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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법원 '기관영업 대전' 코앞, 신한은행 vs 국민은행 '전운'

국민은행의 적극적 영업에 느긋하던 신한은행 "내부적으로 머리 싸매"

2017.08.31(Thu) 19:26:00

[비즈한국] 은행에게 순위 경쟁은 자존심을 건 싸움이다. 금융업 특성상 국내 시장에서 한정된 파이를 나눠가져야 하고, 순위 다툼을 통해 행장이나 금융지주 회장의 역량을 보여줄 수 있는 까닭에서다. 지난 10년여 동안 ‘은행업계 삼성’으로 불리며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신한은행이 리딩뱅크를 지키기 위한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14일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국민은행)이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 2872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9% 증가했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 3324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42% 증가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국민은행이 올해만큼은 신한은행을 뛰어넘어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KB국민은행이 기관영업 경쟁에 공격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 본점. 사진=이종현 기자


통상 기업금융 강자는 신한은행, 소매금융과 가계대출 강자는 국민은행이라고 불리던 등식이 깨지고 있다. 은행 간 실적 경쟁이 심해지며 약했던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들면서다. 특히 신한은행은 우위를 점하던 공공기관 영업 부문을 국민은행에 뺏기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은행업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마련하기 어렵다. 미투전략이 남발돼 상품의 차별화가 불가능하고, 규제산업이다 보니 새로운 사업영역을 발굴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강화되자, 고정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관영업과 기업금융이 더욱 중요해졌다. 

 

국민은행은 기업은행과 함께 2015년 군 장병 전용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로 선정됐다. 기존 사업자였던 신한은행은 2005년 나라사랑카드 출시 때부터 10년간 사업을 독점해왔지만 국민은행에 사업권을 내줬다.

 

14만 경찰 공무원의 대출과 복지카드를 제공할 수 있는 사업자 선정을 놓고도 팽팽한 경쟁구도가 이어졌다. 기존 사업자인 신한은행은 국민은행에 지난 7월 사업권을 내주며 고배를 마셨다. 국민은행은 경찰공무원에게 최저 1.9% 수준의 금리로 돈을 빌려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리딩뱅크 탈환을 염두에 두고 무리한 영업 논란도 일었다. 

 

기관영업에서 신한은행이 국민은행에 줄줄이 밀리자, 앞으로 있을 기관영업전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공세를 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하반기에는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선정과 전국법원 공탁금 관리은행 선정 등 빅매치가 남아 있다.

 

신한은행이 연이어 국민은행에 기관고객을 빼앗기고 있다. 사진=비즈한국DB


5년 만에 돌아온 국민연금 주거래은행 재선정을 두고 시중은행들 모두 군침을 흘리고 있다.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면 공단 입출금거래와 직원급여관리 등 금융거래를 독점하게 된다. 적립금 600조 원에 세계 연기금 3위 안에 드는 국민연금의 금고가 되면 브랜드 홍보효과와 대외신뢰도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2007년부터 국민연금 주거래은행을 맡아왔지만 2012년 선정 때 2순위에 그치며 아쉽게 사업권을 놓친 국민은행의 공격적 영업에 긴장을 놓지 못하고 있다.

 

전국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도 국민은행이 넘보는 신한은행의 밥그릇이다. 전국 법원은 각 법원마다 공탁금 보관은행을 각자 선정해왔다. 공탁금 보관은행 선정은 사실상 수의계약으로 진행돼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일부 신설 법원에서는 공개경쟁 방식을 실시해 왔지만, 기존에 선정된 보관은행과 재계약 형식으로 장기간 계약관계를 유지해온 법원이 많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2016년 전체 공탁금 잔고는 7조 4460억 원으로 2012년 6조 2987억 원에서 크게 증가했다. 공탁금 보관은행으로 지정되면 공탁금 예치로 자금을 쉽게 조달할 수 있어 예금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공탁금 보관은행별 잔고를 보면 대형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6년 74.3%, KEB하나은행 2.3%, 우리은행이 4.1% 순이다. 신한은행은 옛 조흥은행 시절부터 법원 공탁금 보관업무를 도맡아왔다.

 

대법원은 공탁금 보관은행 선정 투명화를 위해 하반기 부천, 인천 지방법원에서 시범적으로 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한다. 시범 도입 결과에 따라 입찰 방식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기존 공탁금 예치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신한은행으로서는 경쟁입찰 방식을 도입할 경우 현재와 같은 예치 비중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국민은행은 공탁금에는 눈독을 들이지 않던 과거와 달리 ​공탁금 보관은행 선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공탁금 보관은행도 눈여겨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신한은행이 기관영업에서 줄줄이 밥그릇을 빼앗기며 내부적으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이 기관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28일부터 4주간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점검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있을 입찰에는 공격적으로 참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경영실태점검에서는 지난 7월 국민은행이 경찰공무원 대출은행 선정 당시 무리하게 입찰에 들어갔는지도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금재은 기자 silo123@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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