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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온라인몰도 매물로…'벼랑 끝' 홈플러스, 현재 상황

37개 점포 영업 중단 뒤에도 상품 공급 차질…매각 쉽지 않을 전망, 메리츠 지원조건 놓고 옥신각신

2026.05.29(Fri) 11:11:19

[비즈한국] 홈플러스가 익스프레스 사업부에 이어 대형마트·온라인몰 등 남은 사업부문 매각에 나섰다. 홈플러스 측은 인수 즉시 업계 3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다는 점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온라인 경쟁력 약화와 대형마트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만큼 매각 성사가 쉽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홈플러스 본사인 서울 강서점 전경. 홈플러스는 본사와 대형마트, 온라인몰 등 익스프레스를 제외한 잔존 사업부문에 대한 인가 전 M&A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사진=최준필 기자

 

#“인수하면 업계 3위” 셀링포인트 통할까

 

홈플러스가 익스프레스 사업부 매각에 이어 본사와 대형마트, 온라인몰도 매각에 나선다. 홈플러스는 25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를 제외한 잔존 사업부문에 대한 인가 전 M&A 절차에 본격 착수한다고 밝혔다.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을 통해 잠재적 원매자들에게 티저레터를 발송하며 매각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매각은 지난해 추진한 스토킹호스 방식이 아닌 공개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스토킹호스는 사전에 유력 인수 후보와 조건부 계약을 체결한 뒤 경쟁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반면 공개입찰은 특정 후보를 정하지 않고 시장 전반을 대상으로 인수 의향자를 모집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가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을 앞두고 시간 압박이 커진 만큼, 특정 후보와 장기간 조건을 조율하는 스토킹호스 방식보다 시장의 인수 의향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공개입찰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7월 3일로, 남은 시간은 약 한 달에 불과하다.

 

홈플러스는 전국 단위 점포망과 온라인 사업 인프라를 핵심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 측은 “대형마트를 보유하지 않은 기업이 인수할 경우 곧바로 국내 대형마트 업계 3위 사업자로 올라설 수 있다”며 인수 매력을 강조하고 나선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신중하다. 대형마트 업황 둔화와 이커머스 경쟁 심화 등으로 실제 홈플러스 잔존 사업에 대한 인수 매력이 적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11번가도 장기간 매각을 추진했지만 원매자를 찾는 데 실패했다. 홈플러스 온라인몰 역시 독자적인 경쟁력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대형마트 사업도 잠재 고객을 상당 부분 잃은 만큼 단기간에 정상 궤도에 올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핵심 점포 자산의 개별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대형마트 사업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나, 수도권 주요 점포의 경우 부동산 자산으로서는 충분히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홈플러스가 수도권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분리 매각에 나설 경우, 영업 가치보다는 부동산 가치에 주목한 원매자가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8일 방문한 홈플러스 매장. 요구르트, 버터 등의 판매 매대에 프라이팬이 진열돼 있다. 사진=박해나 기자


#메리츠 추가 지원이 관건

 

홈플러스는 앞서 핵심 자산으로 꼽히던 익스프레스 사업부를 하림그룹 계열사인 NS홈쇼핑에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NS홈쇼핑은 7일 홈플러스와 영업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예정일은 6월 22일로 이날 매각 대금도 함께 지급될 것으로 알려진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만으로 홈플러스의 자금난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익스프레스 매각가는 1206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업계 안팎에서 거론되던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홈플러스는 10일 전국 37개 점포의 영업을 잠정 중단하며 사실상 벼랑 끝 버티기에 들어갔다. 매출 기여도가 낮은 점포의 운영을 중단하고 남은 점포에 상품 공급 등을 집중해 매출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점포 효율화 작업 이후에도 남은 매장의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은 분위기다. 28일 찾은 한 홈플러스 점포는 여전히 상품 공급 차질이 이어지는 모습이었다. 대부분의 매대가 홈플러스 PB 상품 위주로 채워져 있었고, 냉장·가공식품 코너는 판매할 상품이 없어 생활용품 등으로 대체 진열돼 있었다. 매장 직원은 “상품 공급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았다”며 “입고가 언제쯤 원활해질지도 알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는 14일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사진=마트산업노조 제공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는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두 달째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으며 매장에는 상품이 점점 비어가고 있다. 이대로 가면 수십만 노동자의 삶도 소상공인의 삶도 무너지고 지역경제도 함께 무너질 것”이라며 “더 이상 홈플러스를 방치하지 말고 정부가 결단해야 한다. 유암코 관리인 선정과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정상화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업계에서는 홈플러스의 자체 유동성 확보가 한계에 다다른 만큼 메리츠의 지원이 홈플러스의 운명을 좌우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메리츠는 최근 약 1000억 원 규모의 브리지론(2~3개월 초단기 운영자금 대출) 지원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다만 익스프레스 매각 대금 유입 시 즉시 조기상환하는 조건과 기존 DIP 대출과 유사한 수준의 이자율, 대주주 및 경영진의 연대보증 등이 조건으로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쟁점은 연대보증 범위다. 메리츠는 배임 논란을 피하기 위해 김병주 MBK 회장의 이행보증을 요구한 반면, 홈플러스 측은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의 연대보증만 수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측은 “이번 대출의 혜택은 홈플러스의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에도 돌아간다”며 “파산이 아닌 정상화를 통한 채권 회수에 동의하는 메리츠로서는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도움을 주는 것이 배임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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