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백악관과 “합의한 내용에는 없다”고 밝혔다. 

 

인도와 한국 모두 대미 상품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들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대미 상품무역으로 지난해 한국은 277억 달러, 인도는 243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이렇다 보니 강한 보호무역주의를 국정기조로 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미국의 대한국, 대인도 무역적자는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문제인 것이다. 

 

노심초사했던 첫 상견례는 잘 끝났다. 하지만 결혼준비를 하면서 예단·예물로 싸우다 파혼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처럼 트럼프 정부의 무역적자 해소에 대한 강경한 의지를 두고 인도와 한국이 앞으로 어떻게 이해관계를 조절해 나갈지에 따라 한·미, 인·미 관계의 윤곽이 달라질 수 있다. 

 

다행히도 정치적으로 점점 입지가 좁아지는 트럼프와 달리 문재인 대통령과 모디 총리 모두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민주주의적 명분은 어떠한 난제나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는 큰 힘이 될 것이다.   

박소연 국제학박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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