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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버려질 수 있다' 하나투어 '캐나다 패키지 악몽' 뜯어보니

패키지상품 자체가 '여행사-랜드사-가이드' 상관관계로 비상 대처에 구조적 문제

2019.03.18(Mon) 18:51:12

[비즈한국] 지난 2월 하나투어 패키지 상품으로 캐나다 옐로나이프로 오로라 여행을 떠났던 패키지 여행객 12명이 “애초에 계획했던 여행 대신 중간 기항지였던 캐나다 밴쿠버에 버려졌다”며 불만을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하나투어 측은 천재지변으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이었다는 입장이지만 고객들은 사후 대처를 문제 삼고 있다. SBS 보도로 촉발된 하나투어 패키지여행의 구멍,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걸까? 

 

지난 2월 하나투어 패키지 상품을 통해 캐나다 옐로나이프로 오로라 여행을 떠났던 패키지 여행객 12명이 “애초에 계획했던 여행 대신 중간 기항지였던 캐나다 밴쿠버에 버려졌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사진=SBS 캡처


인천공항에서 출발해 캐나다 밴쿠버를 거쳐 옐로나이프로 향하던 하나투어 패키지 여행객 12명은 폭설로 인해 밴쿠버로 회항 후, 결국 오로라 여행을 하지 못하고 귀국했다. 여행객들은 밴쿠버에서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한 채 여행을 망쳤다고 항의하는 상황. 밴쿠버는 기항지 였을 뿐 애초 스케줄에 있는 곳도 아니었지만 밴쿠버에서 3일을 머물렀고, 1일 관광이 예정되어 있던 캘거리에서도 3일이나 관광을 해야 했다. 

 

애초 발단은 천재지변이었다. 하지만 1등 패키지 여행사라는 하나투어의 대응도 전문적이지 못했다. 캐나다 노스웨스트주의 옐로나이프는 오로라 관광으로 유명한 곳. 오로라 여행은 보통 사람에게는 일생에 한번 꿈꿔보는 여행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가족과 함께라면 배낭여행 가듯 쉽게 떠나온 여행은 아니라는 것쯤은 짐작할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믿을 만한 브랜드를 선택해 안정적으로 여행을 즐기고 싶었을 터. 하지만 하나투어의 미진한 대응이 소비자의 불만을 사면서 일이 커졌다. 

 

여행에는 언제든 천재지변이 있을 수 있다. 기상악화로 항공편이 뜨지 못하면 어렵게 낸 시간과 돈이 아무리 아까워도 원하던 여행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문제는 사후처리다. 고객이 경비를 더 지불하더라도 브랜드를 선호하는 것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애프터서비스 때문이기도 하다. 하나투어가 현지에서 발 빠른 대응을 하지 못한 데에는 사실 하나투어뿐 아니라 대부분의 패키지 여행사들의 구조적 문제가 숨어있다. 한마디로 ‘현지여행사는 다수의 패키지 여행사와 거래하므로 책임감이 덜하고 당장의 수익이 되지 않는 번거로운 고객응대에 사활을 걸지 않는다’고 요약할 수 있다.    

 

이 구조를 풀어보면, 몇몇 테마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소수의 여행사를 제외하면 하나투어, 모두투어, 노랑풍선, 참좋은여행, KRT, 투어2000 등 국내에서 흔하게 이름을 들어본 패키지 여행사의 상품은 보통 ‘고객-패키지여행사-현지여행사(랜드사)-가이드’라는 구조를 갖는다. 패키지여행사에서 직접 상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랜드사에서 상품을 만들어 패키지사에 납품하는 식이다. 혹은 패키지사가 고객을 모아 랜드사에 넘겨준다고도 볼 수 있다. 

 

A, B, C, D라는 패키지사가 하나의 랜드사인 Z와 거래할 경우, 패키지사의 상품은 대동소이하다. 일정 구성에 따라 가격과 상품명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일정을 소화하는 랜드사가 같을 경우 하나투어나 모두투어나 상품과 가이드는 ‘거기서 거기’가 된다. 그래서 업계 일부에서는 국내 대부분의 패키지사들을 여행사가 아닌 ‘유통사’로 보기도 한다. 

 

일정 구성에 따라 가격과 상품명이 조금씩 달라지지만 일정을 소화하는 랜드사가 같을 경우 하나투어나 모두투어나 상품과 가이드는 ‘거기서 거기’가 된다. 사진=하나투어 캡처


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대형 여행사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기대할 수 없다. 국내 패키지여행사가 고객에게 여행상품을 팔면 현지 핸들링은 랜드사가 하기 때문이다. 랜드사는 호텔과 식당, 현지투어 등 대부분의 예약을 진행하고 현지 가이드에게 일정 수행을 맡긴다. 가이드들은 보통 프리랜서다. 이들은 하나투어 직원도, 랜드사 직원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보통 랜드사는 패키지사로부터 고객을 받을 때 충분한 마진을 보장받지 못하므로 현지의 쇼핑이나 옵션 등으로 수익을 매워야 한다. 가이드 역시 충분한 인건비를 보장 받지 못한 상태에서 여행객을 받게 되면 현지 일정 진행 중 쇼핑과 옵션을 통해 이를 보상받을 수밖에 없다. 현지가이드들은 쇼핑과 옵션에 따른 수익을 랜드사와 나누어 수익을 얻는다. 만약 한국에서부터 인솔자가 따라갔다면 인솔자의 모자란 인건비까지 여기에서 충당한다. 

 

한 랜드사 대표는 “​먹이사슬의 맨 아래에 가이드가 있다. 동남아시아에서 종종 쇼핑과 옵션을 전혀 하지 않는 여행객들을 가이드가 ‘통째 버리는’ 이유다. 가이드나 랜드사만을 탓할 수 없다”​​며 “​애초에 패키지사들이 제대로 된 인건비를 포함한 현지경비를 랜드사에 지불하지 않는다. 남지 않는 장사에서, 그것도 어디 소속도 아닌 프리랜서 가이드들에게 책임감만을 강요할 수 없다”​고 전했다.  

 

여행사 소속이 아니라도 제대로 경비와 인건비를 받는 랜드사와 가이드는 손님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 경쟁이 붙기 때문이다. 반대의 경우에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면 어느 손님이라도 온전히 내 손님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이번 사태의 경우에는 고객이 오로라 여행에 대한 애초의 기대 때문에 한치도 물러서지 않은 데에 따른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도 있었다고 한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현지 랜드사에서 급한 대로 밴쿠버 호텔을 잡아줬지만 고객들이 거절하고 공항에서 운항재개를 기다린 점이나 고객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는 낮은 보상에 대한 저항으로 랜드사의 현지 일정 수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한 현지여행사 대표는 “천재지변은 불가항력인데 문제는 사후 처리다. 고객들과 대화에서 협의점을 못 찾은 듯하다. 여행은 서비스 상품이기 때문에 감정이 먼저 상한다면 그로 인해 파국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하나투어 측은 이번 파문에 대해 “고객들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천재지변으로 인한 특수상황이었지만 고객을 100% 만족시키지 못한 점 또한 인정한다. 하지만 고객을 버려두고 가이드가 일방적으로 철수했다거나 추가로 발생한 현지 비용을 고객에게 다 부담하라고 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예측하지 못한 특수한 상황에서 고객들의 모든 요구를 수용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현재 하나투어와 해당 고객은 보상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서, 외부 중재 기관의 조정을 받고 있는 중이다. 

 

패키지여행사와 랜드사, 가이드 간의 불공정한 거래 관계가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어느 패키지여행사도 이런 현지에서의 잡음을 피해갈 수 없다. 

이송이 기자 runaindi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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