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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음악일기] '이모 래퍼'의 잇따른 죽음, 무엇이 문제인가

록·인디팝 느낌의 달콤하고 우울한 음악, 래퍼 삶에서 나온 부산물

2020.01.13(Mon) 15:22:19

[비즈한국] 힙합이 바뀌었습니다. 거칠고 강한 주제만 다뤘던 힙합이 이제는 우울감 등 ‘록에서나 하던’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합니다. 노래를 하면 안 된다는 힙합이 이제는 멜로디로 가득한 ‘싱잉 랩(Singing Rap)’을 합니다. 비트 샘플링 된 거친 느낌이 아닌, 록과 인디팝의 영향이 짙게 느껴지는 달콤하고 우울한 음악으로 바뀌었습니다.

 

지난 12월 세상을 떠난 이모 래퍼(Emo Rapper) ‘주스 월드’​의 ‘데스 레이스 포 러브’​ 앨범 커버. 사진=주스월드 페이스북

 

이런 종류의 랩을 흔히 ‘이모 랩(Emo Rap)’이라 합니다. 이모 랩 아티스트들은 유독 내성적이고 우울한 경우가 많았는데요. 문제는 이런 래퍼들이 자살로 삶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는 겁니다.

 

최근에는 주스 월드(Juice Wrld)의 비보가 들렸습니다. 지난 달 12월이었습니다. 사인은 약물 과다로 인한 발작이었습니다. 시카고 공항에서 의식을 잃었고, 그대로 명을 달리했습니다.

 

주스월드(Juice WRLD)의 ‘올 걸스 아 더 세임(All Girls Are The Same)

 

주스월드는 ‘올 걸스 아 더 세임(All Girls Are the Same)’, ‘루시드 드림스(Lucid Dreams)’ 등 우울한 감정을 적극 활용한, 록에 가까운 힙합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2019년에는 2집 ‘데스 레이스 포 러브(Death Race for Love)’로 빌보드 앨범차트 1위를 차지하기도 한 기대주였습니다.

 

릴 핍(Lil Peep) 또한 요절한 이모 랩의 기대주였습니다. 2014년부터 사운드 클라우드에 다양한 작업물을 올렸고 1집 ‘컴 오버 웬 유아 소버(Come Over When You’​re Sober, Pt. 1)’는 빌보드 앨범 차트 38위까지 오르기도 했지요. 또한 총격으로 요절한 XXX텐타시온(XXXTENTACION)과 함께한 곡 ‘​폴링 다운(Falling Down)’​은 사후에 빌보드 13위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릴 핍 또한 록의 정서가 짙게 베인, 록에 가까운 감성적인 음악을 구사했는데요. 그는 우울증과 정신분열증 등으로 정신과 약물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었습니다. 2017년 그 또한 약물 과용으로 허무하게 인생을 마감했습니다.

 

릴 핍 & XXX텐타시온(LiL PEEP & XXXTENTACION)의 ‘폴링 다운(Falling Down)’

 

맥 밀러(Mac Miller)는 아리아나 그란데의 전 애인으로 알려진, 유명한 팝 래퍼였습니다. 그는 이전에 설명한 래퍼들처럼 우울한 이모 랩뿐만 아니라 팝랩 등 다양한 장르를 활용했습니다. 2018년에는 ‘스위밍(Swimming)’으로 그래미 ‘최고의 랩 앨범’ 후보로 지명될 정도로 창창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2018년 9월, 그는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됐습니다. 의료진은 코카인, 알코올 등 다양한 약물을 과다 복용해 생긴 사고였다고 사인을 밝혔습니다. 맥 밀러는 이전에도 약물남용의 버릇이 있다고 알려졌는데요, 결국 약물이 그의 커리어를 너무도 빠르게 마감 짓고 말았습니다.

 

맥 밀러의 ‘타이니 덱 라이브(Tiny Deck Live)’. 그의 죽음 직전 앨범 활동에서 공개된 라이브 공연이다.

 

이모 랩은 카니예 웨스트(Kanye West)의 2008년 앨범, ‘808s & 하트브레이크(808s & Heartbreak)’를 기점으로 시작됐다고 알려진 음악입니다. 여기서 카니예 웨스트는 가족의 죽음, 실연 등 우울한 감정을 어두운 음악과 함께 적극적으로 보여줘서 힙합의 새 장을 열었습니다. 이후 드레이크 등의 슈퍼스타와 함께 이모 랩이 적극적으로 열렸죠.

 

카니예 웨스트의 ‘하트리스(Heartless)’

 

이모 랩의 선구자 카니예 웨스트 또한 우울증을 앓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후에 등장한 이모 랩 스타들은 이미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통해 우울감을 전달하고 또 전달 받았습니다. 그 부정적인 감정의 에너지가 결국은 이모 래퍼들에게 옮겨가 이런 비극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그렇다고 밝은 음악만 할 수는 없겠지요. 예술이니까요. 하지만 팬들이 이모 래퍼들이 만든 음악을 계속해서 즐기기 위해서는 제작자의 정신 건강도 중요할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두의 도움이 필요하겠지요.

 

최근 총격으로 목숨을 잃은 래퍼 닙시 허슬(Nipsey Hussle)과 XXX텐타시온도 있습니다. 이들은 세상이 얼마나 우울한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총격으로 인한 사고든, 우울감과 약물 남용으로 비롯된 죽음이든, 결국 얼마나 음악의 힘이 강한지. 또 얼마나 사회의 어두운 면이 우리를 파괴하는지 알려주는 예시인 듯합니다. 결국 모두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뻔한 이야기만 해답이겠지요. 우리의 귀를 울리는 아름다운 음악 속에서 나타난 가슴 아픈 부산물, 이모 래퍼들의 잇따른 죽음이었습니다.​ 

김은우 NHN에듀 콘텐츠 담당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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