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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의 전쟁] 왜 자영업자들은 점점 더 힘들어질까

자영업 영역은 계속 줄어들지만 종사자 수는 크게 안 줄어

2019.06.12(Wed) 10:44:58

[비즈한국] 자영업은 대부분 내수시장을 대상으로 한다. 그 중에서도 지역 기반의 내수시장이다. 이런 자영업을 하나의 산업이라 가정한다면 자영업의 산업 경기는 내수시장 상황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내수시장을 지극히 단순히 표현하자면 인구×소득으로 표현할 수 있다. (물론 소비성향이나 다른 요소까지 포함할 경우 내수시장의 함수는 더욱 복잡해진다.) 그런데 현재 이 내수시장은 인구와 소득이 모두 저성장하고 있다. 출산율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앞서 자영업은 지역 기반의 내수시장이라 말했는데, 우리나라 경제와 산업화가 고도화됨으로써 이제 도시로의 인구 유입이 크게 늘어날 수가 없는 상황이다.

 

내수시장의 성장이 제한적인 상황은 당연히 내수를 기반으로 한 산업에도 좋은 소식이 아니다. 따라서 이 시장의 경기는 시장에 진입해 있는 전체 자영업자의 수에 영향을 받는다. 시장 규모가 제한적일 경우 시장 참가자의 수가 적을수록 개별 참가자에게 돌아가는 이익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14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자영업·소상공인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사진=청와대 제공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무급 가족종사자를 제외한 우리나라의 자영업 비율은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다. 1996년에 27.4%를 기록했던 자영업자의 비율은 2018년 21%로 하락했다. 2000년대 초반 620만 명까지 늘었던 자영업자 수도 현재 560만 명 수준으로 감소세다. 자영업자 총수가 감소하고 근로자의 수는 증가하면서 자영업 비율은 하락 중이니, 앞서 이야기한 대로라면 자영업자의 삶은 과거보다 개선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자영업자들이 갈수록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내수시장은 자영업만의 시장이 아니란 점을 알아야 한다. 내수시장은 가전, 식품, 유통 등 수많은 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 내수시장은 성장이 다소 제한적이라 하더라도 개별 산업의 업황에 따라 체감하는 경기 상황은 서로 다를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내수시장 자체는 성장률이 제한적이지만 음식배달 시장은 현재 두자릿수로 급성장하고 있다. 배달 관련 시장에 종사하는 사람은 적어도 다른 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보다는 체감하는 경기가 더 낫다. 반대로 역성장에 가까운 업종에서 일한다면 체감하는 경기는 엄청나게 고통스러울 것이다.

 

자영업의 경우 정확하게 이 부분에 해당한다. 우리가 전통적으로 자영업의 영역이라 여기던 분야는 요식업과 유통, 숙박·임대업 등이다. 그런데 이 분야에서 현재 대량생산과 기업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요식업의 상황은 매우 치열하다. 요식업 자영업에서 한 축을 담당하던 프랜차이즈는 과거에 비해 위세가 좋지 못한 반면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식품들은 매우 훌륭한 품질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한다. 소비자들은 갈수록 특별한 경험과 환경을 원하기에 요식업 자영업에 전문화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유통업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이커머스(인터넷 상거래)의 성장세가 거세지면서 오프라인 유통의 영역은 점점 축소되는 상황이다. 숙박·임대업 또한 이 시장에 진입하는 거대 기업들이 자영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축소시키고 있다. 숙박업에 진입한 대표적인 기업이라면 에어비앤비를 들 수 있으며, 카페들과 코워킹스페이스 기업들 역시 일종의 공간임대를 수행하면서 기존의 자영업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카페와 코워킹스페이스 기업도 일종의 공간임대를 수행하면서 기존의 자영업과 경쟁하는 상황이다. 사진=고성준 기자

 

이런 측면에서 내수시장은 점진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나 내수시장에서 자영업의 영역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따라서 자영업 전체 시장은 사실상 역성장하는 시장에 가깝다. 비율로만 보자면 22년 동안 6.4%가 하락했지만, 자영업자의 총수는 1996년에 570만 명이었던 것이 2018년 560만으로 겨우 10만 명 줄었다. 가장 고점이었던 620만 명을 기준으로 봐도 60만 명 하락에 그쳤다. 즉 시장은 줄어들고 있는 반면에 시장 참여자의 수는 생각보다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특히나 자영업자가 몸담고 있는 각 업종의 개별 상황을 고려하면 업황 자체가 후퇴하는 부분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 자영업 시장 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자영업자의 수가 충분히 줄어들지 않는다면 결국 그 부담은 개별 자영업자에게 갈 수밖에 없다.

 

물론 소비자들의 편의를 후퇴시킨다면 자영업자의 숨통이 조금이나마 트일 수 있지만, 그것은 소비자들의 저항으로 인해 어려우며 그런 강제조치도 오래갈 수 없다. 결국 소비자는 다른 방식으로 그 제한에 대응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이 모두에게 어려운 시기일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필자 김영준은 건국대학교 국제무역학과를 졸업 후 기업은행을 다니다 퇴직했다. 200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서 ‘김바비’란 필명으로 경제 블로그를 운영하며 경제와 소비시장, 상권에 대한 통찰력으로 인기를 모았다. 자영업과 골목 상권을 주제로 미래에셋은퇴연구소 등에 외부 기고와 강연을 하고 있으며 저서로 ‘골목의 전쟁’이 있다.

김영준 ‘골목의 전쟁’ 저자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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