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한국의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를 언급하며 동맹국의 안보 역할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을 ‘단검(dagger)’에 비유한 발언이 도마에 오르며 해명에 나서는 장면도 연출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30일(현지시각)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이 지역 안보는 미국 군사력에 지나치게 의존해왔다”며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강력한 동맹이 구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무임승차는 없다”며 “미국이 부유한 국가들의 국방비를 보조하는 시대는 끝났다. 우리는 피보호국이 아니라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동맹국과 파트너 국가들도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까지 확대해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도 언급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이 보여준 실용주의와 지도력에 박수를 보낸다”며 “한국 같은 동맹국이 군사 작전 통제권을 더 신속히 주도하는 것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 견제 필요성도 강조했다. “중국의 역사적인 군사력 증강과 이 지역 및 그 너머까지 확장되는 군사 활동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도 “이 지역에서 불필요한 대립을 원하지 않는다”며 “미국과 중국은 군사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있으며 더 자주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을 중국에 대한 단검이라고 비유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의 해명도 나왔다.
연설 직후 질의응답에서 중국 대표단 베이징대 왕둥 교수가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22일 미 육군 전쟁대 팟캐스트에서 “중국 동쪽 해안에서 바라보면 아시아 심장부의 단검 같은 한국을 보게 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헤그세스 장관은 청중석에 있던 브런슨 사령관에게 직접 답변하도록 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과거 한국을 일본을 겨냥한 단검에 비유했던 시대의 표현을 인용한 것”이라며 “당시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은 지역의 변화하는 관점에 관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왕둥 교수를 비롯한 중국 대표단에 자신의 발언 전문을 들어보라고 권했다.
브런슨 사령관이 인용한 표현은 구한말 프로이센 군사고문 야코프 메켈이 사용한 ‘한반도는 일본의 심장을 겨냥한 단검’이라는 비유로, 당시 일본의 한반도 침략을 정당화하는 논리로 쓰인 바 있다.
중국 정부는 해당 발언에 강하게 반발해왔다. 주한중국대사관은 28일 입장문을 통해 “귀하의 발언은 분명히 선을 넘었다”고 비난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해 5월에도 한국을 “일본과 중국 본토 사이 물 위에 떠 있는 고정된 항공모함”이라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연설을 마무리하며 “동맹국들이 원하는 것, 미국이 제공하는 것은 절제된 힘과 확고한 결의”라며 “강한 힘을 갖고 있으면서도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신감 있는 지도력”이라고 강조했다.
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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