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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덕텔링] 한국형 공정사단, 우리의 '밴드 오브 브라더스'가 되려면

헬기와 수송기로 적 핵시설 급습…미국 101 공수사단 형태 될 가능성

2018.02.19(Mon) 06:43:48

[비즈한국] 지난해 10월 17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국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새로운 방안을 언급한 적이 있다. 바로 ‘한국형 공정사단’이다. 공정사단은 영어로는 ‘Airborne Division’. 군사용어사전에서는 ‘항공기를 이용하여 전투지역으로 이동, 지상작전을 실시하는 것’으로, 병력과 장비를 수송하는 수단에 따라 공정작전과 공중 기동작전으로 나누는 경우도 있다.

 

미국의 101 공수사단. 사진=army.mill


우리 군은 공군이 C-130H 수송기 12대, C-130J 수송기 4대, CN-235 수송기 18대, UH-1 헬기 130대, UH-60헬기 110대, CH-47헬기 32대 등 병력과 장비 수송이 가능한 수송기와 수송헬기를 수백 대 보유하고 있으나, 본격적인 공정작전을 실시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수는 아니다.

 

수송 비행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헬리콥터의 경우, 그 크기가 작은 중소형 기동헬기가 대부분이라 항속거리와 탑재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공군의 수송기 역시 20톤 이상의 화물 수송능력을 갖춘 수송기가 전무하다. 대부분의 수송 항공기는 전시 아군 지역에 대한 물자수송 정도에 투입이 가능한 것이지, 대량의 항공기를 동원해서 일시에 적 후방에 병력을 투입하는 능력은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송영무 장관은 왜 한국 육군이 한 번도 가지지 못한 공정작전능력을, 그것도 사단급 규모로 갖추려 하는 것일까. 언론 보도에 따르면 송 장관은 국회 국방위 질의응답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제거와 전쟁 조기종결을 위해 ‘공세적 종심기동 전투’ 능력을 육군이 갖춰야 하고, 그 능력을 갖추기 위한 수단으로 공정사단의 필요성을 연구 중이라고 답변했다. 

 

그런데 송 장관이 언급한 일명 ‘공세적 종심기동’이라는 개념은 딱히 공정사단에서만 쓰이는 용어가 아니다. 적보다 빠른 기동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이 이점을 활용해 충격력을 극대화시킨다는 개념은 제2차 세계대전의 독일군이 전차를 선두에 세우고 보병을 후속시킨 기갑사단으로, 제3차 중동전에서 이스라엘군이 보병 엄호 없는 전차부대로 실증했다.

 

결국 공세적 종심기동에서 중요한 것은 병력과 장비의 이동 속도만이 아니라, 아군 부대가 적이 인지하지 못하는 시간과 장소에 있는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송영무 장관은 많은 방법들 중, 왜 공정작전을 통한 공세적 종심기동을 이야기하는 것일까. 미국의 싱크탱크인 랜드 연구소(RAND Corporation)가 몇 년 전 내놓은 보고서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랜드 연구소는 2013년 11월 19일 ‘북한의 붕괴와 우리의 대비’(Preparing for the Possibility of a North Korean Collapse)라는 보고서를 냈다. 유명 군사학자인 브루스 베넷은 이 보고서에서 한국군이 공정부대를 활용하여 북한의 영변 핵시설이나 탄도미사일 생산 및 운용부대 및 대량살상무기 시설에 가능한 한 빨리 진입해 핵물질을 확보하고 미사일을 파괴해야 하지만 북한의 도로사정이 열약하고 핵심 표적들이 내륙 깊숙이 있어 지상차량보다는 공중투입이 필요하다고 했다.

 

장갑차와 전차를 운용하는 러시아의 76 근위 공수사단. 사진=러시아 국방부


실제로 강대국 군대는 대규모 공수작전과 공정부대 운용을 통해, 중요한 표적을 기습 공격하여 주도권을 잡는다. 미국의 ‘82 공수사단’(82nd Airborne Division)은 제2차 세계대전의 노르망디부터 그라나다 침공, 파나마 침공, 1차 이라크전에서 공수 투입돼 주요 목표물들을 신속하게 점령한 적이 있다. 러시아는 ‘공수군’(Vozdushno-Desantnye Voyska, VDV)을 총참모부 휘하에 두고 4개의 공수사단을 운용하여 아프가니스탄 전쟁, 남오세티아 분쟁, 체첸 내전 등에서 신속하게 병력을 투입했다. 

 

대규모의 병력을 전쟁 초기에 핵심 목표에 전개 가능하다면,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 하고 전쟁을 조기에 종결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그들은 이미 실전 경험으로 체험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이 공정사단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막대한 예산 문제를 차지하고서라도, 한국의 전장 환경과 세계 방위사업 시장 동향이 공수사단을 만드는데 좋은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첫 번째 이유는 공수사단에 필요한 대형 수송기를 구매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수부대는 항공기로 모든 장비를 수송하거나 낙하산으로 투하해야 하기 때문에 대형 수송기로 중장비를 수송할 능력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현재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의 중대형 수송기 C-17 글로벌마스터(GlobalMaster)는 75톤의 화물을 탑재 가능하고 험한 비행장에서 이착륙이 가능하여 매우 유용하지만, 제작사인 보잉은 지난해 생산라인을 닫아 신규 기체 구매가 불가능하다. 유럽 에어버스의 A400M 아틀라스(Atlas)의 경우 지금도 생산 중이지만, 수송능력이 40톤밖에 안 되는 등 비용 대비 성능이 떨어진다. 

 

두 번째 어려움은 북한군의 야전 화력의 강력함이다. 북한군의 경우 대부분의 장비가 매우 낙후돼 50년이 넘는 전차와 로켓포들이 산재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장비만 사용해야 하는  공수사단 입장에서는 50년 전의 구형 탱크조차 엄청난 피해를 입을 수 있다. 

 

러시아 공수군은 기관포와 대전차 미사일을 탑재하는 BMD-4 공수 보병장갑차, T-90전차와 같은 주포를 탑재한 Sprut-SD 대전차 자주포 등 장갑차량을 낙하산으로 투하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현재 대형 수송기를 구매하는 것도 어렵고,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하면 이런 공수 장갑차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없다. 

 

마지막 어려움은 북한군의 강력한 대공 방어 전투력이다. 북한군은 미 공군에 대한 공포심으로 과도할 정도로 대공 방어 무기에 투자해 수만 기에 달하는 고사포와 수천 기에 달하는 지대공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구식이라 한미 연합 공군의 전투기와 폭격기들은 이들의 공격을 쉽게 피할 수 있지만, 수송기와 헬기는 아무래도 이런 대공 방어 무기에 취약하다. 

 

따라서 한국형 공수사단은 대형 수송기를 사용해서 낙하산으로 병력과 장비를 투하하는 미국의 82 공정사단 같은 모습보다는, 헬리콥터를 활용해서 병력과 장비를 투입하는 미국의 ‘101 공수사단’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 드라마 ‘밴드 오브 브라더스’의 모델이 된 101 공수사단(101st Airborne Division)은 1918년 창설돼 2차 세계대전에서부터 코소보, 2차 이라크 전쟁에 이르기까지 활약한 유서 깊은 부대. 특히 베트남전 이후 낙하산을 사용한 공정작전 대신, 헬기를 사용하여 이동하는 공중 강습사단으로 변신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101공정사단. 사진=army.mill


헬기를 사용한 공중 강습작전은 수송기에서 낙하산을 사용하는 공정작전보다 여러 가지 면에서 장점이 있다. 많은 훈련이 필요한 낙하산 사용 없이 병력을 항공기로 투입할 수 있고, 차량과 장비의 손상을 최소화 할 수 있으며, 넓은 곳에 흩어져서 떨어지는 낙하산보다 집중하여 물자와 병력을 투입할 수도 있다. 반면 헬기는 수송기보다 항속 거리가 짧고 장비와 인원 탑재량이 적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

 

101 공수사단은 한때 사단 전체를 헬기로 실어 나르기 위해 UH-60 중형 헬기 125대, CH-47 대형 헬기 45대, UH-1 중형 헬기 25대를 소유한 적이 있다. 여기에 지상에 착륙한 부대와 헬기를 엄호하기 위해 AH-64 아파치 공격헬기 54대, AH-1 공격헬기 16대, OH-58 무장 정찰헬기 63대를 사용했다. 

 

한국 육군이 현재 AH-64 공격헬기를 36대 도입할 예정이고, 한국 육군 전체가 UH-60 기동헬기 130여 대를 운용 중인 것을 생각하면, 1개 사단이 한국 육군 전체 수준의 헬기 전력을 가진 셈이다. 

 

따라서 한국형 공정사단의 창설은 다음과 같은 새로운 전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헬기전력의 확충이다. 특히 공정사단(공중강습 사단)은 헬기와 수송기로만 모든 장비를 수송해야 하기 때문에 무거운 장비를 수송할 수 있는 대형 수송헬기가 필요하다.

 

미군 공정사단 개념도. 사진=글로벌 시큐리티


현재 한국 육군은 30여 대의 CH-47 대형헬기를 운용하고 있는데, 미 육군의 사례를 참고하면 최소한 우리가 지금까지 구매한 만큼의 대형 헬리콥터를 새로 구매해야 할 것이다. CH-47과 비교할 수 있는 대형 수송헬기의 경우 미 해병대가 운용하는 CH-53K 킹 스탈리온 (King Stallion)이 있으나, 너무 비싸 미국조차 도입에 곤란함을 겪고 있기 때문에 CH-47의 최신형인 CH-47F Block 2 구매를 고려할 만하다. CH-47F는 우리 군이 사용하는 CH-47D보다 전자장비가 발달되었으며, CH-47 F Block 2는 새로운 메인 로터와 경량화로 더 많은 화물을 실을 수 있다. 

 

대형헬기 이외에도 중형헬기 역시 수십 대를 도입해야 하는데, 우리 국산헬기 ‘수리온’의 개조개량형을 개발해 공정사단용 기동헬기로 제작하면 어떨까. 수리온은 에어버스 헬리콥터 H125, 일명 ‘푸마’(Puma)와 구조가 많이 유사한데 에어버스 헬리콥터는 이 푸마 헬기의 동체를 확대한 H225M 카라칼(caracals) 헬기를 군용으로 판매하고 있다. 우리의 수리온 헬기도 동체를 연장하고 메인로터와 엔진을 개조한다면, UH-60 헬기보다 수송능력과 항속거리가 뛰어난 중형 헬기를 우리 손으로 확보할 수 있는 셈이다.

 

헬기와 함께 필요한 것은 북한의 대공포와 대공 미사일로부터 헬기와 아군을 보호할 여러 보호장비다. 이스라엘의 라파엘사는 2007년 스카이락(Skylite) 무인기를 헬리콥터에 대전차 미사일과 함께 탑재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이 발사 기술은 우리 해군이 운용 중인 AW159 와일드캣(WildCat) 해상작전헬기의 스파이크 NLOS(Spike NLOS) 미사일에도 사용 중이다. 

 

우리가 이스라엘과 같이 헬기에서 발사 가능한 소형 무인기를 개발하여, 이를 수리온에 탑재할 수 있다면, 헬기의 착륙지점 근처에 적이 얼마나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찾아내거나, 기만 장비를 달거나 유인해 적 대공포와 미사일을 교란하는 양동 작전을 펼칠 수 있다.

 

헬기에 탑재 가능한 스카이락 무인기. 사진=Rafale


헬기에 탑재 가능한 화력지원 차량도 필요하다. 독일 육군과 미 해병대는 헬기에 탑재할 수 있는 견인식 120mm 박격포와 120mm 자주박격포를 운용했는데, 120mm 박격포는 화력이 우수해 이런 강습사단의 포병 화력으로 제격이다.

 

미군은 UH-60 헬기에 탑재 가능한 155mm 견인포를 운용하고 있지만, 이런 견인포의 경우 헬기 내부에 탑재하는 것이 아니라, 로프로 묶어 헬기에 매다는 ‘슬링’(Sling)으로 옮겨야 해 장거리 침투임무에는 사용할 수 없다. 우리 군은 120mm 자주박격포를 도입하기로 결정하여 이미 시제품이 등장했다. 기존에 개발된 120mm 박격포를 경량화 해 우리 군의 고기동 차량과 결합하면 훌륭한 화력 지원 수단이 될 것이다.

 

공정작전은 상륙작전과 함께 비용 대비 효과가 좋다. 소수의 병력으로 훨씬 많은 적을 묶어두거나, 순식간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사에서는 성공만큼 수많은 실패한 공정작전도 많은데, 대표적으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가장 큰 실수 중 하나인 ‘마켓가든’ 공정작전을 들 수 있다. 

 

우리의 한국형 공정사단이 전쟁 조기종결의 열쇠가 되어, 흑표범(Black Panther) 같은 날랜 기동으로 적을 마비시키는 능력을 갖출 날을 상상해본다. ​ 

김민석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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