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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두나무, 한투는 코인원…불붙은 가상자산 거래소 인수전

하나금융·한화투자증권 이어 대기업·금융사 투자 가세, 빗썸만 새 주인 찾기 난항

2026.05.29(Fri) 16:54:53

[비즈한국] 가상자산 거래소를 둘러싼 인수·지분 투자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그룹 계열 3사가 두나무 지분을 공동 매입한 데 이어 한국투자증권도 코인원 투자에 나서면서, 금융사와 대기업이 거래소 시장의 핵심 주체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의 금가분리 원칙 완화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이 새 주인을 맞으며 재편되고 있다.

 

삼성증권, 삼성카드, 삼성SDS가 5월 28일 두나무 지분 총 4.0%를 확보하며 가상자산 시장에 진출했다. 사진=최준필 기자

 

5월 28일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 3사는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하던 두나무 지분 4.0%(약 139만 주)를 취득한다고 밝혔다. 지분은 삼성증권이 2.0%, 삼성SDS와 삼성카드가 1.0%씩 확보했다. 취득 금액은 삼성증권이 3064억 원, 삼성SDS와 삼성카드가 1532억 원씩 총 6128억 원에 달한다.

 

3사는 “성장하는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 신규 사업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1위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에 전략적 지분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라며 “향후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디지털 자산의 범주를 확대하면 거래소 사업 영역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지분 투자를 통해 디지털 자산 사업에서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삼성증권·삼성SDS·삼성카드는 각 사업 영역에 따른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그룹의 주요 금융 계열사인 삼성증권은 토큰증권 발행과 유통, 가상자산 서비스 등 디지털 자산 전반에 걸쳐 두나무와 협업한다. 또 다른 금융사인 삼성카드는 추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면 삼성금융 통합앱인 ‘모니모’에서 디지털 자산 결제를 지원하는 등 코인 유통 생태계를 구축할 때 두나무와 협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삼성SDS는 비금융사지만 최근 금융권을 상대로 AI 에이전트, IT 인프라 구축 등을 수주하며 금융권 디지털·인공지능 전환(DX·AX)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 노하우를 통해 자사 블록체인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고, 향후 국내 금융사를 대상으로 디지털 금융 인프라 사업을 확장한다는 목표를 내놨다.

 

삼성 관계자는 “각 계열사의 디지털 자산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분 투자”라고 설명했다. 두나무 측은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투자 상품 개발과 유통, 결제 인프라 구축,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AI 분야 확장을 위해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지분을 확보하기 위한 금융사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15일 하나금융그룹이 1조 원을 투입해 두나무 지분 6.55%를 인수하자, 5대 주주로 밀려난 한화투자증권은 5978억 원을 들여 두나무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이로써 한화투자증권 지분율은 5.93%에서 9.84%로 늘어나 우리기술투자(7.20%)를 제치고 3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기존 3대 주주였던 카카오인베스트먼트는 하나금융·한화투자증권과의 거래 이후 지분이 0.13%까지 줄었다.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거래소 OKX는 5월 29일 코인원 지분을 20%씩 확보하는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박정훈 기자

 

삼성의 뒤를 이어 5월 29일 한국투자증권도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의 지분을 확보했다. 한국투자증권과 글로벌 거래소 OKX(OKX벤처스)는 코인원 지분을 각각 20% 취득하는 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코인원 2대 주주인 컴투스홀딩스가 가진 지분과 코인원 신주를 인수하게 된다. 같은 날 컴투스홀딩스는 346억 원에 코인원 지분 10.05%를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컴투스홀딩스의 코인원 지분은 21.95%에서 11.9%로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전통 금융과 가상자산을 결합한 디지털 자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한다는 목표다.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증권(STO) 신사업과 관련해 코인원과 협업하면서, 금융사로서의 내부통제 및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접목한다는 계획이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전통 금융의 경계를 넘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금융 신사업으로 진출하는 첫걸음”이라며 “한국투자증권·코인원·OKX 각 사의 독보적인 서비스와 혁신 기술을 융합해 강력한 비즈니스 시너지를 창출하고 디지털 금융 시장을 선점하겠다”라고 밝혔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크게 금융사와 글로벌 거래소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금융과 가상자산의 결합을 막는 이른바 ‘금가분리’ 원칙이 금융사 진출을 막았으나, 금융당국이 금가분리 원칙을 사실상 폐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의 진출 의지를 보여왔던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2월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원화 거래소 코빗을 인수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핀테크사인 네이버파이낸셜도 두나무와의 기업 결합 심사 통과를 앞두고 있다. 두 회사까지 기업 결합 절차와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을 마무리하면 국내 5대 원화 거래소(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 중 빗썸을 제외한 나머지 거래소는 모두 새 주인을 맞게 된다. 

 

한편 2위 거래소 빗썸은 버킷스튜디오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분 확보가 가능하나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다. 버킷스튜디오는 빗썸 최대주주인 빗썸홀딩스(73.56%)의 지분 30.0%를 가진 비덴트를 손자회사로 두고 있다. 버킷스튜디오는 상장 폐지를 앞두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 매각을 추진했으나, 지난 4월 20일 최대주주 변경을 위한 주식양수도계약이 파기되면서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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