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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사상 최대 수출' 자화자찬의 실체

반도체 '착시효과'에도 13대 주력품목 실적 부진하자 '유망 신산업' 내세워 포장

2018.11.23(Fri) 17:18:38

[비즈한국] 지난 22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올 1~3분기 수출액이 4503.3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2016년 4분기부터 8분기 연속 수출액이 증가하는 등 분기별 수출 증가세도 지속됐다고 분석했다. 13개 주력품목 중 6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고, 4개 품목은 두 자릿수 증가폭을 보였다. 2016년 12월 선정된 ‘유망 신산업(8개 품목)’의 수출액은 전년 대비 14.6% 증가해 수출의 ‘품목 다변화’ 및 ‘고부화가치화’가 진전됐다고 강조했다.

 

산업부의 발표대로라면 한국 수출에 훈풍이 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 현실에서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엔 찜찜함이 남는다. 산업부의 ‘2018년 1~9월 누계 수출 동향 및 특징’ 자료를 분석해봤다.

 

올 1~3분기 수출액이 4503.3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사진=연합뉴스

 

# 반도체 빼면 하향세

 

많은 언론이 최근의 수출 동향을 분석하는 기준이 있다. ‘반도체를 포함한 것’과 ‘반도체를 제외한 것’이다. 반도체 수출이 너무 잘되다 보니 그 외 모든 통계 수치를 덮어버리기 때문이다. 산업부가 매월, 매년 발표하는 수출동향 자료에는 늘 13대 주력품목이 언급된다. 반도체, 일반기계, 선박, 석유화학, 자동차, 철강,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차부품, 무선통신기기, 섬유, 가전, 컴퓨터다. 

 


1~3분기 누적 기준으로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692.2억 달러로 전년 대비 53.9% 증가했다. 올해 반도체 수출액은 955.9억 달러로 38.1%의 증가세다. 반도체에서만 263.7억 달러가 증가했다. 올해 1~3분기 전체 수출액은 4503.3억 달러로 전년 동기 4301.9억 달러보다 201.4억 달러 증가했다. 반도체 한 품목의 증가액이 수출액 전체 증가액보다 많다.

 

반도체가 고공행진하는 동안 한국의 주력 산업으로 여겨지던 조선과 자동차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해 1~3분기 12.0% 증가했던 자동차는 올해 8.0% 감소했다. 지난해 36.7% 증가했던 선박은 올해 59.2% 감소했다. 

 

지난해 1~3분기에는 13개 주력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이 증가했지만, 올해는 6개 품목만이 증가세를 보이고 7개 품목에선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는 차부품(-6.1%), 무선통신기기(-24.3%), 가전(-19.8%)의 수출이 감소했지만, 올해는 자동차(-8.0%), 철강(-2.6%), 디스플레이(-10.9%), 차부품(-3.2%), 선박(-59.2%), 무선통신기기(-19.4%), 가전(-21.1%)의 수출이 감소했다. 

 

선박 수출은 절반 이상 감소했고 차부품, 무선통신기기, 가전은 연속 감소세다. 

 

# 뜬금없는 ‘유망 신산업’ 수출 증가

 

산업부가 발표한 지난해 1~3분기 수출 동향 자료에는 13대 주력품목 위주로 설명이 되어 있었지만, 올해 13대 품목이 시쳇말로 죽을 쑤면서 ‘유망 신산업’이 보도자료 1면을 차지했다. 가장 큰 제목으로 ‘신산업 수출 확대 등으로 수출구조 고도화 진전’이라고 씌어 있다. 

 

2016년 12월 지정된 ‘유망 신산업’은 전기차, 로봇, 바이오헬스, 항공우주, 에너지신산업, 첨단 신소재, 차세대 디스플레이, 차세대 반도체의 8개 품목이다. 이 중 7개 품목의 1~3분기 수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유망 신산업’의 수출액은 590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13.1%에 불과하다. 그 중에서도 차세대 반도체는 365.4억 달러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반도체 수출이 좋기 때문에 ‘유망 신산업’도 당연히 좋은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다. 그 외 품목은 모두 각 100억 달러에 미치지 않는다.

 

반면 13개 주력품목의 올 1~3분기 수출액은 3500.9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77.74%에 달한다. 전체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13개 주력품목의 실적이 미진하자, 비중이 얼마 되지 않는 ‘유망 신산업’을 내세워 ‘수출의 부가가치화 및 다변화’라고 홍보하는 것이다. 

 

# 이 시점에 왜 이런 자료가 나왔나

 

산업부는 지금까지 매월 월별, 연도별 수출입 동향을 발표해왔다. 1~3분기 수출 동향을 발표한 것은 전년과 올해 두 번으로 이례적이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 달라진 것이다. 게다가 수입 동향은 빼고 수출 동향만 발표한 것도 특이하다. 최근 고용, 소득, 산업 등 경제지표가 좋지 않으니 뭐라도 긍정적인 자료를 내기 위해 고심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든다.

 

이에 대해 자료를 발표한 산업부 수출입과는 “그간 월별, 연도별 수출동향만을 발표했는데, 의미 있는 지표가 있다면 알리는 게 좋다고 봐서 추가로 자료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 

우종국 기자 xyz@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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