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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려 해도 쓸 이유가 없다…현장이 외면하는 공공배달앱의 현주소

소비자 "혜택 적고", 점주 "주문 없고", 라이더 "단가 낮고"…3중 악순환 구조

2026.03.12(Thu) 17:13:09

[비즈한국] 최근 소셜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한 자영업자가 배달앱 주문창에 “배민 쿠팡 수수료 때문에 너무 힘들다”며 땡겨요 앱으로 주문해달라는 글이 공유돼 눈길을 끌었다. 공공배달앱 땡겨요로 주문하면 중개 수수료는 2%로 민간 배달앱보다 낮지만, 소비자들은 배달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해당 앱을 굳이 사용할 필요성은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착한 수수료? 소비자에겐 ‘안 착한’ 편의성

 

공공배달앱 ‘땡겨요’의 중개 수수료는 약 2% 수준이다. 반면 민간 배달 플랫폼의 중개 수수료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약 7.8%, 요기요는 약 9.7%로 알려져 있다.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의 경우 각각 3400원, 2900원의 배달비도 사업주가 부담해야 한다. 결제 수수료까지 포함하면 총 부담률은 대략 27%에서 30%까지 이른다.

 

사업주가 수수료가 높게 책정되는 배달의 민족 앱 대신 공공배달앱 땡겨요로 주문할 것을 간청했다. 이에 해당 게시글을 올린 사용자가 땡겨요 앱을 설치하려는 중이다. 사진=스레드 캡처


지난해 서울시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공공배달 서비스 ‘서울배달+땡겨요’의 시장점유율은 7.7%에 머물렀다. 낮은 수수료라는 장점에도 공공배달앱 이용률이 크게 늘지 않는 이유는 소비자의 편의를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는 이미 익숙한 플랫폼에 머물고, 점주는 주문이 몰리는 앱을 포기하기 어려운 구조가 형성된 것이다.

 

직장인 김 아무개 씨(26)는 “배달의민족은 배달비도 무료고 리뷰 이벤트도 있는데, 땡겨요는 배달비도 비싸고 이벤트도 없다”며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달의민족이 더 사용하기 편하다”고 말했다.

 

도시락 매장을 운영하는 강 아무개 씨(51)는 “땡겨요로 하루에 픽업이나 포장 주문이 두세 건 정도이고, 많으면 5건 정도”라며 “수수료가 낮더라도 사람들이 사용해주지 않으니 무용지물”이라고 전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배달 플랫폼 시장을 “네트워크 효과가 매우 강한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리뷰나 추천 기능 등 여러 데이터가 모이면 플랫폼은 더 강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기자가 서울역 인근 음식점 15곳을 확인한 결과, ‘땡겨요’ 스티커가 붙은 매장은 소수에 불과했다. 자영업자 A씨는 “땡겨요보다는 배민이나 쿠팡에 주문이 몰린다”며 입점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땡겨요 스티커가 붙은 가게는 한 곳. 나머지는 배달의 민족을 이용하고 있었다. 사진=김재은 인턴기자


#공공배달앱, 물류망 부재로 배달비만 치솟아

 

공공배달앱이 민간 플랫폼과 경쟁에서 밀리는 원인 중 하나는 ‘배달망의 부재’다. 민간 플랫폼이 막대한 자본으로 라이더를 선점한 상황에서, 공공앱은 배달 기사 수급 단계부터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배달 기사가 잡히지 않아 주문을 취소당했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라이더 역시 주문량과 단가가 높은 플랫폼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이중선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사무국장은 “주문 피크 시간대에는 배민이나 쿠팡이츠에 프리미엄(추가 배달비)이 붙기 때문에 땡겨요 같은 공공앱 배달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며 “거대 플랫폼이 라이더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어 공공앱이 배차 경쟁을 벌이기 극히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배달음식점 앞. 음식 포장이 완료되니 배달 기사가 가져가기 쉽게 바깥에 내놨다. 사진=김재은 인턴기자


공공배달앱은 자체 라이더 조직이 없어 지역 배달대행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구조다. 사업주는 업체와 개별적으로 계약을 맺어 월 회비를 내기 때문에 배달비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 사무국장은 “이 과정에서 배달비가 4000원에서 많게는 6000원까지 치솟는다”며 “단지 수수료만 낮을 뿐이지, 결국 땡겨요도 자영업자에게 큰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고 평가했다.

 

지자체가 투입하는 예산 기반의 할인 혜택도 민간의 공격적인 마케팅 앞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자영업자 강 씨는 “지자체에서 5000원 쿠폰을 뿌리면 반짝 주문이 늘지만, 쿠폰이 소진되면 바로 끊긴다”며 “공공앱이 쿠폰을 내놓으면 민간 앱은 더 큰 규모의 맞춤형 할인으로 응수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익숙한 앱으로 회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토로했다. 결국 공공배달앱은 소비자·점주·라이더 모두에게 선택받지 못하는 ‘삼중 장벽’에 직면해 있다.

 

땡겨요와 배달의 민족에서 같은 메뉴를 담고 가격대를 비교해봤다. 배달의 민족이 1만 3900원인데 반해 땡겨요는 6000원 더 비싼 1만 9300원이었다. 사진=김재은 인턴기자


#“민간과 똑같은 방식으론 승산 없다”…틈새 전략 절실

 

한편, 제도적 규제 없이는 배달 플랫폼의 횡포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최근에는 온라인플랫폼법제정촉구 공동행동이 국회에서 법 제정을 위해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독점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해 고안된 ‘온라인 플랫폼 규제법’은 국회에서 2년 가까이 계류 중이다.

 

이중선 사무국장은 “온플법 제정은 2년 넘게 논의돼 온 사안”이라며 “플랫폼 시장의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소비자와 사업자 모두 거대 플랫폼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공공배달앱이 민간 플랫폼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보다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홍주 교수는 “지금처럼 대형 플랫폼과 똑같이 경쟁해서는 이기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자 인센티브나 배달비 지원 등 강력한 대안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통시장이나 지역 음식점, 직장인 대상 점심 배달처럼 기존 플랫폼이 진입하지 않은 영역을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재은 인턴기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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