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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 인생독서] 답은 책 속에 있다

취침, 인테리어, 연애, 부부싸움…온갖 문제의 해결책이 책이 담겨 있다

2017.07.25(Tue) 10:01:20

[비즈한국] 저는 인생을 살다가 어려운 문제를 만나면 책 속에서 답을 구합니다. 학창 시절, 연애가 쉽지 않았어요. 연애 잘 하는 법을 배우려고 ‘사랑의 기술’을 읽었는데, 연애에 별 도움이 되진 않더라고요. 여자 친구 대신 에리히 프롬이라는 좋은 작가를 만났어요. 그 덕에 ‘소유냐 존재냐’를 읽고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답을 구했습니다. 무언가 하나 더 소유하기보다 존재를 키워야 한다고요. 

 

‘독서만담’(박균호 저, 북바이북)을 보면 책의 다양한 사용법이 나옵니다. 

 

책의 가장 흔한 용도는 인테리어. 전집이나 해외 원서를 꽂아놓으면 폼 좀 난다.


일단 취침용으로 좋아요. 잠이 오지 않을 때, 책을 읽으면 금세 잠에 빠집니다. 두꺼운 책을 베개 삼아 잠을 청해도 좋고요. 얇고 작은 시집은 컵라면 뚜껑 누르기에 딱 입니다. 라면 냄비 받침으로는 두툼한 하드커버가 제격이지요. ​

 

책의 가장 흔한 용도는 인테리어입니다. 문학동네에서 출간된 ‘세계문학전집’은 좋은 인테리어 소품입니다.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세련되고 질리지 않는 표지 디자인으로는 만화책도 좋아요. 저는 일본 여행 가면 아다치 미츠루의 ‘H2’나 ‘터치’의 소장판 만화를 원서로 사옵니다. 헌책방에서 사면 값도 저렴하고 서재에 꽂아놓으면 폼도 납니다. 굵직굵직 한자로 도안된 타이틀은 손님들에게 자연스럽게 질문을 유도합니다. “오, 일본어도 하시는군요?” 원서로 만화를 읽는 건 소설보다 좀 쉽거든요. 

 

비자금을 숨기는 것도 책이 제격이지요. 단 책갈피 속에 현찰을 숨기는 건 위험합니다. 잊어버리거나 다른 식구가 먼저 찾아갈 수 있거든요. 비싼 사진집은 온라인 중고 거래로 팔 때 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고 또 꾸준히 인기가 있기에 감가상각이 거의 없고 환금성이 뛰어난 ‘비자금 은닉처’입니다.

 

연애 정보를 구하기 위해 책을 읽는 사람도 많은데요. 부탄 여행기를 소개하는 대목에 이런 이야기가 나와요.

 

‘부탄에 관심이 있는 여성들에게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하나 있다. 좋은 소식은 부탄에서는 주로 남편이 요리를 전담한다는 것이며, 나쁜 소식은 부탄 사람들은 외국인과의 결혼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는 것이다.’ -독서만담, 130쪽

 

평생의 짝을 찾는 연애도 중요하지만, 기왕에 만난 짝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부 싸움에도 기술이 있어요. 가장 유용한 기술은 화해의 기술이지요. 이기려고 들면 끝이 안 나거든요. 적절한 타이밍에 화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존 그레이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최성애 박사의 행복 수업’ 등이 유용한데요, 화해를 위한 ‘꿀팁’도 있습니다. 보통 여자들은 부부 싸움 후 맛있는 요리 냄새를 솔솔 풍기며 굶주린 남자들의 항복 선언을 받아냅니다. 

 

요리라는 킬러 콘텐츠가 없는 남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돈으로 때우는 편이 가장 쉽지만(쇼핑이나 외식, 혹은 선물 공세), 돈이 궁할 땐 몸으로 때워야 합니다. 저자가 추천하는 화해 비결은 마사지입니다. 김이경의 ‘셀프&커플 5분 마사지’라는 책을 보고 피곤한 아내의 몸을 정성껏 마사지하면서 화해를 시도하라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저도 신혼 시절, 해외출장에서 돌아올 때면 마사지용 오일이나 아로마를 아내에게 선물했어요. 물질이 아니라 마사지라는 체험을 선물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지요. 향이 좋은 마사지 오일의 경우, 그 자체로 긴장 완화 효과도 있고요, 정성스러운 스킨십 가운데 부부의 정은 더욱 돈독해집니다.

 

휴가철, 책의 계절이다. 살면서 만나는 수많은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 책에는 늘 담겨 있다.


‘책에 미친 한 남자의 요절복통 일상 이야기’라는 ‘독서만담’의 표지문구에는 과장이 없습니다. 지하철에서 읽다가 갑자기 폭소가 터져서 민망했던 적도 많아요. 여기 책에 미친 남자, 또 한 명 추가요. 엄청난 다독가에 장서가인 저자는 다양한 책을 읽고, 갖가지 상황에 써먹을 수 있는 책의 용도를 소개합니다. 

 

살다 보면 수많은 문제를 만나지만, 다행히 그 다양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책은 늘 있어요. 삶이 힘들 때, 책 속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안식처를 구해도 좋겠지요. 바캉스의 계절입니다. 휴가는 역시 책과 함께 보내는 것이 최고지요. 책과 더불어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김민식​ MBC 피디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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