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전망이 연일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최근 증권가는 삼성전자 50만 원, SK하이닉스 300만 원이라는 공격적인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AI 서버 투자 확대와 HBM 수요 증가, D램·낸드 가격 상승이 실적 추정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최근에는 ETF 자금이 두 종목으로 집중되는 수급 효과까지 더해졌다. 이달 말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장도 예정돼 있다.
8일 종가 기준 삼성전자는 26만 8500원, SK하이닉스는 164만 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 종목 모두 전일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사상 최고가 부근에서 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하루 전인 5월 7일 종가 165만 4000원을 기록하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두 종목의 흐름은 같으면서도 다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가격 상승과 HBM4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지만 HBM 경쟁력 회복 여부와 노조 갈등이 여전히 관건이다. SK하이닉스는 HBM 선두 지위와 AI 서버용 메모리 수요를 바탕으로 더 강한 주가 탄력을 받고 있다.
#목표주가 눈높이 상향…SK증권 “삼성전자 50만 원, SK하이닉스 300만 원”
SK증권 한동희 연구원은 5월 7일 보고서에서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4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20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미국·이란 전쟁 우려를 반영해 낮췄던 목표 PER을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면서 2025년 이후 PER 상단 수준인 13배와 10배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각각 적용한 결과다.
한 연구원은 “메모리 재평가는 여전히 초입에 불과하다”며 글로벌 AI 관련주 중 최상위 이익·수익성, 구조적 실적 안정성 제고, 한국 메모리에 대한 매수 주체 확대를 근거로 들었다. 핵심 논리는 분명하다. AI 투자가 일시적 테마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로 굳어지고 있고, 이 과정에서 고성능 메모리의 이익 기여도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3~5년 단위의 장기공급계약(LTA) 논의가 확산되면서 메모리 시장이 장기계약 시장과 시황 노출 시장으로 이원화되고 있다는 점이 실적 안정성의 근거로 제시된다.
삼성전자는 아직 ‘회복 기대’의 성격이 강하다. 범용 D램과 낸드 가격 상승은 실적 개선을 뒷받침한다. 여기에 HBM4 공급 확대와 AI 반도체 생태계 진입 기대가 더해지면 주가 재평가가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다만 삼성전자의 경우 SK하이닉스보다 HBM 시장에서 후발주자 이미지가 남아 있다. 결국 주가가 30만 원대를 넘어 그 이상으로 가려면 단순한 업황 회복을 넘어 HBM 경쟁력 회복을 숫자로 증명해야 한다.
SK하이닉스는 이미 시장이 HBM 프리미엄을 부여한 종목이다. AI 가속기 수요가 커질수록 HBM 공급 능력을 가진 기업의 협상력은 높아진다. SK하이닉스는 이 구간에서 가장 직접적인 수혜주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증권가의 목표주가 상향도 삼성전자보다 더 공격적이다. 다만 주가가 이미 큰 폭으로 오른 만큼 앞으로는 기대감보다 실제 이익 증가 속도가 중요해진다. HBM 공급 물량, 고객 다변화, 서버용 메모리 가격 흐름이 모두 주가의 다음 단계 관문이다.
#ETF가 만든 ‘삼전닉스’ 수급…반도체를 사면 두 종목을 사는 구조
최근 주가 상승의 또 다른 축은 ETF다. 반도체 ETF, AI 반도체 ETF, 코스피200 ETF, 대형주 ETF, 가치주 ETF까지 다양한 상품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핵심 구성 종목으로 담고 있다. 투자자가 개별 종목을 직접 사지 않아도 ETF를 사는 순간 결과적으로 두 종목에 돈이 들어가는 구조다. ETF 시장이 커질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급 기반도 함께 커진다.
쏠림은 점점 노골화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레버리지 ETF의 경우 SK하이닉스 한 종목 비중만 40%대에 달하는 상품도 있다. 반도체 레버리지 ETF를 산다는 것은 사실상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강하게 베팅하는 것과 비슷해진 셈이다.
이 흐름은 주가 상승기에 강력한 순풍이 된다. 주가가 오르면 ETF 성과가 좋아지고 ETF로 돈이 들어온다. ETF 운용사는 기초지수에 맞춰 다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산다. 다시 주가에는 우호적 수급이 붙는다. 실적 개선 기대와 패시브 자금 유입이 서로를 강화하는 구조다. 반대로 조정장에서는 같은 구조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ETF 환매와 레버리지 상품의 리밸런싱이 겹치면 하락 압력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변수…상승 동력인가 변동성 장치인가
이르면 5월 22일부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가 국내 증시에 상장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4월 21일 국무회의에서 관련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고, 시가총액·거래량·파생시장 기반 등 요건을 충족하는 종목은 현재 두 회사뿐이다. 다만 상장심사 일정에 따라 실제 상장은 5월 말로 다소 늦춰질 가능성도 있다.
상품은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다. 미래에셋증권 윤재홍 연구원은 보수적 시나리오 1조 7000억 원, 적극적 시나리오 5조 300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보통주 매도와 신규 ETF 현물 매수가 동시에 발생하는 만큼 순수한 주가 부양 효과는 그보다 작을 것이라는 단서도 달렸다. 해외 사례는 이미 폭발력을 보여줬다. 홍콩거래소에 상장된 CSOP의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ETF는 누적 수익률이 약 750%에 달하며 테슬라 레버리지 상품을 제치고 글로벌 단일종목 레버리지 1위에 올랐다. 그동안 해외로 빠져나갔던 레버리지 수요가 국내로 환류될 경우 두 종목의 수급 구조는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위험은 분명하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구조라 주가가 오르내리는 과정이 반복되면 이른바 음의 복리 효과가 발생한다.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을 키우지만 횡보장이나 조정장에서는 손실도 빠르게 커진다. 장 마감 직전 리밸런싱 수요가 종가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다음 구간은 세 가지 힘이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AI 서버 투자와 HBM 수요가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는 속도, 메모리 반도체가 AI 인프라 핵심 자산으로 계속 재평가받을 수 있는지 여부, 그리고 ETF와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이 만드는 수급의 힘이다. 두 종목은 이제 단순한 대형 반도체주가 아니라 AI 사이클의 대표주이자 ETF 시장의 중심축이며 레버리지 상품의 새 기초자산이다. 실적 논리는 아직 상승 여지를 남겨두고 있지만, 수급은 단기 과열 가능성을 동시에 안고 있다. 앞으로의 주가는 이 두 힘이 어느 쪽으로 더 강하게 작용하느냐에 달렸다.
봉성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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