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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상가상' 스마트폰 공급망, 사상 최대 폭 감소 전망

이란 리스크에 부품수급난 '물류·마진' 동시 압박…"2013년 이후 최저 수준" 예상

2026.03.03(Tue) 16:57:56

[비즈한국]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부품 수급난이라는 겹악재를 만났다. 중동 분쟁 격화로 물류 비용이 치솟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까지 겹치며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사상 최대폭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스마트폰 산업이 지정학적 리스크와 부품 수급난이라는 겹악재를 만났다. 26일 서울 종로구 KT플라자 광화문 온맞이점에서 직원들이 갤럭시 S26 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항공 운송 의존도 높은 OEM ‘비상’

 

3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스마트폰 마켓 아웃룩 트래커’에 따르면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분쟁 격화는 스마트폰 산업의 마진과 공급망 연속성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이번 중동 위기는 스마트폰 수요 급감보다는 물류비·에너지비·부품비가 동시에 상승하는 ‘비용 충격’의 성격이 짙다. 공급망의 회복탄력성을 높이기 위한 재편 과정에서 스마트폰 산업의 가격 전략과 재고 운영, 포트폴리오 조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보고서는 2026년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12.4% 감소해 사상 최대 연간 감소폭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물량이 11억 대를 소폭 밑돌며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을 것이란 시각이다. 2025년 한 자릿수 초반 성장으로 마감했던 흐름이 불과 1년 만에 역전되는 셈이다.

 

지정학적 변수는 물류망에 직격탄이 됐다. 스마트폰은 고가·단수명 제품 특성상 해상보다 항공 운송 의존도가 높다. 이 같은 스마트폰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들에게 중동 항공 화물 회랑의 불안정성은 치명적이라는 설명이다. 

 

중동·아프리카·유럽·미국 동부로 향하는 주요 노선 상당수가 중동 항공 화물 회랑을 통과한다. 현재 두바이 국제공항과 카타르 하마드 국제공항은 유럽, 아프리카, 미국 동부로 향하는 화물의 핵심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분쟁을 피해 중앙아시아나 동아시아 등으로 노선을 우회할 수 있지만, 운영 조율과 비용 부담이 가중된다. 보고서는 “효율성 중심의 공급망이 회복탄력성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대가”라고 짚었다.

 

#우회 노선 비행 한 번에 수만 달러 추가 비용

 

에너지 시장의 불안도 공급망 압박을 키우는 요소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폐쇄 발표와 걸프 지역 유조선 및 드론 공격, 사우디 아람코 라스 타누라 정유시설 가동 중단 보도 등의 여파로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이 해협은 전 세계 석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요충지다. 지난 2일 기준 유가는 약 6% 급등했다. 연료비 상승은 곧바로 항공 운임과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이란이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며 유가가 급등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3일 경기도 성남시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인근에서 유조차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운송비 부담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장거리 화물기인 보잉 777F 기준 순항 1시간당 7~8톤의 연료가 소모된다. 우회 노선을 택해 비행시간이 3시간 늘어날 경우, 연료비로만 약 2만 5000달러(약 3660만 원)가 추가로 발생한다. 여기에 지상조업비, 노선별 보험료, 승무원 인건비까지 더해지면 단말기 한 대당 누적되는 물류 비용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 된다.

 

신제품과 달리 해상 운송을 주로 이용하는 리퍼비시(재생) 스마트폰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부품은 주로 해상 운송에 의존하는데, 중동 환적 허브 접근이 제한될 경우 운영 차질이 불가피하다. 공급망 전반의 병목이 신제품과 중고 시장을 동시에 압박하는 구조다.

 

더 큰 문제는 메모리 수급난이다. 카운터포인트는 심각한 공급발 메모리 부족이 2027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LPDDR4 등 범용 메모리의 공급 축소와 부품 원가 상승은 OEM 업체들의 마진 유연성을 크게 제약하고 있다는 평가다.

 

시장 양극화도 뚜렷해질 전망이다. 프리미엄 제품군은 비교적 방어력이 있지만 신흥 시장과 중저가 모델 비중이 높은 중소 제조사일수록 타격이 클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소형 제조사들이 부품원가(BOM) 상승과 시장 축소, 가격 전가 여력 부족 등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구조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카운터포인트는 “본격적인 회복은 신규 메모리 공급이 가동되는 2027년 말 이전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시장 펀더멘털과 교체 주기는 2030년대에 접어들기 전까지 구조적으로 변화된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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