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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독점은 끝" 이마트도 롯데마트도 '새벽배송' 참전

유통대기업들, 인프라 구축 위한 대규모 투자 검토 "하반기부터 경쟁 치열해질 것"

2026.03.03(Tue) 15:26:49

[비즈한국] 그동안 ‘유통 규제’라는 높은 벽에 가로막혀 숨죽이고 있던 전통의 유통업계 강자들이 새벽배송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정부와 여당의 대형마트 영업 규제 해제 추진 속에 새벽배송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동안 쿠팡이 독주해온 이 시장에 전국 오프라인 거점을 가진 공룡 유통사가 가세하게 되면, 올 하반기 유통업계의 ‘새벽배송 전쟁’이 정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쿠팡이 독주해온 새벽배송 시장에 이마트 롯데마트 등 전국 오프라인 거점을 가진 공룡 유통기업이 가세할 전망이다. 사진=생성형 AI

 

#이마트, 인프라 구축 비용 검토

 

유통업계와 이마트 이사회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는 최근 새벽배송 시장 안착을 위해 필요한 인력 충원 및 물류 인프라 고도화 비용을 산출하고 관련 투자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신선식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소싱 능력을 갖춘 이마트는 배송 시간 제약이 풀리게 될 것을 고려해, 쿠팡과의 본격 경쟁에 나서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언론에서는 투자 인프라 구축에 돈이 많이 들 것이라고 하지만, 살아남기 위해 당연히 진출해야 할 영역이라고 봐야 한다”며 “새벽배송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에 필요한 상당한 의사 결정이 이마트 윗선에서 끝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은 이미 전방위적 공세에 나선 상태다. 최근 월 2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의 저가형 멤버십 ‘쓱세븐클럽’을 선보였는데, 이는 쿠팡의 와우 멤버십 탈퇴족을 흡수를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전국 80개 지점으로 확대한 즉시배송 서비스 ‘바로퀵’을 더해 ‘로켓배송’과 경쟁하겠다는 계획이다. 

 

#새벽배송 덕에 10년간 쿠팡 매출 100배 성장

 

새벽배송 규제 완화는 쿠팡과 당정(여당·정부) 간 갈등에서부터 비롯됐다. 그동안 대형마트는 새벽배송이 제한돼 자연스레 쿠팡의 독점 시장이 됐다. 하지만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고 대응 과정에서 쿠팡의 태도가 논란이 됐고, 이에 당정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가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당정은 지난 2월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고위 협의회를 열고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을 개정하기로 결정했다. 유통법 개정안의 핵심은 그동안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0시부터 다음 날 오전 10시까지’ 제한하는 규정에 예외를 둬 새벽 시간 온라인 주문 배송을 허용하는 것이다.

 

새벽배송은 그 사이 ‘쿠팡’의 성장 동력이었다. 지난 2024년 쿠팡은 연간 매출액 41조 2901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국내 대형마트 전체 소매 판매액(37조 1000억 원)을 넘어서는 규모다. 지난 2013년 4300억 원 정도였던 쿠팡의 연 매출이 약 10년 만에 100배 가까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새벽배송 덕분이다. 

 

쿠팡은 단기 손실을 감수하며 ‘와우 회원’들에게 새벽배송을 제공했고, 이는 회원들을 묶어두는 ‘록인(lock-in)’ 효과로 이어졌다. 현재 2000만 명에 달하는 새벽배송 이용자 중 75%가량을 사실상 대부분 점유하는 결과와 함께 쿠팡을 ‘1위 유통기업’으로 끌어올렸다.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를 자체 조사해 발표하는 과정에서 증거인멸 등 혐의로 고발된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임시 대표가 지난 1월 30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최준필 기자

 

그사이 침체됐던 대형마트 업계가 당정의 ‘새벽배송 가능’ 추진에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배경이다. 이마트뿐 아니라 롯데마트 등 경쟁사들도 줄줄이 새벽배송 참전을 예고한 상황. 공정거래위원회의 알고리즘 조사 등 정부의 규제 칼날이 쿠팡을 향하고 있는 사이, 전통 유통 기업들은 규제의 족쇄를 풀고 시장 탈환을 노리는 형국이다. 

 

앞선 유통업계 관계자는 “당정 주도 하에 개정안이 처리된 후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새벽배송 서비스 자체는 2분기는 되어야 시작할 수 있지 않겠냐”며 “새벽배송 시장의 패권 다툼에 전통 대형 유통업체가 5~6월 즈음 참전한다고 하면, 하반기부터는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에 대해 우려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대형마트 입장에서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새벽에 놀고 있던 대형점포와 재고를 심야 물류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매력적”이라며 “이미 전국에 분포한 대형 매장을 활용해 새벽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면 쿠팡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투자금으로도 가능하지 않겠냐, 물류센터 중심의 쿠팡 모델과 달리 주거지 인근 점포를 활용한 생활권 밀착형 배송도 가능하기 때문에 수도권이나 주요 광역시에서는 초장기에 곧바로 경쟁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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