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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여 개 공공기관 이전 검토, 1차 실패 반복 막을까

혁신도시 9개 지자체 인구 감소…산학연클러스터 입주율도 56.6% 그쳐

2026.05.29(Fri) 15:45:10

[비즈한국] 6·3 지방선거 이후 수도권에 여전히 쏠려있는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이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고, 지방선거에 나선 후보들도 공공기관 유치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이 지방선거 이후 가시권에 들어올 예정이지만 1차 공공기관 이전의 경제적 효과가 이전이 끝난 지 7년이 된 현재도 당초 목표치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이 지방에 내려갔음에도 지역에 마련된 주택 수는 목표치를 미달하는 등 이주 지역의 거주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방을 살리기 위한 공공기관 이전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1차 공공기관 이전에 드러난 문제점의 재발을 막을 대책도 병행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2~2019년 많은 기관이 지방으로 옮겨갔지만 경제적 효과는 썩 좋지 못했다. 일러스트=생성형 AI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지방선거 10대 공약 중 1순위와 2위 순위로 각각 ‘지방주도성장을 위한 5극3특 체계 완성’과 ‘지방 핵심산업 육성과 생활기반시설 확충’을 내놓았다. 이를 위해 수도권 기업 지방 이전 및 투자 촉진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 청년층을 위한 정주 환경 조성 및 필수의료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각 지자체들도 지방선거 이후 본격화할 2차 공공기관 이전을 겨냥해 정치권은 물론 공공기관 직접 설득에 들어간 상태다. 국민연금공단이 위치한 전북은 ‘범도민 유치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금융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공공 금융기관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경북은 ‘공공기관 유치위원회’를 구성하고 농협중앙회, 한국마사회 등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수도권과 가까운 강원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금융 핵심 기관과 국방연구원 유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은 우주항공청 개청에 맞춰 항공·방산 관련 기관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정부가 수도권에 쏠려있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위해 최대 350여개 기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가는 등 이전 대상 기관이 1차에 비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2년에서 2019년 많은 기관이 지방으로 옮겨갔지만 경제적 효과는 썩 좋지 못했다. 공공기관이 이전한 지역 중에서 9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인구는 오히려 감소했고, 공동 주택 건설은 목표치를 미달했다. 또 지역 육성사업비는 제대로 집행되지 않는 등 공공기관 이전에도 지역 발전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공공기관 이전 당시 혁신도시 등에 대한 공동주택 공급 목표치는 9만 2599호였으나, 지난해 12월까지 실제 공급된 공동주택은 8만 7313호에 불과했다. 지방으로 공공기관을 내려보내면서 직원들이 거주할만한 주택은 제대로 공급이 안 된 셈이다. 주택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다보니 공공기관 이전에도 인구가 오히려 줄어든 곳이 더 많았다.

 

공공기관이 이전한 혁신도시 중 전남 나주와 강원 원주, 충북 진천, 제주 서귀포, 세종특별시 등 5개 지자체는 인구가 증가했지만, 다른 지역들의 경우 인구가 감소했다. 심지어 1차 공공기관 이전이 완료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인구가 0.05% 증가한 것과도 대비된다. 부산 영도구는 같은 기간 인구가 9.4% 줄었고, 부산 남구와 해운대구도 인구가 각각 6.7%, 6.8% 감소했다. 울산 중구는 인구가 1.9% 줄었고, 전북 완주군은 4.0%, 경북 김천시는 2.7%, 경남 진주시는 2.3%, 대구 동구는 0.4% 감소했다. 

 

지역발전도 계획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사업 육성 사업비는 2024년에 1조 1472억 6000만 원이 편성됐지만 실제 집행된 금액은 9257억 원으로 80.7%에 그쳤다. 부산의 경우 지역사업 육성 사업비 집행률이 56.9%에 그쳤고, 광주·전남은 22.5%, 강원은 10.4%에 불과했다. 공공기관과 대학, 연구기관 간 연계에도 구멍이 생긴 상태다. 산학연클러스터 부지의 경우 분양률이 2024년에 당초 계획 대비 81.8%였고, 입주율은 56.6%에 머물렀다.

 

공공기관 이전이 지역주민들의 삶을 끌어올리는 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주민 지원 사업은 2024년에 사업비가 538억 원 배정됐지만 실제 집행된 사업비는 69.9%에 불과한 408억 원이었다. 특히 경남의 경우 사업비 집행률이 28.4%에 그쳤다. 이는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율 저조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 GRDP 증가율은 2020년 대비 2022년 12.9%였지만 대구 동구(2.1%)와 전주시(4.8%), 진천군(8.0%) 등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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