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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설지지대 없던 서소문고가, 붕괴 사고 전 보강 요구 있었다

국토안전관리원, 지난해·올해 안전계획서에 두 차례 보완의견…서울시 해명과 충돌

2026.05.29(Fri) 11:17:37

[비즈한국]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 전 국토안전관리원이 서울시에 가설지지대 등 보강계획 수립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그동안 설계상 거더 안전성에 큰 이상이 없어 가설지지대 설치가 필요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해왔다. 하지만 착공 전 안전관리계획서 검토 단계에서 해체순서에 따른 보강계획 수립이 보완사항으로 제시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의견이 실제 현장 안전조치에 반영됐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 전 국토안전관리원이 가설지지대 등 보강계획 수립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사고가 발생한 26일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공사 현장 모습. 사진=최준필 기자

 

비즈한국이 국회 문진석 의원실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토안전관리원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1월 서울시가 의뢰한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공사 안전관리계획서 검토 과정에서 “해체 시 보강계획 등 구조안전성 검토 확인”을 보완사항으로 제시했다. 세부적으로 △구조안전성 검토에 따른 해체 순서도 작성 △하중 분석 적정성 여부(해체장비 하중분석 자료 확인) △장비동선 및 해체순서에 따른 주요 부재 구조안전성 검토 결과 확인 △가설지지대 등 해체순서에 따른 보강계획 수립을 요구했다.

 

안전관리계획은 착공 전에 건설업자 등이 건설공사 중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수립하는 계획을 말한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건설업자 등은 착공 전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해 발주자로부터 승인을 받아야 한다. 국토안전관리원은 건설공사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발주자가 제출받은 안전관리계획서를 검토해 시정명령 등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서울시가 발주한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공사는 2종시설물 공사로 안전관리계획 수립·검토 대상이었다.

 

주목할 지점은 국토안전관리원의 가설지지대 등 보강계획 수립 요구다. 이번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공사 해체 과정에서 구조 안전을 보강하기 위한 가설지지대는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고가차도 구조상 거더(기둥과 기둥을 연결하는 보)가 잘 받쳐져 있어 가설지지대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게 그간 서울시가 밝힌 입장이었다. 그런데 관계 당국이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공사 착공 전 안전관리계획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 가설지지대 등 보강계획 수립을 요구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27일 사고브리핑에서 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 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점을 지적하는 기자 질의에 “철거 계획을 최초로 수립할 당시에 설계 내용을 보면 거더의 안전성은 크게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그래서 그것(고가차도 상판)을 그대로 절단을 하고 인양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이 때문에 이렇게 거더 자체가 무너지는 사고는 현장에서 파악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답했다.

 

한편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로 6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고는 지난 26일 오후 2시 33분께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도횡단구간에서 발생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사고 당일 새벽 이 구간 상판 절단 작업 중 거더 일부가 내려앉는 이상 징후가 확인됐고, 이후 점검 과정에서 구조물이 무너졌다. 이 사고로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서울시와 서대문구 관계자 등 3명이 중상을 입었다.

 

서소문 고가차도는 준공 60년을 앞둔 노후 고가차도다. 1966년 493m 규모로 준공된 이후 서울역과 충정로 일대 교통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교각 콘크리트 탈락과 바닥판·보 손상 등 노후화에 따른 하자가 이어지고 최근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으면서 철거가 결정됐다. 철거공사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가 발주했다. 시공은 흥화, 감리는 수성엔지니어링 등이 맡았다. 공사기간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7월까지며, 사고 당시 공정률은 88%였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국토안전관리원이 구조안전성 검토와 가설지지대 등 보강계획 수립을 요구했다는 것은 해체 과정에 위험성이 있다고 본 것”이라며 “구조검토 결과 가설지지대가 필요 없다고 판단했다면 그 근거 자료가 있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지지대 설치나 크레인으로 구조물을 잡아주는 등의 보강조치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보완의견이 실제 안전관리계획과 현장 조치에 반영되지 않았다면 사고 위험을 키운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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