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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회생, 3월 4일이 분기점…MBK "관리인 교체에 협조"

3000억 원 DIP 조달 난항 속 '키맨 교체'가 협상 스위치가 됐다

2026.03.01(Sun) 16:38:08

[비즈한국] 홈플러스 회생절차가 2026년 3월 4일을 전후해 ‘연장’과 ‘폐지’ 갈림길에 선다.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이 임박하면서 법원이 이해관계자들에게 절차 지속 여부와 자금 조달 방안을 사실상 다시 묻는 국면으로 들어갔기 때문이다. 시장이 주목하는 대목은 영업 정상화의 속도가 아니라, “버틸 의지”를 “버틸 돈”으로 증명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정면에 섰다는 점이다.

 

서울 강서구 화곡로 398 홈플러스 본사 전경. 사진=최준필 기자


이때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꺼내 든 카드가 1000억 원 규모의 DIP(회생절차 기업에 제공되는 긴급 운영자금) 선(先)집행이다. 다만 조건이 붙었다. 노조 등이 요구해온 ‘관리인 교체’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함께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금 조달이 단순한 금융 협상 단계를 넘어 ‘누가 회생의 키를 쥐는가’라는 거버넌스 문제로 이동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해관계자 입장에서는 ‘관리인 교체’가 회생계획의 신뢰도에 영향

 

홈플러스가 내건 구조혁신형 회생 시나리오의 중심에는 3000억 원 규모의 DIP 조달이 있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산은·메리츠 등 주요 이해관계자의 태도가 소극적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애초 설계된 자금줄이 계획대로 열릴지에 대한 회의론이 커졌다. 결국 “DIP가 막히면 연장도 어렵다”는 전망이 확산됐고, 법원도 회생계획의 실효성을 ‘자금 조달의 현실성’에서 다시 검증하는 분위기로 읽힌다.

 

여기서 MBK의 1000억 원 선집행 제안은 단순한 유동성 공급이 아니라 협상의 축을 바꾸는 장치가 된다. 법원이 원하는 것은 “돈을 넣겠다”는 말이 아니라 “돈이 들어오도록 만드는 구조”이고, 그 구조의 첫 단추가 ‘관리인’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회생절차에서 관리인은 회사 운영의 실질적 지휘선에 있는 만큼, 이해관계자 입장에서는 관리인 교체가 곧 회생계획의 ‘신뢰도’와 직결되는 지점이다. MBK가 관리인 교체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며 자금 투입을 연동한 것은, 회생의 핵심 쟁점이 영업이 아니라 거버넌스라는 점을 역설적으로 확인시킨다.

 

문제는 1000억 원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3000억 원 DIP 구상에서 빠진 2000억 원을 누가 어떤 조건으로 메울지가 남아 있다. 일부 보도에서는 관리인 교체와 회생절차 연장 이후 MBK와 메리츠가 각각 1000억 원의 DIP 추가 투입을 제안했다는 내용도 거론된다. 이 경우에도 자금의 ‘규모’만큼이나 ‘선순위 조건, 금리, 담보, 트리거(추가 집행 조건)’가 쟁점이 된다. 돈의 성격이 운영자금인지, 사실상 브릿지 파이낸싱인지, 아니면 향후 M&A를 전제로 한 구조인지에 따라 회생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익스프레스 매각과 ‘연장 vs. 폐지’ 시나리오…협력사 돈줄은 어디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은 회생 국면의 또 다른 분기점이다. 회사는 DIP 조달과 함께 익스프레스 매각, 부실 점포 정리, 인력 효율화 등을 구조혁신 패키지로 제시해 왔다. 다만 매각이 ‘현금화’인지 ‘책임회피’인지에 대한 해석은 이해관계자마다 다르다. 매각대금이 회생 재원의 핵심으로 쓰인다면 “버틸 돈”의 퍼즐이 맞춰질 수 있지만, 인수자·가격·고용승계 조건이 불리하게 형성되면 회생의 사회적 비용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

 

3월 4일을 전후해 시나리오는 크게 둘로 갈린다. 연장으로 가면 법원은 “자금 조달 방안”과 함께 “새 관리인 체제”라는 거버넌스 처방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고, 그 체제 아래 DIP 실행과 자산 매각이 연결되는 구도가 된다. 이 경우 협력사 채권과 임차료, 단기 유동성 압박은 ‘추가 연체를 막는 수준’에서 관리될 수 있지만, 실질적인 회수 규모는 회생계획의 내용과 속도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절차가 폐지되는 쪽으로 기울면, 회생은 곧 청산·파산 국면으로 급격히 이동할 수 있다. 이 경우 협력사 채권, 전단채 등 단기성 채무, 임차료와 각종 미지급금에 대한 회수 경쟁이 빨라지고, 가압류·집행 등 개별 채권자의 움직임이 본격화될 여지가 커진다. ‘연장’이든 ‘폐지’든, 홈플러스 사태의 본질이 유통업의 구조적 부진만이 아니라 “누가 어떤 책임과 통제 아래서 돈을 넣고 회생을 설계하느냐”로 수렴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결국 3월 4일은 홈플러스만의 일정이 아니다. 사모펀드(대주주)·채권단·노조가 충돌하는 회생 절차에서 법원이 무엇을 ‘생존의 조건’으로 보는지, 그리고 자금이 아니라 거버넌스를 먼저 손보라고 요구하는 흐름이 다른 대형 구조조정에도 어떤 기준선이 되는지 가늠하는 날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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