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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자산운용 특화" 전북도 제3 금융중심지 재도전에 사활

KB·신한·우리금융 진출로 기대감 상승…금융센터 건립 지연·지역 금융 참여는 숙제

2026.03.12(Thu) 16:49:56

[비즈한국] 전북특별자치도가 국민연금공단이 들어선 전주혁신도시를 중심으로 ‘제3 금융중심지’ 지정에 다시 도전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KB·신한·우리금융 등 주요 금융지주가 자산운용 인력과 조직을 확대하는 계획을 내놓으며 기대감이 커졌지만, 인프라 구축까지 갈 길이 먼 데다 지방 금융이 논의에서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가 현장 실사 등을 거쳐 금융중심지를 지정할 예정인 가운데 전북의 구상이 현실화될지 주목된다.

 

2월 27일 전북대학교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북 타운홀 미팅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도민과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사진=전북특별자치도 제공


전북특별자치도는 2025년 10월 31일 ‘전북 금융중심지 개발 계획안’을 공고하면서 제3 금융중심지 추진을 본격화했다. 지난 1월 29일 금융위원회에 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한 개발계획을 제출한 데 이어, 2월 4일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금융위를 방문해 이억원 위원장에게 금융중심지 지정을 요청했다. 금융위는 전북도의 계획안을 검토한 후 현장 실사를 거쳐 6월 이후 금융중심지 지정 여부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북도의 제3 금융중심지 지정은 문재인·윤석열 정부에서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무산됐던 사안이다. 이재명 정부도 ‘청년이 모이는 전북 금융특화도시 조성’ 공약을 들고나왔는데, 이번에는 국민연금공단과 주요 금융지주가 함께 움직이면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 중 하나금융을 제외한 KB·신한·우리금융 세 곳이 전북도 투자 및 인프라 구축 계획을 밝힌 상태다. 세 지주사 모두 자산운용 부문을 중심으로 전북 지역의 현지 인력을 늘리는 것이 계획의 골자다.

 

금융지주가 전북도 진출 계획을 발표한 건 이재명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이후다. 이 대통령은 2025년 12월 30일 “전주로 간 국민연금공단이 지역 경제에 어떤 도움이 됐나”라고 지적하며 국민연금이 운용 자산을 배분할 때 지역의 자산운용사에 우선권을 주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KB금융은 1월 말 전북혁신도시 내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 등 임직원 250여 명이 상주하는 ‘KB금융타운’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KB증권·KB자산운용의 전주사무소, KB손해보험의 광역 스마트센터, 국민은행의 비대면 상담 조직을 출점한다. 2월에는 전북도·국민연금공단과 ‘자산운용 특화 금융생태계 조성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3자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신한금융이 발표한 ‘신한금융허브 전북혁신도시’도 KB금융타운과 유사하다. 자본시장과 자산운용 관련 기능을 전북으로 모으는 것으로, 신한은행·증권·자산운용·펀드파트너스 등 전주 지역에 근무하는 130여 명의 인력을 단계적으로 300여 명 수준으로 확대해 자본시장 분야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최근 신한자산운용의 전주사무소를 개소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이 국민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이라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재 200여 명의 전주 지역 인력을 300여 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자산운용의 전주사무소와 채권관리 계열사인 우리신용정보의 전주영업소를 신설한다. 우리신용정보는 우리은행·캐피탈 등 지역 내 계열사와 금융사의 채권관리를 맡는다. 동양생명·ABL생명도 전속설계사 위주로 현지 인력을 늘릴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계획이 나온 것은 없다. 전북 금융중심지 진출과 관련해 공식 입장도 내지 않았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시에 자리 잡으면서 전북도는 연기금·자산운용 중심의 금융중심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북도는 제3 금융중심지 지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최근 제2 금융중심지인 부산이 “나눠먹기 정책”이라며 반발하자 김관영 도지사 명의로 “부산의 해양·디지털·파생금융 전략과 전북의 연기금 기반 자산운용 특화 전략은 구조적으로 다르다. 지역 간 갈등을 조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상호 보완과 역할 분담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반박하는 입장문을 냈다. 전북도 관계자는 “2차 공공기관 이전을 두고 연기금 자산운용 기능을 집적해 금융 거점으로 만드는 방향으로 논의가 나오면서 전북도의 금융 생태계 조성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중심지로 지정되려면 인프라 조성이 관건이지만 진척은 더디다. 전북도는 2017년 2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의 전주 이전을 앞두고 금융기관 유치를 위해 2015년부터 전북국제금융센터 건립을 추진해왔다. 사업비 3000억 원가량으로 민간 투자를 유치해 건립하려 했으나 수익성 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2023년 11월 민간 투자사와 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지만 건립이 지연됐다. 착공 관련 세부 계획도 아직 나오지 않았다.

 

전북도 관계자는 “MOU 체결 이후 경기 침체와 수익성 문제 등으로 속도를 내지 못했으나 지난해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금융사 진출 등으로 입주 수요가 있다고 판단해 적극 협의 중”이라며 투자와 관련해 “속도를 내기 위해 컨소시엄 형태의 협약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북도는 최근 제출한 개발계획에서 국민연금이 입주한 전주혁신도시 만성지구 일대(3.59㎢)를 금융중심지로 설정했다.

 

금융중심지 조성의 취지가 지역 균형 발전임에도 지방 금융이 논의에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보유한 JB금융지주는 전북 기반의 금융사지만 금융중심지와 관련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제3 금융중심지가 자산운용 특화 전략을 내세웠지만 JB자산운용과 JB캐피탈은 서울에 거점을 두고 있다. JB금융의 전주 본사 건물에는 지주사와 전북은행만 입주해 있다.

 

JB금융 관계자는 “지주사와 전북은행이 전북에 거점을 두고 영업 중이며, 금융중심지와 관련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검토 후 시장에 알릴 것”이라며 “전북은행을 통해 지역사회 환원을 확대하는 등 지역과 함께 발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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